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와 다른 사람들

자아 정체성은 타인과 다름으로 인해 형성된다

2021.11.05 | 조회 482 |
0
|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글 내림받은 작가 이은영입니다~* 

어느덧 2021년도 두 장의 달력을 남겨두고 있네요. 구독자님 한 해 마무리 잘하고 계신가요?

다채로운 컬러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다채로운 컬러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팀라이트에서는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 발송 외에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공동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어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다양한 팀라이트 작가님들이, 같은 주제를 놓고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색깔을 표현하고 있답니다.

저는 여러 명의 팀라이트 작가님과 함께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누면서 신기함을 느끼곤 해요. 서로 다른 가정과 삶의 환경, 그에 따른 경험치,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이 빚어낸 가치관과 신념은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주거든요. 

때론 그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곤 하지만 그때마다 반응하는 상대방의 언행을 통해, 서로의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구독자님은 나와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두려워하시나요? 저는 두려워하지 않는데,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는 행위를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물론, 그 방법이 세련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안타까움과 불편한 마음을 느끼지만, 그보다 저는 갈등을 피하려는 피상적인 관계에 더 큰 피로감을 느껴요.

독일 철학자 한병철의 <타자의 추방>에는 나와 다른 이와의 갈등을 이렇게 표현했어요.

알랭 에랭베르(Alain Ehrenberg)에 따르면 우울증이 증가하는 것은 사람들이 갈등 관계를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과와 최적화를 중시하는 오늘날의 문화는 갈등을 처리하는 작업을 허용하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중략) 갈등은 파괴적이지 않다. 갈등에는 건설적인 측면이 있다. 갈등을 통해서야 비로소 안정된 관계와 정체성이 성립된다. 사람은 갈등을 처리하는 작업을 하는 가운데 성장하고 성숙한다.

저는 다른 견해를 주고받는 일을 환영하고 그런 성숙한 관계를 추구해요. 그것은 서로를 깊이 알아가는 과정이고, 그것만이 유일하게 다른 우주가 만나 빅뱅을 일으키는 일이며, 의식 확장과 더불어 서로를 구원하는 길이라고 믿어요. 

하지만 지구 별(특히 남 눈치보며 튀는 것을 금기하는, 서열과 집단 문화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억압과 싸움이 아닌 토론으로 갈등 해결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에요.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가치 있는 일이겠죠. (웃음)

저에겐 삶에서 갈등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느냐가 중요해요. 왜냐하면, 그 방법들이 쌓이고 모여 마침내 우리 자신이 누군지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쓰는 마음

이번 주 쓰는 마음은 개짱이 작가님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개짱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흰머리를 대하는 우리 집 풍경과는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어요. 

읽는 내내 '저렇게 뽑다간 나중엔 흰머리보다 머리숱 때문에 고민하실텐데...'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더라고요. (웃음)

그런 의미에서 구독자님은 나이 들어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준비하시는지 궁금해요. 개짱이 작가님의 사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 노후를 디자인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글쓰기를 글쓰기

이번 주 글쓰기 TIP은 마야 작가님께서 공유해 주셨어요.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라는 책 제목처럼,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해야 하는 첫 번째 질문이죠.

마야 작가님도 글을 쓰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나는 왜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해요. 그러면서 잃어버린 초심을 되찾고 삶의 방향성을 다시금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아마도 많은 분들이 마야 작가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조금 더 깊이 마야 작가님의 글 쓰는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그 북소리는 울려왔다. 아주 가냘프게.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먼 곳에서
북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그것이 나로 하여금 서둘러 여행을 떠나게 만든 유일한 진짜 이유처럼 생각된다.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치유 글쓰기를 하며 조금씩 몸과 마음이 회복되고 안정을 찾아갔다. 서툰 글솜씨로 공동 저서도 출간하게 되었고 내가 쓴 글이 책이라는 실물로 서점에 진열된 것을 보자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힘들었던 시간도 글쓰기를 위해 겪은 귀한 글감인 것만 같았다.

그렇게 설레었던 첫 출간의 기쁨을 느낀지 얼마지나지 않아 내면에서는 또 다른 욕망이 꿈틀댔다. 공동 저서가 아닌 개인 저서를 써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꼭 내야지!'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개인 저서를 출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런데 개인 저서를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설수록 글이 써지지 않았다. 글을 쓰는 것과 책을 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공저를 쓰면서 경험했다. 책을 내기 위해서는 책을 위한 글을 써야 하는데 이 부분이 어려웠다. 겨우 한 꼭지를 쓰고 다시 읽어보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과연 내가 정말 책을 쓸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다.

의심이 커지니 더욱 자신이 없어졌다. 그 이유로 한 동안 글쓰기를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브런치를 통해서 만난 작가님들과 글쓰기 모임을 하게 되었다. 모임을 주최한 스테르담 작가님이 오리엔테이션 때 나를 포함한 모든 작가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작가님은 왜 글을 쓰세요?"

질문을 들은 순간 뾰족한 바늘에 손 끝을 찔린 것 같은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왜 글을 쓰는 거지?'

대답 대신 똑같은 질문이 내 안에서 메아리처럼 울렸다.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었더라?'

죽고 싶었던 어느 밤, 지금 당장 죽는다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 것 같냐고 내게 물었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어 놓지 않으면 눈감는 순간에 가장 후회할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고,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였다. 덕분에 우울증도 극복했고, 번아웃에서 회복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회복되고 우울증과 무기력에서 벗어날 만큼 힘이 생기자 또 다른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던 것이다. 욕망은 욕심이 되고 어떻게 써야 팔리는 글이 될지 고민하며 애태웠다. 초심은 지켜내기 어렵고, 초심이 사라진 자리에는 욕망이 자리를 차지한다.

번아웃을 겪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나에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치유 글쓰기를 하며 그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어느새 번아웃 이전 상태로 돌아가 내가 쳐 놓은 덫에 또다시 걸려든 것이다.

번아웃에서 회복된 지 겨우 일 년 남짓인데 이렇게 쉽게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지 상상도 못 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오래된 습관이 몸과 마음에 배어 있다면 새로운 습관을 들여야 한다.

모임을 마치고 노트를 펼쳤다. 아까 받았던 질문을 적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고요히 대답을 기다렸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어서.'

첫 번째 대답이 들렸다.

'그래, 맞아!'

내 마음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있는 엉킨 생각을 풀어내고 싶었다. 먼지 쌓이고 부서진 마음을 깨끗이 청소하고 고치고 싶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싶어서, 소설가의 꿈을 이루고 싶어서, 나의 글로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음에서 울린 대답을 노트에 하나씩 적었다.

'어떻게' '무엇을'에만 집착했던 과거가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행복하지도 건강하지도 않았다. 스트레스로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살며, 힘겹게 하루를 벼텨야했다.

 ''에 대한 대답을 찾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하마터면 나의 어리석은 잔꾀에 속아 넘어갈 뻔했다.

하루키는 먼 곳에서 들려온 북소리를 듣고 긴 여행을 떠날 결심을 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누군가 하루키에게 왜 여행을 떠나냐고 물었다면 그는 분명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먼 곳에서 북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여행을 떠나야 해."

하루키의 대답을 들은 이는 아마 고개를 갸우뚱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긴 여행을 떠날 전부이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라는 질문은 자신에게 던지고 자신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답을 찾으면 그것을 단단히 붙들고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그러면 '어떻게' '무엇을'이 저절로 따라온다. 하지만 ''가 없이 나머지 두 가지가 선두에 오면 줄이 끊어진 연처럼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바람이 부는 데로 휘청이다 땅바닥으로 고꾸라 질 것이다. 

정신을 가다듬고 나에게 묻는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서,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서, 나의 글로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쓴다. 죽는 순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내 안에 있는 이야기를 글로 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구독자 님 다양한 팀라이트 작가님의 글을 읽고 공감이 되셨나요?

공감이란, 영어 공부처럼 "야 너도? 나도!"라는 동조가 아니에요. 공감은 '너와 나는 다르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해요. 그래서 공감 능력이 낮을 때는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고 타인과 자신을 자꾸만 단죄하게 되죠. 그럴 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끊임없이 분노하며 자기 파괴를 작동시킨다는 데 있어요.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노는 인간의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그 결과 분노가 자신의 판단을 확신하게 끔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그래서 마음 안에 분노나 화를 품고 살면 언제나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확신하게 되고, 그로 인해 더욱더 분노를 품고 화를 내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죠. 

그래서 제가 찾은 방법은 '내가 만약 저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 그와 같은 삶을 살았고, 지금 동일한 환경에 놓여있다면 나도 저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했겠지.'라는 생각을 훈련하는 거예요. 

그런 노력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분노의 마음은 가라앉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소중한 제 마음의 평온을 지킬 수 있어서 저한테는 이 방법이 참 좋아요. (웃음)

구독자님도 나와 다른 이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소중한 마음과 육체의 건강을 잘 유지하시길 바라요. ;) 

211105 사랑을 담아, 글 내림 받은 작가 이은영 드림~* 

 

첨부 이미지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글 쓰는 마음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글 쓰는 마음

매주 금요일, 글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만들고 싶은 마음을 보내드립니다.

뉴스레터 문의teamwritelight@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