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사클레터 004. AI 바이브 코딩, 도시와 야망, SSG 페스타 등

마케팅, F&B, 콘텐츠 업계 사람들이 전하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2025.11.04 | 조회 109 |
0
|
써사클레터의 프로필 이미지

써사클레터

일과 삶을 함께 탐험하는 커뮤니티, 써니사이드클럽입니다.

첨부 이미지

안녕하세요, 써니사이드클럽 레터를 읽고 계신 구독자님 :) 서울은 어느새 부쩍 추워졌습니다. 가을이 막 시작된 것 같더니 벌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네요. 환절기인 요즘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10월 셋째주 일요일, 저희는 두 번째 오프라인 모임 ‘인사이트 경매 클럽’을 열었습니다. 써사클은 매번 자기 자신을 탐험하는 실험을 통해 퀄리티 타임을 찾고 있는데요. 이번에 검증하고자 한 가설은 '누구나 일상에서 얻은 통찰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이를 공유하고 거래하는 행위가 퀄리티 타임을 만든다'였습니다. 총 8명이 모여 각자 준비해온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고 싶은 인사이트에 가상 머니를 적어내며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첨부 이미지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사람은 바로 스르님이었는데요. 다들 회사에서 발표할 때 긴장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스르님도 그런 고민을 갖고 스피킹 학원을 다니신 적이 있다고 해요. 그때 배운 호흡, 발성, 발음 등 스피킹의 기본기를 하나씩 알려주셨습니다. 스피킹보다 더 중요한 건, 목소리가 힘을 잃지 않도록 생각을 구조화하고, 연습을 생활화하는 것이라는 인사이트도 함께 전해주셨어요.

 

두 번째 오프라인 모임은 이렇게 성황리에 끝났는데요. 다음 모임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또 새로운(!!!) 탐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전 홍보도 계획 중에 있어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아참! 이번 주에는 소피님의 결혼식이 있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소피님께 따뜻한 축하와 응원의 마음을 함께 보내주세요 :)

 

이번 호 미리보기

[비즈니스] 대충 만드는 AI vs. 끌로 파는 사람 (by 케이)

[일상] 도시가 건네는 메시지 (by 소피)

[F&B] 강한 자만 살아남는 SSG 페스타 (by 스르)

[기타] 써사클이 관심있게 지켜본 것들

 

첨부 이미지
첨부 이미지

[비즈니스] 대충 만드는 AI vs. 끌로 파는 사람

제가 일하는 업계엔 '끌로 판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목공 도구인 끌로 목재를 파내듯, 무언가를 깊이 파고든다는 뜻입니다. 어떨 땐 이 말이 야속합니다. 가끔은 저를 힘들게 하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선배님들께 끌로 파는 걸 배운 탓에, 문제를 만날 때면 포기하지 못하고 야근을 하는 날도 많았거든요. 요즘 같은 인공지능 시대에 '끌로 파는 정신'이 여전히 의미가 있을지, 후배님들께 라떼 같은 소리는 아닐지 스스로 묻게 됩니다. 

 

최근에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걸 해봤습니다. 자연어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새로운 방식인데요. 몇 분도 안 되어 디자인이 뚝딱 나오니 끌로 파왔던 시간을 대폭 아껴줍니다. AI에 "캐릭터를 그리고, 사고, 파는 플랫폼"이라고 한 줄만 입력했는데, 아래와 같이 UI가 나왔습니다. 캐릭터를 카테고리별로 확인할 수도 있고 인기순으로 추천받을 수도 있게 해주었어요. 

첨부 이미지

그런데 막상 이걸 실제 서비스로 만든다고 생각하니 아득했습니다. 겉보기엔 완성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80% 수준의 껍데기에 가깝거든요. "이미지는 어느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지?", "결제 보안은 괜찮을까?", "그보다 이 서비스가 정말 필요한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질문을 하면 할수록, AI는 스스로 이 고민을 하지 않고, 할 필요도 없다는 점에서 벽이 느껴졌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부분이 좋아할 만한 80%의 평균값을 만듭니다.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기존 데이터를 짜깁기한 결과일 뿐이죠. 그래서 결과물들은 비슷비슷해 보입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비주얼이기도 하고, 실제 운영할 때의 뒷감당을 고려하지 않는 아이디어에 그치기 쉽습니다. (AI가 스스로 서비스를 운영해보진 않았을테니까요.) 

 

이와 달리, 인간은 그 평균의 바깥에서 0.1%의 가치를 찾습니다. 모두가 좋아하진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을 만들기도 하죠. 고객 한 명 한 명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기획자, 개발자가 만족할 때까지 끝까지 파고드는 태도 그 자체가 가치입니다. 꽤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하고 본질에 집중해 제대로 가기 위한 방법인 거죠. 

 

바이브 코딩은 물론이고, 제가 일하는 분야에 깊게 침투한 AI 툴을 보며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일자리를 뺏길 것 같다는 걱정보다는, ‘왜’를 묻는 태도가 점점 가치 없게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어요. “카피가 바로 나오는데 왜 밤새 고민해요?”, “AI로 시안 빨리 뽑아봐요.” 같은 말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 끌로 파는 사람은 비효율적으로 보이기 시작하잖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으로 보일까 봐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두려움을 느낀 순간, 오히려 제가 지키고 싶은 게 뚜렷해졌습니다. AI는 표면은 빠르게 깎아낼 수 있지만, 단단한 심재를 파내는 일은 여전히 끌을 쥔 사람의 몫이니까요. AI보다 느리고 서툴지라도 끌로 깊이 파는 태도가 AI에 맞설 수 있는 인간의 경쟁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진짜 가치 있는 것들은 언제나 깊은 곳에 숨어 있다 믿으면서요. 

첨부 이미지

[일상] 도시가 건네는 메시지

10월의 세 번째 일요일 오전에 진행한 인사이트 거래 모임은 참석자분들이 평소에 깊게 생각하던 주제를 다른 분들에게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송’ 님이 들려주신 ‘도시와 야망’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도시와 야망(Cities and Ambitions)’은 벤처투자자 폴 그레이엄이 2008년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에세이입니다. 이 글의 요지는 각각의 대도시가 서로 다른 야망을 지닌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동시에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특정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뉴욕은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반면, 하버드 같은 명문대들이 밀집한 케임브릿지는 “더 똑똑해져야 한다”라고 말한다는 것이죠.

 

송 님은 전통과 트렌드가 공존하는 안국역 근처에서 회사를 다니며,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가진 야망의 속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어떻게 좇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10년 넘게 살아온 서울, 그리고 그 안의 망원동이 제게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서울이 주는 메시지를 단 하나로 규정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질문을 조금 바꿔 ‘나는 무엇이 불안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습니다. 야망이란 결국 ‘현재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고, 그 과정에서 불안은 크든 작든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감정이니까요.

 

서울 속의 저는 종종 ‘적당한 삶을 살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문제는 그 ‘적당함’의 기준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인데요. 꾸준히 월급을 받는 직장이 있고, 스마트폰이 있으며,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삶이라는 걸 알지만, 제가 생각하는 서울이라는 도시는 타인의 욕망이 아주 가까이서 느껴지는 곳이기에, 끊임없이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해보게끔 하는 기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주변의 환경에 민감해서 더욱 크게 느끼는 것일지도요!)

출처: Bravo My Life 이지혜 기자
출처: Bravo My Life 이지혜 기자

그에 비해 망원동은 여러모로 서울의 평균적인 정서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진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 카페와 소품샵이 많아, 2년 넘게 살면서도 아직 못 가본 곳들이 넘쳐날 정도입니다. 거주 형태도 ‘대단지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서울의 보편적 욕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망원동의 아파트는 대부분 단독 동 형태이거나, 많아야 4~5개 동 규모라고 하네요. (출처: 나무위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제 눈에 괜히 좀 더 여유롭고 초연해 보입니다. 제멋대로인 상상일지도 모르지만요. 적어도 저는 이 동네에서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대학생 시절, 망원동에 몇 번 와본 뒤로 언젠가 이곳에 꼭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꺼지지 않는 서울의 야망이 저를 더 열정적으로 살게 만들기도 했지만, 은연중에 지치게도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저에게 망원동은 서울의 이글이글한 야망을 중화시켜주는, 즉 조금은 다른 메시지를 주는 샘물 같은 동네입니다. 폴 그레이엄은 ‘대도시’ 단위로 야망을 설명했지만, 이처럼 도시보다 작은 ‘동네’의 차원에서도 우리는 무의식적인 삶의 태도를 흡수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1~2년마다 이사를 다니며 서울의 수많은 동네에 살아본 터라, 거주지를 고를 때 그 장소가 가진 특유의 에너지를 더 섬세하게 느껴보고자 하는 것일지도요. 저에게 또다른 메시지를 줄 다음 동네는 어디가 될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현재 살고 있는 도시, 또는 동네에서 어떤 메시지를 받고 계신가요?

첨부 이미지

[F&B] 강한 자만 살아남는 SSG 페스타

지지난 주말, 성수에서 열린 SSG페스타 美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전에 컬리푸드페스타를 재미있게 즐겼던 기억도 있고, 올리브영 페스타는 가지 못해 아쉬웠던 터라, 이번에는 푸드와 뷰티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궁금했어요.

 

행사가 열린 곳은 성수역 근처 4층짜리 독립 건물 전체였습니다. 층마다 푸드 / 뷰티 / 프로그램이 나누어져 있어서 한 층만 돌아도 시간이 꽤 걸릴 정도로 규모가 있었어요. 입장 인원을 타임별로 나누어 받아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붐비지 않고 쾌적한 편이었습니다. 다만, 주요 이벤트는 초반에 몰려 있어서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참여가 어려운 구조였어요. 그래서 실제로 오픈런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운영은 전반적으로 깔끔했습니다. 중간에 동선이 막히면 안내 인력이 바로 조정해주었고, 유명 셰프가 참여한 쿠킹클래스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어요. 그리고 기본 제공 경품 구성도 꽤 알찼습니다. 집에 들고 오는 길에 어깨가 묵직할 정도로… 체감 무게가 거의 10kg쯤 되었던 것 같아요.

 

다만 브랜드 체험 방식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부분의 부스가 카카오 플러스친구 추가 / 인스타그램 팔로우 / 룰렛 / 뽑기 형식으로 진행되다보니 브랜드 메시지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여지는 적었어요. 특히 이벤트가 시작한 후 약 1시간 내 대부분 종료되어 오픈 시간에 맞춰 오지 않으면 시식 정도만 가능한 상황이 되었고요. 컬리푸드페스타가 “컬리에서 보던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발견하는 즐거움”이었다면, SSG페스타는 “기존 중견 브랜드들이 참여한 크고 잘 정리된 행사”에 가까웠습니다. 즐길 거리와 볼거리는 분명 있었지만, 각 브랜드가 남긴 인상은 조금 약하게 느껴졌어요.

첨부 이미지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Camel 커피였습니다. 산미 있는 원두 드립 커피를 맛보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맛있어서 놀랐고, 부스에서 증정해준 귀여운 자체 제작 손수건도 마음에 들었어요. (사장님의 감각이 살짝 보인 순간!) 

첨부 이미지

입장료는 1인 3만원였는데요. 제가 3시간 동안 발품 팔아 받은 이 경품들이 그 이상의 가치로 보일까요? 위 사진을 보신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첨부 이미지

☀️ 스르's PICK

1. [서비스] 누구나 3,000만 회원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앱인토스>

토스의 앱인토스를 활용하면 별도의 앱 개발 없이 미니앱 형태로 서비스를 바로 출시할 수 있다. 초기 창업자나 사내 벤처가 앱 제작 비용과 마케팅 부담 없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2. [콘텐츠] 환승연애4 러버에게 추천하는 유튜브 채널 <마인드밍글>

환승연애 그 자체보다, 환승연애를 해석하는 찰스엔터를 좋아한다면 주목할 만하다. 마인드 밍글은 MBTI를 바탕으로 출연자들의 심리 구조와 행동 기제를 설명하는 채널로,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선택의 이유를 전문적이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 케이's PICK

1. [비즈니스] 오뚜기, 붕어빵 4종 미국 출시

12월부터 미국에서도 붕어빵을 만날 수 있다. 오뚜기가 ‘붕어빵’(BUNG O PPANG)이라는 이름으로 네 가지 맛(말차, 고구마, 팥, 슈크림)을 출시하기로 한 것.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붕어빵은 그 자체로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아니면 모찌 아이스크림이 사실은 미국에서 탄생하여 새로운 장르가 된 것처럼, 붕어빵도 문화적 결합을 통해 특별한 장르가 될까?

 

2. [비즈니스]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신기능으로 유튜브 뮤직에 도전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가 노래와 노래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오토믹스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플랫폼에서 어떤 음악을 듣느냐도 중요하지만, 음악을 듣는 경험이 얼마나 매끄럽고 몰입감 있느냐도 하나의 큰 가치가 된 것 같다. 국내 플랫폼인 멜론과 벅스뮤직은 어떤 승부수를 던져야 할까? 


☀️ 소피's PICK

1. [콘텐츠] 넷플릭스 시리즈 <플레이리스트>

스포티파이의 창업기에 관한 6부작 시리즈. 지금 우리에겐 일상이 된 ‘스트리밍’이라는 기술이 처음 도입됐을 땐 전세계 음악 업계를 뒤집어놓는 게임 체인저였다는 점이 재밌었다. 에피소드 별로 다른 인물을 조명하고 있어 몰입감이 높다.

 

2. [콘텐츠] 쿠팡플레이 시리즈 <저스트 메이크업>

<흑백요리사>의 제작진이 만든 메이크업 서바이벌. 메이크업도 예술이라는 것을 이보다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자신의 일에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언제나 즐겁고 영감이 되는 일인 것 같다.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콘텐츠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써사클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써사클레터

일과 삶을 함께 탐험하는 커뮤니티, 써니사이드클럽입니다.

뉴스레터 문의sunnysideclub.now@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