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차를 만드는 6가지 방법(1) 🍵

2023.01.23 | 조회 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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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데이

맛있는 차를 마시는 것은 생각만 해도 재밌잖아요 ᕕ( ᐛ )ᕗ

설날이 바로 어제였습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푹 쉬셨으리라 믿고, 과학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지난번에 차는 같은 차나무 잎을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6가지로 나뉜다고 말씀드린 것, 기억하시나요? 오늘은 차를 만드는 6가지 방법 중, 3가지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그 전에 앞서, 아주 중요한 화학반응🧪을 한 가지 짚고 넘어갈게요. 바로, <산화>입니다.

 

🍎 <산화, 그리고 발효>

산화(酸化, Oxidation) : 어떤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거나 수소를 잃는 일.

표준국어대사전

산화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너무 딱딱한가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예시를 한 번 들어볼게요.

 

 

갈변(산화)된 사과
갈변(산화)된 사과

맛있는 사과를 반으로 똑 잘라 가만히 두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갈색으로 변하고, 맛과 향도 달라집니다. 사과 안에 들어있는 효소와 산소가 접촉해서 갈변되어 버린 거에요. 갈변이 바로 대표적인 <산화>의 예시입니다. 사과처럼 찻잎 안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과 폴리페놀 산화효소, 그리고 산소가 접촉하면 산화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으실 거에요. '홍차는, 발효차다'라고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틀린 사실입니다. 🤔 발효의 사전적 상의도 살펴볼까요?

발효(醱酵, Fermination) : 효모나 세균 따위의 미생물이 유기화합물을 분해하여 알코올류, 유기산류, 이산화탄소 따위를 생기게 하는 작용.

표준국어대사전

눈치채셨나요? <산화>의 키워드는 산소인 반면, <발효>의 키워드는 미생물입니다. 찻잎에 산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수적으로 필요하지만, 발효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신 효모나 세균 따위의 미생물이 반드시 필요하지요. 김치나 된장, 와인, 요구르트 같은 것들처럼요.

찻잎에서 일어나는 화학 작용이 발효로 오해받은 것은, 19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영국이 홍차 제조를 시작하며, 산화가 일어나 찻잎이 적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미생물이 관여하는 발효로 잘못 판단했죠. 1890년에는 일본의 한 학자가 홍차 제조 과정을 관찰하고, 이것이 미생물에 의한 발효라는 학설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이것은 과학적으로 잘못된 것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한 번 고착된 발효라는 용어가 아직까지도 잘 바뀌지 않고 있어요.

 

 

<6대 다류>

자, 이제 산화와 발효의 차이도 알았으니 종류를 분류해볼까요!

참고로 동양에서는 이 여섯 가지 차들을 우려낸 찻물의 색을 기준으로, 서양에서는 마른 찻잎의 색을 기준으로 이름 붙였답니다.

<백호은침> 출처 : 정산당 공식 홈페이지
<백호은침> 출처 : 정산당 공식 홈페이지

첫째, 백차(White Tea)입니다. 백차는 가장 간단한 제조 과정을 거쳐 만들어져요. 찻잎을 따서, 시들리고, 건조시키면 완성이에요. 덕분에 찻잎 본연의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차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만들기 쉽고 저렴한 차는 아닙니다. 과거에는 중국 황제에게 헌상될 정도로 비싸고 고급스러운 차였거든요. 중의학에서는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약으로도 쓰였으며, 지금도 봄과 여름에 특히 사랑받는 차에요.

 

 

<태평후괴> 출처 : 정산당 공식 홈페이지
<태평후괴> 출처 : 정산당 공식 홈페이지

둘째, 녹차(Green Tea)입니다. 녹차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소비되고 사랑받는 차입니다. 녹차는 찻잎을 딴 다음, 산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열을 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덕분에 밖에 내놓은 사과처럼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신선한 녹색을 유지해요. 한국과 중국에서는 주로 솥에 덖는 방식으로, 일본에서는 찌는 방식으로 녹차를 만든답니다.

 

 

<Milky Oolong> 출처 : Harney&Sons 공식 홈페이지
<Milky Oolong> 출처 : Harney&Sons 공식 홈페이지

셋째, 청차(Blue Tea)입니다. 좀 더 익숙한 이름으로는 우롱차(Oolong Tea)가 있어요. 가장 바운더리가 넓은 차이기도 합니다. 녹차는 산화시키지 않은 차, 홍차가 완전히 산화시킨 차라면, 우롱차는 이 가운데에 있는 모든 차를 아우르는 부분산화차에요. 모든 다류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형태와 색, 향미를 가진 차를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친구죠.

 

자,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아무래도 한 번에 머리에 들어오는 분량은 아닐 거에요. 대신 세 가지만 꼭!🤙 기억해주세요.

차는 모두 똑같은 차나무 잎으로 만든다는 점, 차의 종류는 제조 과정을 기준으로 나뉜다는 점, 그리고 산화와 발효는 다르다는 점! 이것만 기억해주신다면 다음주에 전달드릴 나머지 내용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에요. 🤗

 

 

 

 

< 오늘의 차 >

<하동 우전>
<하동 우전>

· 산지 ┃ 하동

· 등급 ┃ 우전

· 빈티지 ┃ 2022년 04월

· 판매처 ┃ 연우제다

· 우림 ┃ 3g, 150ml, 80℃, 3m

 

오늘의 차는 한국 녹차를 소개해드릴게요.

사실 저는 일 년에 두 번, 부지런히 녹차를 마십니다. 한 번은 햇녹차가 막 나오기 시작하는 4~5월 즈음인데요, 이 때 마시는 녹차가 제일 신선하고, 향긋하고, 맛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럼 나머지 한 번은 언제인가 하면, 바로 지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녹차 시즌에 새 녹차를 죄책감 없이(?) 지르려면...😅 지금 묵은 녹차를 다 마셔야 하거든요. 이 하동 우전은 이렇게 잠시 잊고 있던 녹차들 중에서, 아직까지도 꽤 신선하고 맛이 좋아 당당하게 소개해드립니다.

 

출처 : 하동야생차 공식 홈페이지
출처 : 하동야생차 공식 홈페이지

한국의 차 산지 하면 크게 하동, 보성, 제주를 떠올리시죠? 그 중 하동은 한국차의 역사가 가장 처음 시작된, 차시배지가 있는 역사 깊은 산지입니다. 매년 하동세계차엑스포를 개최해서 한국의 차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기도 해요. 올해도 5월 4일부터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인데, 저도 휴일에 훌쩍 다녀올까 싶어요. (https://www.hadongt.co.kr/teas/tea/expo/teaIndex)

 

첨부 이미지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차들이 주로 산지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우전은 찻잎을 따는 시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해준다는 절기인 곡우(穀雨) 전에 수확했다는 뜻의 우전(雨前)은, 이른 봄 가장 처음 따는 찻잎으로 만들어 '첫물차'로도 불리며, 가장 좋은 품인 것들이 많습니다. 사진에서도 어린 싹들이 한가득 있는 게 보이시죠?

입에 닿으면 뻥튀기나 가벼운 쌀 튀기가 떠오르는 부드럽고 포실포실한 느낌이 좋습니다. 은은하게 깔리는 신선한 풀 향에 난꽃향, 찐밤의 구수한 감칠맛과 밤 껍질 특유의 쌉쌀함도 약간 있어요. 마시고 나면 달짝지근한 청포도 향이 오래도록 입 안에 머무릅니다. 🍇 (이런 차를, 후운이 좋다고 표현해요!)

 

 

 

*참고문헌

- 정승호_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티소믈리에 이해 2>

- 정승호_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티소믈리에 이해 3>

- 최진영, 이주향, 이연정, <구구절절 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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