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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소망] 내 자리를 지키는 힘센 어른이 되는 것

올 한 해 당신의 소망은 무엇인가요?

2025.01.20 | 조회 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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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그간 평안하셨나요? 저는 몸과 마음을 조금씩 회복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에 참 몸과 마음이 무거웠는데요, 그래서 울기도 많이 울고 우울하기도 많이 우울했었는데 연초에, 이전부터 미리 계획해 둔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육아를 곁들인, 아니 육아가 목적인 여행이었던지라 정신없이 아이들을 챙기고 여행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가라앉아있던 무거운 마음이 어느새 조금씩 가벼워진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과 지인들 틈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정을 소화하고 작은 일에 기쁘게 웃고, 맛있는 음식에 감탄하며 맛있게 먹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몸을 따뜻한 침대에 녹이다보니, 언제 우울하고 힘들었냐는 듯 마음이 꽤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누군가 여행은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고 하던데, 정말이지 '여기'서, '지금' 좋은 것을 마음 깊이 느끼며 행복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때때로 힘든 일이 있을지라도, 때로는 삶을 너무 무겁게 여기지 말고 좀 더 가볍게 툭툭 털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나를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지난 레터로 작년 한 해를 정리하다 보니 나름 저에게도 매우 뿌듯하고 뜻깊은 기록이 되더라고요. 여행 후에 마음에 조금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올 한 해를 어떻게 살면 좋을까 고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소망하는 2025년의 청사진을 구독자님과 나눠보려고 합니다. 이미 신년 계획을 세우신 분들도 계실 테고, 아직 새해의 계획을 세우지 못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잠시나마 여유가 되신다면, 올 한 해를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보낼지 고심해보시고, 기록해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의 소망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


1년의 휴직 기간이 곧 끝나간다. 복직을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내 '있어야 할, 내 자리에 있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 한 해, 내가 있어야 할 내 자리는,

집, 회사, 교회

한 곳을 더하자면 헬스장 정도가 되겠다. 휴직 기간이었던 작년 한 해에도 회사를 제외하면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올 한 해는 더욱 의지적으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의 내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

어떤 날은 내 차 네비게이션의 목적지가 참으로 단조롭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늘 가던 곳만 가니까. 네비게이션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나에게 잔소리를 할 것만 같다. "또 여기?" 

때로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도 올거다. 그럼에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의 가치를 잘 알고,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사람이고 싶다. 일상의 가치와 성실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음악과 함께하는 삶  


얼마 전부터 아이가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덕분에 아이의 음악 교육을 시작으로 집안에 음악이 흐르는 순간이 더욱 많아졌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엄마도 나에게 음악 교육을 시키셨다. 딸이 교회에서 반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엄마의 꿈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 적성과 맞지 않았다. 엄마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피아노 학원을 열심히 들락거리며 빠르게 진도를 빼긴 했지만, 내 흥미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당연히 교회 반주도 해보지 못했다. 엄마를 위해 엄마가 좋아하는 찬양곡을 두어번 연주해주었을 뿐이다.

이후에 기타를 배울 일이 생겨서 기타를 배우기도 했는데, 결국 나는 지금 피아노도 기타도 치지 못하게 됐다. 다행히 내 딸은 나를 닮지 않아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에 흥미를 갖고 있다.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 아이는 여러 연주곡의 제목을 읊으며, 그 곡을 치는 순간을 고대한다.

덕분에 내 삶에 음악이 흐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이 덕분에 제목도 모르고 들었던 연주곡을 알아가는 재미도 상당하다. 아직 첫걸음에 불과하지만, 음악에 관심 있는 아이 덕분에 내 삶에도 음악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음악을 할 줄 몰라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쁘고 즐겁다. 

아마 우리 엄마의 진정한 바람도 이런 것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음악을 할 줄 아는,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집 안에 한 명만 있어도 집안에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것. 이럴 땐 아이가 날 닮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아노도 못 치고, 바이올린도 켜지 못하지만, 듣는 귀가 있으니 올 한 해 열심히 함께 듣고, 즐기며 만끽하고 싶다.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워너비 힘센 여자 


<힘센 여자 도봉순> 이라는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여러 매체에서 접하여 익히 제목은 알고 있다. 힘센 여자 도봉순처럼 무시무시한 힘을 갖기는 힘들겠지만, 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도 줄고, 힘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노화가 시작되었으니까. 가끔씩 거울을 보면서 눈에 띄는 흰머리를 하나씩 뽑고 있을 때면, 내 몸에서 일어나는 '노화'에 대해 생각한다. 갈수록 힘은 약해지고, 근력도 줄어 들테지. 아니 이미 진행되고 있다. 

30대부터 우리 몸의 근육량은 줄어들기 시작해 70세가 되면 본래의 절반 수준까지도 떨어진다고 하니, 내 몸의 근육량은 하루하루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을 거스르기 위해 운동을 한다. 흡사 벌을 받는 것처럼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고 버텨낸다. 

누가 해도 힘든 운동을, 힘들기 위해 한다. 버틴다. 근력이 건강의 기초 자산이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을 시작한 지 반년이 넘었다. 스스로 느끼는 몸의 힘이 달라졌다. 전보다 힘이 세졌다.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도 늘어났다. 감기도 쉽게 보내줄 줄 알게 되었다. 여러모로 체력의 힘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한때는 여리여리한 몸을 갖고 싶었다. 이제는 단단하고 탄력 있는 몸을 갖고 싶다. 더불어 힘도 세지고 싶다.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센 사람이 되고 싶다. 

덧, 한두 가닥 흰머리가 아닌 온통 흰머리가 되는 할머니가 될 때에도, 거뜬하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오르막 길을 오르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섹시한 허벅지로 자전거 타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파이팅!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 어른 


서른 후반이다. 서른 이후부터는 한 해를 거듭하며 많아지는 나이에 무감각하다가도, 어느 순간 서른 후반이라는 사실에 생각이 많아진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나잇값'을 생각하게 되는 때가 있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나잇값을 하고 있나? 

진짜 어른이란 어떤 어른인 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얼만큼 더 나이를 먹어야 진짜 어른이란 어떤 어른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조금씩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갈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은 이런 것이다.

유행하는 옷을 입는 것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것, 좋은 차를 타는 것보다 자신의 차를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는 것(좋은 차를 타는 것은 돈으로 할 수 있지만, 깨끗하게 차를 유지하는 것은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요한다.), 자신의 위치와 책임을 알고 버거울지라도 책임져야 하는 것들을 마땅히 책임지며 책임의 대가를 타인에게 요구하지 않는 것, 삶이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

어린 시절, 어른이 빨리 되고 싶었던 이유는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 정확히는 어른인 나이가 되고 보니, 누릴 수 있는 것보다, 감수하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더 많은 것이 어른이었다. 나이만 어른에 머무르지 않고, 해야하는 것들을 마땅히 감수하고, 내 역할과 의무를 책임지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 

 

 

 

✍🏻여러 '처음'의 순간


점점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게 좋다. 익숙한 사람이 좋고, 익숙한 장소가 좋고, 익숙한 음식이 좋고, 익숙한 무드가 좋다. 

부모님과 한 집에 살던 어린 시절, 아빠는 안방 텔레비전에 아주 오래전 방영했던 드라마를 늘 틀어두고 계셨다. 요즘에 방영하거나 유행하는 드라마가 아닌, 방송된 지 오래된 드라마를 굳이 틀어두셨다. 예를 들면, 야인시대 같은.

그런데 요즘은 내가 우리 아빠처럼 오래된 드라마를 틀어둘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내이름은 김삼순 같은 드라마나,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드라마 말이다. 운전을 할 때도 대학생 때 듣던 음악을 들을 때가 종종 있다.

올해 첫 주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화방을 가봤다. 드라마에서 만화방이 나올 때만 어떤지 봤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했었는데, 아니 안 갔었는데 직접 가보니까 생각보다 좋았다. 작은 방에 틀어박혀 내가 원하는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 아무 걱정 없이 책을 고르는 시간도 좋았다. 서른 후반이 되어서야 처음 가본 만화방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도 여러 '처음'의 순간들을 마주하고 싶다. 익숙한 것이 좋고, 오래된 것이 좋지만, 그럼에도 가끔씩은 '처음' 겪는 것들을 마주하고, 그 '처음'으로 인해 내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넓어졌으면 좋겠다.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다녔는데,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 얼마 후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타국의 도시에 간다. 여전히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설렌다. 서른 후반에도 만화방을 처음 가볼 수 있어서, 새로운 여행지에 발걸음 할 수 있어서, 아직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많아서 좋다. 올 한 해도 여러 '처음'의 순간이 많이 쌓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처음'을 마주하는 순간에는, 어린아이처럼 마냥 설레며, 즐기고 싶다.

수많은 '처음'을 만끽하고 싶다. 

 

 


✍🏻이번 주 문장들

 

많은 사람이 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삶이 가치 있는 거라고 믿는다.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타인의 고통을 본 뒤 슬픔에만 머무르라고 강요하는 건 이상하다.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 살펴보고, 누가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알아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쳐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게 동료 시민의 역할이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설 연휴 즐겁고, 건강하고, 평안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2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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