반도체를 플렉스(Flex) (feat. ARM)

스냅, 설탕 대란, 코스피&코스닥, 스타트업, 반도체

2022.05.26 | 조회 1.0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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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렛 Sumlett

투자를 슬기롭게

오늘의 썸렛

  1.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알아보고,
  2. 반도체에 대한 깊은 이야기도 살펴볼 거예요. 
  3. 바로 잡습니다. 23일 레터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2.00%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적었는데요. 1.50%에서 1.75%로 올릴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바로 잡습니다. 앞으로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썸렛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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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 하루 만에 주가 반토막 😱

#미국_증시

  • SNS ‘스냅챗’을 운영하는 회사 ‘스냅’이 2분기에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24일(화) 스냅 주가가 하루 만에 43% 내렸어요. 이와 함께 메타(-7.6%), 트위터(-5.6%) 등 다른 SNS 업체들의 주가도 타격을 받았고요. 
  • 사실 SNS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이미 예견된 바 있어요. SNS 기업들의 핵심 수입원은 광고 수익인데요. 1)인플레이션으로 광고주들의 광고 지출이 줄고, 2)러시아 vs.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SNS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3)애플이 지난해 4월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들이면서 타깃 광고가 어려워지면서, SNS 기업들의 광고 수익이 줄고 있거든요. 
  • 시장에서는 스냅 주가 하락을 ‘스냅 쇼크’라고 표현하며, 스냅 쇼크가 주요 기술주뿐 아니라 미국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어요.

 

이젠 설탕, 너마저 🤭

#세계_경제

  •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 중 하나인 인도가 설탕 수출도 제한하기로 했어요. 올해 수출량을 1000만 톤으로 제한하고, 6~10월 해외로 설탕을 내보낼 경우 모두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 
  • 최근 설탕 가격은 브라질의 생산 감소, 석유 가격 인상 등에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러자 인도 내에서도 설탕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어 설탕 수출을 제한하기에 이른 거예요. 
  • 식용유, 밀, 분유 등에 이어 설탕까지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량난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요.

 

코스피200・코스피150, 정기 변경

#국내_증시

  • 국내 증시의 대표지수 중 하나인 코스피200 지수에 한일시멘트, 하나투어, 일진하이솔루스, 케이카, F&F, 에스디바이오센서, 메리츠화재 등 7개 종목이 새로 들어가요
  • 대신 SK디스커버리, 넥센타이어, SNT모티브, 쿠쿠홀딩스, 부광약품, 영진약품, CJ CGV 등은 제외되고요. 
  • 코스닥150 지수에서는 다날, 비덴트, 넥슨게임즈, 골프존 등이 들어가고 엔지켐생명과학, 셀리드, 웹젠, 엠투엔 등이 빠져요. 
  • 대표지수에 들어가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져요. 대표지수를 따르는 펀드 등 금융 상품이 많아 자연스럽게 해당 주식의 수요가 늘기 때문. 

 

스타트업 투자, 괜찮을까?

#스타트업

  • 미국 실리콘밸리 대표 액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가 최근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니, 투자 받을 생각하지 말고 돈 벌 생각을 해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 화제예요. 
  • 코로나 사태로 플랫폼 비즈니스가 크게 성장하면서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확 늘어난 데다, 금리마저 낮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는데요. 이젠 코로나 사태도 가시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스타트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 이에 따라 국내외 스타트업 몸값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투자 시장 자체가 커져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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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플렉스(Flex) (feat. ARM)

#반도체

by.ssoul

휘어지는 반도체 ‘플렉스IC’ 예시. 출처: 프래그매틱
휘어지는 반도체 ‘플렉스IC’ 예시. 출처: 프래그매틱

영국 반도체기업 ‘프래그매틱(PragmatIC)’의 공장에서 갓 만들어진 반도체가 갑자기 휘어버렸습니다. 불량품일까요? 아닙니다. 구부러지는 칩, 즉 ‘플렉스IC(FlexIC)’라고 불립니다.

플렉스IC를 살펴보면 여러 모로 독특합니다. 기존 반도체보다 훨씬 얇고 가벼운데다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투명하죠. 마치 플라스틱으로 반도체를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정답입니다. 플렉스IC는 종잇장 같은 플라스틱 소재에 회로를 인쇄하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인쇄전자회로라고 부르는 기술의 일종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흔히 아는 CPU(중앙처리장치) 같은 반도체의 성능까지 갖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직 그 정도를 요구하는 건 욕심입니다. 플렉스IC는 현재 대부분 RFID, NFC 같은 전자태그에 사용되죠. 의류매장에서 전자태그로 제품을 관리하는 모습을 다들 한 번쯤은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거창하게 휘어지는 반도체를 소개했는데 갑자기 흔해빠진 전자태그로 방향이 바뀌니 독자 여러분의 흥미가 식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슬슬 프래그매틱에 투자한 기업이 어딘지를 알려드려야겠군요. 

바로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기업, ARM입니다.

반도체업계에서 ARM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ARM이 개발한 반도체 설계자산을 반도체기업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모바일 장치 쪽에서는 ARM의 존재감이 압도적입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0% 이상에 ARM 설계자산이 적용된다고 하네요.

ARM은 프래그매틱 성장 초기부터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프래그매틱은 2010년 창립한 뒤 2016년 시리즈A 자금 모집에 들어갔는데 당시 ARM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근 마무리된 8천만 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에도 자금을 넣었죠.

ARM이 프래그매틱을 키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유력한 것으로는 플렉스IC를 통해 미래 초연결 시대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특히 웨어러블기기, 사물인터넷(IoT) 쪽으로 가면 플렉스IC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는 소형화에 한계가 있어 기껏해야 스마트워치, 스마트슈즈 정도에나 탑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렉스IC는 일반적인 의류처럼 신체에 보다 더 밀착하고 구김이 심한 물품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굳이 별도의 기기를 장착하지 않아도 옷에 부착된 컴퓨터를 활용해 외부와 통신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미래의 상상도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앞에서 플렉스IC의 성능에 한계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너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기술은 발전하는 법입니다. 지난해 7월 공개된 ‘플라스틱ARM’이란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대표적인 사례죠.

플라스틱ARM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프래그매틱과 ARM의 합작으로 개발됐습니다. ARM 설계자산 중 가장 단순한 ‘Cortex-M0’으로 32비트 CPU가 구성됐고 456바이트 롬(ROM)과 128바이트 램(RAM)이 탑재됐습니다. 메가바이트, 기가바이트가 아니라 그냥 바이트입니다. 스펙만 보면 여전히 최신 CPU와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플라스틱ARM 같은 플라스틱 칩은 위에서 설명했듯 유연하고 가벼운 특성을 지니면서도 기초적인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어마어마한 매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실리콘 반도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

“초저가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상용화됨에 따라 스마트 센서, 스마트 라벨 및 지능형 패키징과 같은 흥미로운 사용 사례와 함께 모든 종류의 시장이 열릴 것이다.” - ARM

프래그매틱 플렉스IC 공장 내부. 출처: 프래그매틱
프래그매틱 플렉스IC 공장 내부. 출처: 프래그매틱

실리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천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조 단위가 기본이죠. 생산 자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실리콘 웨이퍼가 처음 투입된 뒤 반도체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최소 수 개월이 필요하죠.

그러나 플렉스IC는 다릅니다. 실리콘 웨이퍼에 직접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방식보다 제조과정이 훨씬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먼저 얇은 유리 소재 웨이퍼 위에 폴리이미드 박막을 증착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후 폴리이미드 위에 트랜지스터, 논리게이트 등 박막 트랜지스터(TFR) 구조의 집적회로를 구축하게 되죠. 마지막으로 폴리이미드 박막을 웨이퍼에서 벗겨내면 플렉스IC가 완성됩니다. 유리 웨이퍼는 재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프래그매틱에 따르면 이 모든 과정은 하루도 걸리지 않습니다. 큰 비용이 들 이유가 없는 거죠. 프래그매틱의 표현을 빌리면 기존 실리콘 웨이퍼 기반 공장보다 100배 적은 자본 투자, 100배 빠른 생산 주기, 100배 작은 공간을 달성할 수 있는 것. 

다소 과장된 부분은 있더라도 플렉스IC가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프래그매틱이 앞서 이야기한 시리즈C 투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반도체 생산시설을 조성하기로 했거든요. 이 생산시설은 영국 반도체 공장 최초로 300mm 웨이퍼를 다루게 됩니다. 고작 8천만 달러로 300mm 웨이퍼 팹을 짓는다니, 실리콘 반도체 분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프래그매틱은 새로운 시설을 통해 플렉스IC 생산능력을 연간 수십억 개 규모로 확장해 현재의 5배 수준으로 키우려고 합니다. 제품 수요에 자신이 있다는 뜻. 실제로 최근에는 단순히 공산품 재고 관리를 하는 것 이외에도 프래그매틱의 전자태그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국 공공기관 영국연구혁신기구(UKRI) 주도로 이뤄지는 플라스틱 재활용 프로젝트 ‘Innovate UK, Manufacturing Made Smarter’가 있습니다.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재에 플렉스IC를 부착해 제품 사용부터 재활용에 이르는 전주기를 관리하자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향후 ARM과 함께 개발한 플렉스IC 기반 마이크로프로세서까지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면 플렉스IC를 찾는 곳은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ARM과 손잡은 반도체기업 프래그매틱이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궁금하지 않나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썸렛 독자 여러분께 종종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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