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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서울의 봄> 보셨어요?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인터뷰!

2023.12.04 | 조회 2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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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케이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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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2023년의 마지막 달, 12월이 왔네요. 2주 만에 만난 느낌이라 굉장히 오래된 것 같은데요. 짧지 않은 2주 동안 저는 참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요즘 유행하고 있다는 A형 독감에 걸려서 아주아주아주 아팠습니다. 아이가 먼저 에이형 독감 판정을 받았고 아이 간호를 시작하면서 저도 열이 40도까지 오르더라고요. 이틀 뒤에 같은 독감 판정을 받으면서 3일 동안 회사를 못 가고 집에서 끙끙 앓았어요.

차라리 마음 편히 아프고 푹 쉬었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더라고요.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일 걱정(?) 때문에 회사 출근 못하는 게 엄청나게 신경쓰였어요. 그래서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에 가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치료를 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일으켰어요.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몸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제대로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한 몸에 링겔주사를 맞고, 엉덩이 주사를 두 개씩 쏟아 맞고, 약을 6알씩 먹으면서 몸이 더 망가져 버렸어요. 결국에는 위장장애까지 와서 밤에 잠도 못 자고, 낮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날들을 보냈습니다. 

아, 눈물 나게 서럽고 아프고 힘들더라고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요. 조금씩 회복해서 지금은 꽤 많이 좋아진 것 졌어요. 이번에 정말 심하게 아프면서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건강'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의미 없어진다는 걸 깊이 깨달았어요. 그리고 회사, 일 보다 내 몸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회사는 내 몸을 책임져 주지 않더라고요. 너덜너덜한 컨디션으로 꾸역꾸역 주어진 일을 쳐내면서, 앞으로는 내 몸을 더 우선시 생각해야겠다 느꼈어요. 그리고 항생제는 꼭 밥을 챙겨 먹고 난 후에 먹는다는 뼈아픈 교훈도 새겼어요. 구독자님, 아프실 때 잘 챙겨 드세요. 혹시라도 치료로 인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면, 항생제는 꼭 든든히 밥을 챙겨 드신 후에 드세요! 꼭이요! 

지난 토요일에는 이전 직장 동료 결혼식이 있어서 다녀왔어요. 오래전부터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는데, 정말 준비를 많이 했더라고요. 부모님께 드리는 메시지와 감사패부터 청첩장을 나눠주며 만난 지인들에게 보내는 영상까지 결혼식의 모든 순간을 참 정성스럽게 준비했더군요.

추운 겨울 진행된 예식이었지만, 추운 겨울이라는 것도 잊을 만큼 마음이 따뜻해지는 결혼식이었어요. 저보다 몇 해는 적은 나이의 신랑 신부였지만 자신들이 한 가정을 이루기까지 곁에 있어주었던 사람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저도 예쁜 마음이 절로 생기더군요. 이제 새 가정을 이루어 새로운 출발을 하는 멋지고 예쁜 두 사람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결혼식을 다녀와서는 남편 손도 따스히 잡아 보고요. :) 

한 주 쉬고 돌아와 구독자님께 아팠다고 투정도 부려보고, 결혼식에서 느꼈던 몽글몽글한 마음도 전하는 것을 보니 저에게 뉴스레터 구독자들이 가깝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2·12  서울의 봄 

최근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7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어요.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개봉 4일째 100만 명, 6일째 200만 명, 10일째 30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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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은 김성수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배우와 정우성 배우가 주연으로 열연한 영화로서 1979년 12·12 군사반란의 긴박했던 9시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인데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각종 매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죠. 저도 이번 주말 영화관에 가서 보고 왔는데, 좋은 자리 예약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더라고요.

저는 영화를 보고 난 후, 종종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곤 합니다. 감명 깊게 본 영화에 한해서요. 두 시간의 러닝타임보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접하는 스토리에서 더욱 깊게 영화를 감상하게 되거든요. 이번에도 영화가 끝난 후 마주한 정보와 이야기들로 인해 한층 더 깊게 영화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만난 '서울의 봄'을 만든 김성수 감독님의 인터뷰(씨네플레이)를 구독자님과도 나누고자 합니다. 영화를 보신 분이시라면 함께 깊이 이해해 주시고,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영화를 보고 난 후 읽어주시기를 바라요. :)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 

<아수라>(2016) 이후 7년 만의 신작. 김성수 감독의 영화적 역량이 총 망라된 이 작품은 사건을 익히 알고 있는 이들조차, 러닝타임 내내 다른 결론을 초조하게 염원하게 만드는 장르 영화의 기막힌 텐션으로 141분의 러닝타임 막바지에 와서야 관객들이 아! 하고 숨을 한번 내뱉게 만들어 낸다. 

영화의 완성도가, 현실의 관객에게 공분을 자아내는 메시지까지 도달하는 이 거부할 수 없는 영화의 성취 뒤에는 김성수 본인이 이 사회를 향한 놓칠 수 없는 질문이 있었다. 1979년 12월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사는 고3 학생으로 독재와 야만을 추동했던 그 총성을 들은 십대의 소년기를 지나 이제 중년이 된 김성수가 지금의 관객들과 이 영화를 통해 만나야 했던 이유를 들어 보았다.

1. 명백히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이름에 '광!' 광인이라는 의미를 덧붙여 이름을 바꾼 걸 보고 오히려 연출자의 의도가 들어간 더 '센' 이름을 부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투표로 정한 이름이었어요. 그 인물이 연상되지만 다른 이름을 만들자 했을 때 여러 후보군이 나왔는데, 그 중 전두광이 표를 제일 많이 받았어요. 좀 희화화된 느낌이라 전 좀 자연스러운 이름이길 바랐는데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받아들였죠. 지금 스태프들이 저랑 10년을 넘게 같이 일해온 팀이잖아요. 그들의 의견을 분명 존중하게 되는거죠. 사실 그 인물은 원래의 모델이 된 인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캐릭터예요. 역사적 사건도 그 인물 때문에 벌어졌고, 영화 속에서도 '전두광'이라는 캐릭터로 인해 모든 사달이 벌어지는 거니까요. 그 이름이 만약 그런 인물의 지시어로서 맞는 이름이라고 하면 그걸로 가도 좋겠다 싶었어요.

2. 이 캐릭터가 세상에 나온 이상, 이제 '전두광'이라는 이름을 부를 때의 쾌감, 단죄의 의미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된 것 같아요.

이름을 바꾼 건 비겁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저로서는 이름을 바꾸니까 좀 자유로워졌어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 한층 편해지더라고요. 제가 <아수라> 이래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직성이 풀리는 못된 버릇이 생겨서요. 이름을 바꾸고 나니 마음껏 제 상상력을 개입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창작자인 제게 운신의 폭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3. 전작 <아수라>에서 대중 장르의 영역 안에서도 통제되지 않은 김성수 감독의 연출 색깔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는 데 동의하는데요. 아마 그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서울의 봄>에서 좀 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이 감독은 눈치보고 영화를 만들지는 않겠구나, 영화의 편에 온전히 서 있다는 믿음을 주는 연출자인데요.

눈치를 안 본 게 아니라, <아수라>때는 이 작품을 끝으로 영화계를 떠나겠구나, 그러니 하고 싶은거 다 하고 끝내자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인생을 영화에 바쳤으니까, 그렇다고 변변한 영화를 관객에게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막판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 그리고 끝내려고 그랬죠.

4. <서울의 봄>은 동시대에 내가 밟고 있는 땅에서 벌어진 일, 역사적 사건을 영화화하는 것은, 시대와 호응해 관객을 만나는 연출자가 어느 시기에는 꼭 한 번 풀고 갈 숙제처럼 다가온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면에서 말씀하신 흥분이 영화의 톤앤매너에 감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여지도 분명 배제할 수 없는데요.

그 부분이 컸던 것 같아요.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그 시나리오가 훌륭했거든요. 정말 손색없이 잘 쓴 시나리오 였어요. 다만 그 시나리오는 역사적 정황, 상황을 굉장히 압축적으로 나타냈어요. 팩트로 꽉 채워져 제가 들어갈 자리가 없더라고요. 제 머릿속에 있던 건 사건 당시 19살의 제가 그런 느닷없는 일을 겪게 되었고 그게 너무 강력한 인상으로 남았다는 거였어요. 당시 한남동에 살았는데 육군참모총장 공관 건너편에 있던 친구 집 옥상에서 들었던 총성이 잊히지를 않아요. 호기심에 그 소리를 계속 듣고 있었는데 그때 소리가 제 기억으로는 너무 무섭고 컸던 것 같아요. 그렇게 그 기억이 저를 붙잡고 있다가, 제가 감독 데뷔할 무렵에 그 사건이 다 드러났을 때 크게 충격을 받았어요.

5. 끝까지 사건을 따라가게 만드는 힘은, 다 알려진 사실임에도 영화 속에서 한치 예측 불가능한 지속적인 반전의 장면 배치였는데요. 전두광의 폭주를 저지하는 이태신 캐릭터를 전두광과 상반된 인물로 빌드업 내러티브에 탄력을 만들어 내고요. 이 부분에서 감탄한 부분은 흔히 이런 긴박한 드라마를 써 내려갈 때 볼 법한 남성 간의 케미스트리나, 연대로 관객의 감정을 손쉽게 자극하지 않고 이태신을 비롯해 홀로 각자의 자리에서 싸우는 점묘법처럼 찾아내는 연출자의 시선이었어요. 결국 이태신의 등장, 그의 방어가 극의 구조와 구성을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하는데요. 

영화가 두 사람의 공방전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보는 사람들은 이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계속 예측 불가능한 생각이 들어야지 계속 보게 되잖아요. 실제 모델이 된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은 전두광보다 더 강하고 더 호랑이 같고 엄청난 불같은 분이죠. 영화는 역사적 정황을 좀 넘어서야 하는 게 많으니 이태신은 실제와는 캐릭터도 바꾸고 인물도 바꾸고 하자. 전두광의 이름으로 자유를 얻은 것처럼 이태신을 만들고 나니 이야기에 자유가 생기더라고요. 이태신과 반대로 전두광은 이제 그런 탐욕의 화신이자 탐욕의 왕, 마왕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어요. 승리를 거머쥐는 과정에서 그 사람은 더 더 악인이 돼가는 거죠. 

6. 9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서울의 밤이라는 세팅으로 영화의 스릴러적인 장르가 도드라지는데요. 12·12 사건 발생의 계기가 된 박정희 시해를 다룬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이 블랙 코미디 장르를 적극 활용해 사건을 해석했다면, <서울의 봄>은 장르를 앞세우지 않지만, 역시 선택의 순간 자신의 계급과 지위에 맞는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인물들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한 피식거리는 웃음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제시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누군가에게 12·12 때 어떤 일이 벌어졌나를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그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할 것 같아요. 사리 분별에 맞지 않는 행동이 너무 많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하찮은 인간들이 중요한 위치에서 중요한 것처럼 하는 것 때문에 역사가 이 모양 이 꼴로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진짜 한심한 방식으로 그것들을 대응하고 결정을 내리고 나중에는 그걸 자기가 굉장이 중요하게 고민해서 내린 결론인 것처럼 이제 미화하겠죠. 그 소동극을 있는 그대로 마치 그들 옆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싶었어요. 

7. 베테랑 배우들이 전면에 배치된 현장이라 거기서 오는 합과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분명 우리가 익히 아는 배우들인데, 베테랑 배우들의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희열이 매 장면 엿보였는데요.

아마 이 이야기가 그분들을 끌어당긴 것 같아요. 뭔가 우리가 좀 중요한 것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셨던 것 같아요. 제가 1년 내내 편집하면서도 편집기로 촬영 샷들을 보면, 전혀 보이지도 않을 데서 배우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연기를 매 장면마다 제대로 하고 계시더라고요.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보이지 않게 서로 헌신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8. 촬영 과정에서 참여자들의 열기에 비하자면, 앞서 말한대로 영화의 톤은 건조하게 누른 채, 사건의 전개로 힘있게 전진하는 방식을 고수하는데요. 감정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감정이 발목을 잡는 한 시퀀스가 존재해요. 바로 헌병대장 특전사령관(정만식)과 비서실장(정해인)의 교전 중 사망 씬이에요. 이 감정이 비집게 나오도록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신이 논란이 많았어요. 영화의 하이라이트, 제일 중요한 시점에 주인공들이 8분 정도 안 나타나잖아요. 특히 이 영화는 어느 한 장소에서 머물지 않고 그 당시에 있었던 서울의 여러 곳을 무대로, 그런 긴박한 상황들의 각 장소에서 9시간 동안 시간이 동시에 흘러가는 영화라는 느낌을 줘야 했거든요. 그렇게 한꺼번에 시공간이 흘러가면서 다 분절된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근데 이 씬은 갑자기, 병행 편집조차 없이 들어가다보니 영화의 균형감이 안 맞는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씬이 영화의 통일성이나 균형감이나 형식미를 해칠지라도 넣어야 하는 장면이었어요.

9. 그 고집의 핵심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그 두 명의 특전사령관과 그의 비서가 그날 당일의 최대 피해자였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결코 그런 일을 당하거나 감당할 필요가 없었는데, 그런 공격을 받을 상황도 아니었는데 자신들의 부하이자 동료가 그 방에 두 사람을 가둬두고 난사를 했거든요. 영화적 상상력을 감한 부분이 있지만, 그 모든 상황이 자료를 찾아보면 거의 똑같아요. 저처럼 감정이 메마른 사람조차 그 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막 울었어요. 이분들뿐만 아니라 김성균 씨가 연기한 육본 헌병감 같은 분들도 있었죠. 다들 도망갔는데 그 자리를 지킨 것 때문에 그 사람들 인생은 너무 큰 비극과 불행을 겪었어요. 그들이 자기를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잖아요. 군인이기 때문에, 국가를 위해 한 일이죠. 저는 그 사람들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앞으로 필요한 사람이 그런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들이 있으므로 인해서 이들이 잘못됐다는 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그들이 역사 속에 있는 진짜 군인,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 군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장면이 좀 튀어나오는 모서리 같이 느껴지더라도 넣자. 두 분에 대한 저의 어떤 마음과 또 이 영화의 마음을 그 씬에 다 넣고 싶었어요. 제가 이모개 감독에게 말했죠. 이건 드라마틱하게 찍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이 부분이야말로 100%사실이니, 나는 그렇게 가고 싶다, 그래도 되냐고 했더니 동의를 해주더라고요. 

10.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고 가는, 장르적인 재미를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라는 충분조건이야말로, 감독님이 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이 영화의 장치인데요. 결국, 이 작품이 가진 영화 본령의 재미가 결국, 동 세대를 넘어선 다음 세대한테 주고 싶은 메시지로 확장될 거라 생각됩니다.

이 사건이 그리고 저희 세대 또 제가 살던 세상에 굉장히 큰 사건이었잖아요. 그런데 그걸 지금 왜 들춰내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좀 상투적인 말이지만 현재와 과거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이유는 미래 때문이잖아요. 지금의 젊은 세대분들한테 이 이야기를 제가 꺼내는 건 이 이야기가 제가 어린 시절에 이 이야기를 경험하고 상상하고 화내고 또 생각하면서 제 삶에 어떤 태도를, 관점을 준 것 같아요. 지금의 어린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고, '영화 재미있다. 그런데 이게 진짜 역사적인 상황이었다며. 비슷하게 그렸다며'라는 걸 시작으로 그렇다면 진짜 역사는 어떤 거였나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역사를 들여다보시면서 상상하실 수 있다면, 저처럼 이 사건을 통해서 스스로 뭔가를 건져 올리시지 않을까. 12·12 라고 검색하며, 뜨는 한 장의 그 사진으로 돌아와서 관객들도 이제 흥미가 있다면 그 사진을 통해서 그 역사로 들어가서 보시면,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있었고, 그런데 이런 일은 그때만 있는게 아니라 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어떻게 보면 빈곤한 상상력을 가진 김성수라는 감독의 해석이 들어간 이야기지만, 제가 평생 품었던 수수께끼, 의구심이 지금의 젊은 관객들의 호기심으로 이어져 서로 접점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서 저의 포부죠. 

인터뷰 원문 보기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관객들에게 기대했던 바대로 두 시간의 러닝 타임이 끝난 후 '진짜 역사'는 어떤 민낯이었나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역사를 들여보다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현실에서 하룻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언제든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영화에서 정우성 배우가 열연한 이태신 역할의 실제 인물은 장태완 장군인데요. 실제로 12·12 군사 반란 이후, 수경사령관에서 보직 해임됩니다. 이로 인해 장태완 장군의 아버지는 보안사로 끌려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곡기를 끊었고, 매일 술만 마시다가 이듬해 4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12·12 사태 때 고등학생이었던 장태완 장군의 아들은 혼란스러운 정세에서도 꿋꿋이 학업을 이어나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 수석 입학을 했지만 다음 해 행방불명 된 후 경북 칠곡 낙동간 근처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장태완 장군은 스스로를 국민과 군인으로서 12·12 사태를 막지 못한 죄인이며, 가정에서 3대를 망하게 한 장본인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아야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에게 죽음과 상처를 준,  많은 가정을 망쳐버린, 그러나 미안하다는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난 누군가가 미치도록 원망스럽습니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겠죠. 


이미 <서울의 봄>을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어떻게 보셨는지 함께 나누어주세요. :)

 우리는 다음주에 만나요,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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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yg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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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응미링

    1
    11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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