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에게 득일까 독일까?

일론 머스크 (Elon Musk)는 테슬라 (TSLA.US) 의 상징적인 존재이죠. 테슬라와 CEO이자 제품 설계자인 일론 머스크는 따로 떨어뜨려 생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여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올해 초 법원에서 불법이라고 판단한 560억 달러, 한화로 무려 74조원에 달하는 급여 패키지를 다시 쟁취하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현 시점 일론 머스크라는 존재가 테슬라에게 가지는 의미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번 글에서 꼭 챙겨갈 것들:

✅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테슬라에겐 왜 악재였을까?
✅ 560억 달러 급여 패키지가 일반 테슬라 주주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낮은 ESG등급에 어떻게 기여를 할까?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관계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창립 멤버는 아니었습니다. 테슬라는 2003년에 마틴 에버하드 (Martin Eberhard)와 마크 타페닝 (Mark Tarpenning)이라는 인물들이 설립하였는데, 일론 머스크는 이듬해에 회사의 첫 펀딩 라운드에 참가하며 지분 투자를 하면서 이사회 회장으로 등극합니다. 

초반 테슬라에서 일론 머스크의 역할은 제한적이였습니다. 그러다 2008년에 테슬라가 재정 위기를 겪게되는데, 이때에 일론 머스크는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CEO와 제품 설계자 직책을 맡게됩니다.  

그의 경영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야심있고 혁신적인 전략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지휘아래 테슬라는 고가 라인인 로드스터를 비롯해 모델 S, 3, Y 같은 저렴한 상품들도 출시하였고, 배터리 및 태양광 사업에도 진출을 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이전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 (Paypal)과도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우주 사업을 꿈꾸는 스페이스 엑스 (SpaceX)라는 회사 창업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성장에 기여한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거침없는 언행으로 여러 논란들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현재는 X로 개명을 한 트위터가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2022년 무려 440억 달러, 한화로 60조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트위터의 주인이 된 이후 당시 트위터에서 영구 정지를 당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계정을 다시 살려주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개인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 각종 논란거리가 되는 발언들을 하기도 하죠.

일론 머스크는 2010년에 처음 개인적으로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팔로어 숫자는 트위터를 인수 한 해인 2022년에는 이미 8000만명에 육박했습니다. 그 해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비난하는 발언들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하는데, 그 골자는 주로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이었죠. 

일론 머스크는 2022년 3월에 자신의 팔로어들을 상대로 트위터가 "rigorously (철저하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하면서 슬슬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사로서 트위터를 직접 바꿔보겠다는 움직임에 시동을 겁니다.

2022년 3월에 일론 머스크가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설문조사

그리고 나서 며칠 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잭 돌시 (Jack Dorsey)에게 사모 펀드 회사 실버 레이크 (Silver Lake)사의 공동 대표 이곤 더반 (Egon Durban)과 함께 트위터 이사회로 들어갈 것을 제안합니다.

여기서 일론 머스크와 실버 레이크의 관계도 한번 집고 넘어갈만 합니다. 2018년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로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하면서 필요한 펀딩을 확보했다고 말합니다. 상장회사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른 주주들이 가진 주식을 전부다 매입하는 이른바 바이아웃 (buyout)을 해야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 같이 큰 회사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죠.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나고 미국내 상장 회사들을 관리 감독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는 이 일로 일론 머스크를 그의 트윗이 주가 사기라고고 고발하기도 합니다. 이때 테슬라에 투자를 하기로 했던 기관들 중 하나가 바로 실버 레이크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의 일원이 되겠다고 제안하기 전 부터 그는 트위터 주식을 사들이고 있었고, 이 의사를 밝혔을 때 그는 트위터에 이미 5퍼센트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를 제 때 SEC에 보고하지 않아 이 역시 미 증권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다분했습니다.

여차 저차해서 트위터 측에서는 일론 머스크에게 이사회 자리를 주는데 합의를 하는데, 여기에 조건이 붙습니다. 온라인등 공개적으로 트위터에 대한 발언을 하거나 트위터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이죠.

일론 머스크는 본인의 입에 제갈을 물리는 조건에 동의하지 않지만 상장사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법적으로 회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말들은 어차피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이에 대해서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지분은 9.2퍼센트까지 늘어났는데, 이사회 동의 없이는 이를 15퍼센트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동의합니다.   

여튼 이렇게 해서 트위터 이사회는 4월 초에 일론 머스크를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근데,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를 거절하고 이사회에 트위터를 바이아웃해서 비상장 회사로 돌리겠다고 통지를 합니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 달러, 한화로 600조원이 넘는 사겠다고 공식 오퍼를 보냅니다.

2022년 4월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장에게 보낸 인수 의향 통지

이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처음 투자하기 전에 비해 50퍼센트가 넘는 가격이고, 그의 트위터 투자가 공개되기 전 가격에 비해서는 약 38퍼센트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이후 각종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의 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새 주인이자 CEO가 되고 트위터는 비상장 회사가 됩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3년에 트위터는 "X"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X라는 이름은 1999년에 머스크가 공동 설립한 온라인 은행인 X.com에서 비롯되었는데 이 회사는 2000년에 경쟁사인 컨피니티 (Confinity)와 합병하여 페이팔이 됐죠. X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 사업 회사 스페이스 엑스의 이름에도 반영되어있죠. 

트위터 인수가 보여주는 일론 머스크의 위험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 한 2022년 10월 말 이후 연말까지 테슬라 주식은 계속 하락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동기간 포드 (Ford)를 비롯한 다른 미국 자동차 제조 업체 주식이 오히려 약간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외도가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테슬라 주가

그렇다면 일론 머스크의 이런 행동을 왜 테슬라 투자자들은 반기지 않았을까요? 이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관심이 쏠리면서 테슬라 경영에 소홀할 것이라는 당연한 우려때문입니다. 테슬라 하나만 해도 엄청나게 큰 회사인데 그에 더해 트위터라는 조직을 떠안게 되었고, 이 두 회사는 연관성이 전혀없으니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과정을 이처럼 다시 되짚어 본건,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이 테슬라 주주들에게 어떻게 해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테슬라 주주들 입장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개인적 관심사 때문에 테슬라 주식이라는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것입니다. 

560억 달러 급여 패키지

일론 머스크가 달라고 하는 560억 달러 급여 패키지는 2018년 테슬라 이사회가 승인한바 있지만, 올해 초에 델라웨어 법원이 이는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습니다. 당시 테슬라 이사회는 일론 머스크와 가까운 지인들이나 친척들로 구성되어 있었었고 일론 머스크에게 너무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이루어졌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560억 달러는 미국 기업 어떤 CEO가 받는 급여보다 많은 금액이고 테슬라의 작년 순이익 150억 달러의 3배가 넘고 작년말 기준 회사의 현금 보유량의 거의 2배에 육박합니다. 아무리 유수 기업의 수장이라고는 하지만 한 개인에게 주기에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물론 이 돈을 전부 현금으로 주는 것은 아닙니다. 패키지의 대부분은 테슬라 주식 옵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구조는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어느 정해진 수준을 넘을 때마다 일론 머스크는 주식 옵션을 받게되고 시장 가격과 옵션 조건에 따라 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됩니다.

여기서 다른 주주들에게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옵션을 행사하면 테슬라는 옵션에 해당하는 주식을 일론 머스크에게 주기 위해 신주를 발행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회사의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의 회사 지분은 그 만큼 희석이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주주들의 희생을 통해 일론 머스크의 부를 늘려주는 겪인것입니다. 

테슬라 주주들은 6월 13일 주주 총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 전에 이미 테슬라의 8번째 주주인 노르웨이의 국부 펀드는 반대표를 낼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560억 달러라는 규모, 그리고 계약 구조, 주주 가치의 희석, 그리고 "핵심 인물 위험"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죠 .

ESG 그리고 핵심 인물 위험 

노르웨이 국부 펀드의 성명 중 눈에 띄는 표현이 "핵심 인물 위험"입니다. 최근 몇년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ESG라는 테마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환경을 뜻하는 environment의 E, 사회, 즉 social을 뜻하는 S, 기업 지배 구조에서 지배의 뜻을 가진 governance의 G, 이렇게 세 글자를 합친 것입니다.

회사에 투자할 때 단순히 재무적인 부분만 볼 것이 아니라 ESG에 해당하는 요소들까지 보자는 컨셉이죠. 가령, 이 중 요새는 기후 변화에 맞서는 노력에 기업들도 동참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친환경적인 운영을 하기바라는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죠. 

이러면서 기업들의 신용 위험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주듯, ESG 등급을 매기는 곳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세계 3대 신용 평가사인 무디스, S&P, 피치를 비롯해 금융 시장 인덱스 회사인 MSCI등 상당수의 금융 기관들이 기업들의 ESG 위험을 분석해 자신들의 자체 등급을 주고 있죠. ESG등급이 높은 회사들이 경영 성과도 좋은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고 시장 관심도 많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ESG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ESG 등급 체계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중 한명이 바로 일론 머스크입니다. 작년에 S&P에서 테슬라의 ESG점수를 100점 만점에 고작 37점을 줬는데 이는 담배 제조사인 필립 모리스 (Philip Morris)사는 84점을 받았는데,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상품을 만드는 회사는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환경 친화적인 전기차를 반드는 테슬라는 하찮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ESG가 "악마"라고 까지 폄하했습니다.

역설적인 점은 테슬라가 이렇게 낮은 ESG평가를 받는 이유에는 일론 머스크 본인의 책임이 커보인다는 것입니다. 

올해 업데이트 된 S&P의 테슬라 ESG점수는 40점으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50점에도 못미치는 낙제점 같습니다. 점수 구성 요소를 보면 환경부분 점수는 53점으로 동종 업종 평균인 35점을 상회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위험 관리부분 점수는 29점으로 업종 평균 35점에 못미칩니다. 그리고 지배 구조 부분에서는 업종 평균 37점보다는 약간 높지만 여전히 낮은 40점을 받습니다. 

S&P의 테슬라 ESG점수

테슬라가 이렇게 "S"와 "G"부분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데에는 일론 머스크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일단 그의 경영 기법,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는 그의 소통 방법과 거침없는 개인 사리 추가는 지배 구조 위험을 높입니다. 그의 개인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트위터 인수가 어떻게 테슬라 주주들에게는 해을 입혔는지는 이미 자세히 살펴봤고, 2018년에 테슬라를 비상장 기업으로 돌리겠다고 트위터에서 한 발언으로 인해 일론 머스크 개인은 물론 테슬라도 벌금을 물어야했던 일은 일론 머스크의 경영 방식이 회사에 어떻게 해가 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올해 초에 일론 머스크는 회사가 그의 투표권이 25퍼센트 이상으로 늘려주지 않으면 인공 지능 및 로봇 기술 개발을 다른 회사를 통해 하겠다고 거의 협박을 한바 있습니다. 이 또한 왜 일론 머스크가 때문에 테슬라의 지배 구조 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예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이러한 소통 방식은 테슬라의 사회적 위험도 증가시킵니다. 그가 일으키는 논란들로 인해 대중들의 테슬라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수 있고, 이는 회사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 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내 영향력 때문에 그는 회사에게는 큰 핵심 인물 위험입니다. 노르웨이 국부 펀드가 언급했던 사항이죠. 쉽게 말해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 하나 때문에 회사의 앞날이 좌지우지될 위험이 크다는 뜻입니다.  

지지부진한 테슬라 주가

테슬라 주가는 지난 1년간 거의 30퍼센트 정도 하락했습니다. 동기간 동안 S&P 500 지수는 23퍼센트 상승한 것과 크게 대비됩니다. 테슬라의 현 주가는 2021년 11월에 찍은 고가에 비하면 반토막이상 났습니다. 

여기에는 점점 심해지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그리고 그에 이한 수익성 악화등의 요인이 큽니다. 어느 때보다 회사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집중력 있는 고민이 필요하고 수장의 리더쉽이 필요한 때이지요.  

주주 권리 및 가치 창출 보다는 56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개인의 이득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한 일론 머스크가 이 시점에서 테슬라에게 득인지 해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