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강대국 중국 경제의 큰 취약점이 되버린 수출

지난 7월 4일 부로 유럽 연합에서는 중국산 전기 자동차에 부과하는 대폭 올렸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에서는 올해 총 180억불 어치, 한화로 25조에 달하는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올릴 계획입니다. 이런 조치들은 경기 침체를 타개하려는 중국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입니다. 왜냐하면 내수 위주의 경제 성장을 도모해온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의 수출 의존성은 여전히 상당합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보호주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 수출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죠. 이렇기 때문에 여전히 수출에 대한 의존이 큰 중국은 내수가 딱히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래 저래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 꼭 챙겨갈 것들:

✅ 중국은 왜 내수 위주의 경제 성장을 이루려 하는 것일까요?
✅ 유럽 연합의 중국산 전기차 대상 관세 인상 결정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유럽 연합은 왜 중국산 전기 자동차에 칼을 들었을까?

유럽 연합은 지난 6월 12일 중국산 전기 자동차들에 대해 관세를 올릴 것이라고 발표한 뒤 7월 4일 이를 시행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전기 자동차 업체들을 불공평하게 보조해줌으로써, 유럽의 전기 자동차 업체들에게 "economic injury," 즉, 경제적 상처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유럽 연합의 중국산 전기차 대상 관세 인상 발표

이로써 BYD를 비롯한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은 유럽에 수출을 할 때 최대 37.6퍼센트의 관세를 내야하게 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1000달러짜리 중국산 전기차가 있다고 한다면 이 차가 유럽으로 들어오면 1376달러가 되는거죠. 따라서 늘어난 관세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로서는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중국에게 굉장히 중요한 수출 산업인데, 그 중 전기차의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 협회 자료 따르면, 중국은 작년에 491만대의 차량을 수출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거의 58퍼센트가 늘어난 수치이고 그 동안 세계 1위 차량 수출국이어었던 일본의 478만대도 넘어섰습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은 명실공히 일본을 제치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거죠. 

이러한 중국의 자동차 수출을 이끈 것은 전기차입니다. 작년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거의 무려 78퍼센트 정도 늘어 120만대에 달하며 전체 자동차 수출의 1/4정도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유럽은 중국산 배터리 자동차의 가장 큰 수출 시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유럽 연합의 관세 조치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에게 타격이 될 수 있죠.

유럽 연합의 이러한 강경한 정책은 자칫 중국과의 무역 전쟁우로 퍼질 수도 있을 듯한 분위기입니다. 지난 달 중국 정부는 본국으로 들어오는 유럽산 돼지 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사실상 전기차 관세 인상에 대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항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무역 전쟁의 서막이 될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미국과의 무역 마찰

중국은 유럽 연합의 전기차 관세 인상 뿐 아니라 계속되는 미국의 압박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약 180억불에 달하는 중국산 상품들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릴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상품들에는 전기차 배터리와 컴퓨터 반도체 등이 있습니다. 

조 바이든 (Joe Biden) 미 대통령은 이 조치를 발표하며 미국의 노동자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지만, 중국과의 경쟁은 공평하지가 않기애 미 정부가 이를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미국에게 오랫동안 큰 골치거리였는데, 도날드 트럼프 (Donald Trump)가 취임 후 이에 칼을 뽑아들면서 이 양강간 무역 전쟁이 시작됩니다. 

2018년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는데 이에 중국 정부도 지지 않고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올리면서 보복을 합니다. 2019년 미국은 다시 한번 관세를 올리며 양국간의 갈등은 더 깊어져 갑니다. 2020년 중국이 미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 수입과 지적 재산권 보호 강화하는 대가로 미국이 일부 관세를 내리거나 해제 하는 내용을 담은 1단계 무역 합의가 있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많은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고 있어 무역은 양국간 마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무역 마찰을 겪은 중국

여기에 더해 다시 집권을 노리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중국과 미국 사이 갈등은 다시 고조될 것이 자명해보입니다. 트럼프는 이미 본인이 대권을 다시 쥐게되면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60퍼센트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선언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 은행 골드만 삭스 (Goldman Sachs)는 이러한 관세 인상이 실제로 이루어지면 중국 주식의 MSCI 중국 주식 지수의 공정 가치는 70에서 50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수출

"Made in China"의 나라 중국은 그간 수출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내수 경제를 발전시키고 싶어합니다.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나라밖에서 벌어지는 외부 환경 변화 때문에 경제 성장이 발목을 잡힐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수출이 중국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년간 상당히 많이 줄었습니다. 2006년 수출은 중국 경제의 36퍼센트를 차지했었는데, 2019년 이 수치는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수출의 비율은 다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중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 (출처: 세계은행)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에 더해 계속되는 부동산 침체등으로 인해 내수 경기가 죽어버렸기 때문이죠. 상해 같은 대도시의 큰 쇼핑몰들에 공실이 생기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는데 이는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EU에게 직격탄을 받은 자동차 업계의 중국 내외 실적의 차이는 중국 경제의 이러한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지난 6월 중국내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7.4퍼센트 감소했습니다. 반면 수출은 29퍼센트나 증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동안에는 수출은 31.5퍼센트나 성장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내수 판매는 겨우 1.6퍼센트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자동차 이외에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산업이 바로 반도체입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등 첨단 전자 제품 부품들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자국내 관련 산업 육성 하기로 하고 2015년에 "Made in China 2025"라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SMIC를 필두로 상당한 발전을 하게됩니다.

중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는 글로벌 전자 제품 제조 생태계에서의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큰 역할에도 기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스마트폰과 노트북과 같은 소비자 전자제품부터 산업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자 제품들을 위한 조립 및 생산 중심지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중국 내에서의 반도체 수요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중국 반도체 회사들의 국제 시장의 입지도 커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연합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조치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의 수출의 중국을 견제하려는 서구 국가들과의 정치 싸움에 직격탄을 맞을 수가 있습니다.

전기차 산업 이전 반도체 역시 이미 이런 위험의 희생양이 된 바 있습니다. 반도체가 통신 장비를 비롯한 주요 시설들에 필수 부품인지라, 미국 정부에서는 중국산 반도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간의 마찰이 커지면서 중국에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던 외국 회사들은 베트남등 다른 곳들을 대체지로 물색하고 있죠.

이래 저래 중국으로서는 수출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내수가 좋지 않다보니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보니 중국 정부의 고민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마치면서

중국이 예전의 중국이 아닙니다. 경제 성장 속도도 예전같지 않고 그 무엇보다 서양국들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대외 환경이 녹록치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경제 성장을 위해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수출은 지금 중국에 있어 양날의 검이 되어버렸습니다. 중국 정부로서는 수출이 늘어난다고 마냥 좋아할 수가 없는 이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