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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난주 토요일이 입춘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 '절기매직'이라고도 하던데, 말마따나 입춘이 지나자마자 날씨가 조금씩 따뜻해지는 게 느껴지네요.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제 슬슬 맛있는 차를 마시러 나들이를 갈 준비를 해야 하지요! 오늘은 제가 애정해 마지않는, 특별한 티 오마카세나 코스를 제공하는 티룸들을 소개해드릴게요.
👑 컨셉의 제왕, 알디프 티 바
<알디프 티 바>에서는 매해, 매 계절 특별한 컨셉과 그에 걸맞는 새로운 티 코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명화, 신화처럼 이색적인 테마의 차를 만날 수도 있고, 요가, 문학, 심지어는 웹드라마와 같은 다양한 분야와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해요.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컨셉에 맞추어 예쁘게 꾸며진 매장을 둘러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에 몰입하는 데 아주 큰 몫을 하지요.
다채로운 컨셉만큼 독특한 재료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알디프만의 장점입니다. 이 티 목테일은 무려! 백차와 복숭아, 그리고 와사비(!)😲라는 파격적인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몇 해가 지난 지금도 다른 곳에선 만나보지 못한 특별한 맛이었죠.
매 시즌마다 새로운 맛으로 인사하는 알디프만의 시그니처 메뉴, 크림티도 제가 알디프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농담삼아 크림만 한 통씩 사다가 놓고 푹푹 퍼먹고 싶다고 할 정도로요. 🧁
알디프의 티 코스는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하루 다섯 번, 일곱 좌석이 전부이기 때문에 주말 예약은 특히 힘이 들지요. 차를 잘 모르는 친구들과도 즐겁게 먹고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종종 예약에 도전하고 성공하면 생색을 냅니다. 마침 내일이 3월 예약이 열리는 날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같이 도전해보자구요!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35길 19 B1-1F 알디프
- <알디프 티 코스>, <TEA 구매 픽업>
- https://altdif.com/index.html
🍽 조화로운 티푸드와 함께, 코코시에나
한국차, 중국차처럼 좀 더 동양의 차가 입에 맞으신다면 일전에 소개해드린 <코코시에나>가 있습니다. 티 오마카세인 코코시에나도 매 계절마다 새로운 시즌 티코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알디프의 티 코스는 음료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면, 코코시에나의 티 코스에는 티푸드도 제법 비중있게 등장합니다.
코코시에나는 차에 대한 변주를 주기보다, 차와 함께 곁들이면 맛있는 시너지를 주는 독특한 티푸드를 코스마다 선보입니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되는 차들이 지루한 건 아닙니다. 대중적인 찻집에서 만나기 어려운 금화차, 소적감 등등 조금 낯설지만 맛있는 중국명차나, 특정한 시즌에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차들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특히, 봄마다 돌아오는 하동 쑥차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맛이 좋아요. 🌿 물론 밀크티, 블렌딩티, 심지어는 티 아이스크림 같은 베리에이션 메뉴도 하나씩은 꼭! 만나볼 수 있고요.
코코시에나의 티 코스 역시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이번 시즌의 하동 쑥차는 특별히 아이스크림으로 만나볼 수 있으니, 올 봄이 다 가기 전에 다녀오시는 걸 강력하게 추천드려요!
- 서울 마포구 동교로 255-1 4층 코코시에나 연남라운지
- <시즌 티코스>, <티클래스>
- https://www.instagram.com/cocosienna_tea/
😋 재미있게 마시자, 티이
가장 최근에 다녀온 티룸, <티이>입니다. "그렇게 마시면 재미가 없잖아요?" 티 코스 내내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에요. 팽주님의 취향껏 꾸며진 작은 가게 안을 잠시 둘러보고 있으면, 어디서도 보지 못한 재미있는 베리에이션 메뉴들이 쏟아집니다. 수비드 밀크티, 시그니처 블렌딩티, 티 시럽을 얹은 계절 요거트처럼요!
하지만 티이만의 특별한 점은, 바로 대용차를 활용한 메뉴가 많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차가 아주 몸에 맞지 않거나, 카페인이 걱정이신 분들도 부담없이 코스를 즐길 수 있어요. 한국적인 색깔의 다채로운 핑거푸드도 매력적입니다. 호박떡꼬치, 김부각샐러드, 가래떡 플레이트 등 메뉴판 한 켠에 구수한 이름들이 한가득이지요.
티이 역시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아주 다양한 티코스를 운영하시는데, 메뉴를 잘 몰라 걱정이라면 우선 예약부터 하면 된답니다. 예약한 조합을 살펴보고, 팽주님께서 좀 더 나은 코스나 핑거푸드를 제안해주시거든요. 맛잘알 팽주님의 취향이 듬뿍 담긴 티 코스가 궁금하다면, 부담없이 미니 티코스부터 시작해보세요!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20 1층
- <미니 티코스>, <티코스 1,2,3>, <수비드 밀크티>, <원데이 클래스> 등
- https://www.instagram.com/tea_e_/
< 오늘의 차 >
· 산지 ┃ 안휘성 황산
· 빈티지 ┃ 2021
· 판매처 ┃ 아만 프리미엄티
· 우림 ┃ 3g, 150ml, 80℃, 3m
오늘의 차는 제가 일명, <뾰족뾰족 황산모봉🗻>이라고 부르는 중국 녹차입니다.
중국차의 이름을 붙이는 방법. 혹시 기억 나시나요? 지난번에는 <기문공부홍차고급>을 이리저리 뜯어보았는데, '산지+다류+등급' 순서였답니다.
이제 오늘의 차를 한 번 해체해볼까요? <황산>은 산지를, <모봉>은 봉우리라는 뜻이에요. 그럼 황산에서 나는, 황산의 깎아지르는 듯한 봉우리를 닮은 모양의 차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황산의 봉우리가 72개나 되기 때문일까요? 가끔은 오늘의 차처럼 뾰족하고 낭떠러지 같은 황산모봉을, 또 다른 날엔 이렇게 둥글고 튼튼하게 생긴 황산모봉도 마주치곤 하지요. 얼핏 보면 다른 차 같지만, 모두 황산모봉이 맞답니다. 그렇다면 황산모봉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당연히 있습니다! 바로, 어엽(魚葉)을 찾는 거에요.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닮아 이름붙은 어엽은, 봄에 새로 나는 싹이지만 줄기의 최상단이 아닌, 일아일엽의 아랫쪽에 납니다. 보통 이 어엽이 들어가면 품질이 떨어진다 하여 잎으로 치지 않고 제거하지만, 황산모봉은 다릅니다. 찻잎을 고온에서 덖어내면 어엽처럼 작은 부분은 금황색으로 변하는데, 이 금황색 어엽이 황산모봉을 알아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지요. (위 사진에서도 어엽을 찾아보세요!)
대개 맛있는 중국 녹차들이 그러하듯이, 맛있게 삶은 밤 내음이 있습니다. 신선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오래 입 안에서 머무르지요. 은은한 녹차 특유의 풀 향과 밤 껍질이 연상되는 깔끔한 떫음도 뒤따라옵니다.
살짝 식은 뒤에는 자스민과 옥란화라는 난초 향이 떠오르는 달큰한 향이 감미롭게 입 안에 퍼져나갑니다.
이렇게 은은하고 부드러운 차에는 심심한 다식이 제격입니다. 두부도 좋고, 삶은 밤도 좋아요. 밤을 삶는 게 귀찮다면 트럭에서 한가득 쌓아두고 파는 군밤이나 편의점 맛밤도 좋습니다. 🌰
*참고문헌
- 왕젠룽, <기초부터 배우는 중국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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