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주일이 정말 빠르게 돌아오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하루,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었는데, 요즘은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는 느낌이에요. 물론 아침마다 일어나는 것은 변함없이 힘들지만요. 동생이 썼던 글이 벌써 조회수가 오늘(5/14)기준으로 2,800을 넘었어요!
동생에게는 첫 레터 발행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글쓰기를 시작하는 동생에게 아주 큰 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객원작가가 글을 어쩜 이렇게 잘 쓰냐고 저에게 아주 많은 피드백이 오기도 했고요. :) 앞으로 종종 객원작가님의 글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볼게요. (혹시, 나도 한번 객원작가로서 글을 써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속닥속닥)
또한, 제가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썼던 글도 많은 분들이 봐주셨어요. 댓글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DM으로 눈물을 훔쳤다는 분들도, 감동받았다는 분들의 이야기까지 모두 모두 소중하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까?' 싶기도 했는데, 저의 부족한 모습들까지 진심으로 읽어주셔서 따뜻한 위로가 되었어요.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아래에 기입해 둘게요.
이번 주 중에 인스타그램을 들어갔는데 제가 태그 된 게시물이 있었어요. '뭐지?'하고 찬찬히 들여다보니, 제가 한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더라고요. 순간, '왜?'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유는, 제가 이벤트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조금 얼떨떨했지만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과거에 뿌렸던 씨앗이 지금 열매 맺은 거구나' 하고요.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당첨되는 행운은 없었을 테니까요. 위대하고 거창한 일은 아니었지만,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선택들이 나를 만들어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며 마음을 다졌어요. 지금, 내가 열심히 뿌려놓은 씨앗이 또 1년 뒤의 나를, 10년 뒤의 나를 만드는 거름이 될 테니까요.
삶의 이치도 그러한 것 같아요. 당장 눈에 보이는 성취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과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어요.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다가 제가 예전에 브런치에 써두었던 글이 생각나서 읽어보았는데요. 생각보다 지난날의 내가 참 잘 썼더라고요. 현재의 내가, 과거에 글을 썼던 나에게 잘 썼다고 칭찬해 주고 싶었어요. :) 구독자님께도 유의미한 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해봅니다.
하나의 점을 찍는 일
1.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 올해 목표 중 하나였다. 몇 해 전부터 생각은 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사는 게 바빠서 일까. 지레 겁먹어 도전하기 두려웠을까.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2. 어두운 그늘에서 영차영차 나를 꺼내어 따뜻한 해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무언가 도전할 여력이 생겼고 그 힘으로 어느 에세이 공모전에 참가했다. 그러나 결과는 땡! 탈락이었다.
3. '실패 할 수도 있지 뭐. 어차피 실패했으니 실패에 더 익숙해보자.'하는 마음으로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실패를 각오한 마음으로 브런치에 접속해서 신청서를 접수했고, 하루 뒤에 바로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다.
4. '나 진짜 브런치 작가 된 것 맞나? 무슨 글부터 써야하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틈에 덜컥 겁이 났다. 저장해놓은 글이 분명히 있는데도 글 앞에서 자꾸 머뭇거렸다.
5. 내가 브런치에 글을 발행한다고 해서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강제로' 읽는 것도 아닌데, 내가 쓰는 글이 당장 책으로 묶이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를 이상한 부담감 속에 가둬버렸다.
6. 불현듯 다섯살 아이에게 읽어주었던 그림책 속의 수학적 원리가 떠올랐다. 수많은 점이 연결되어 선이 되고, 수많은 선이 연결되어 면이 되는 것. 또한 수많은 면이 더해져 입체적 도형이 완성되는 수학적 개념. 나는 이러한 수학적 원리가 우리의 인생에도 적용된다고 믿는다.
7.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내다보며 현재의 점을 연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에 내가 찍어놓은 점들과 지금 내가 찍는 점들이 반드시 미래에 어떻게든 연결될 것임을 믿는다면 지금 우리가 찍는 점들 중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8. 한 번에 아름다운 선으로 그림을 그릴수도, 입이 떡 벌어질만한 입체적인 도형을 만들어낼 수도 없지만, 어쩐지 하나의 점을 찍는 일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중간 중간 생략한 내용이 있어서 전문을 읽길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전문으로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어서, '시작'에 관해 또 다른 글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지금보다도 더 가진 게 없던 시절에 썼던 글이어서 그런지 저는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지난날의 나를 마주하게 된다면, '고생했어'라고 말해주고 싶은 글입니다. 이 글의 일부를 소개해 드릴게요.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거창한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
1. 요즘 시대에 대출 없이 결혼하는 신혼부부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소수에 불과하겠지만 누구나 다 빚이 있다고 해서 내가 가진 빚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억’ 소리 나는 빚이 생기니 행복한 신혼 생활을 만끽하다가도 빚을 생각하면 ‘억억억’ 토하고 싶고, ‘억억억’ 울고 싶었다. 더군다나 결혼 전에 독립을 해본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매달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돈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각종 세금과 경조사비, 통신비, 관리비 등등, 월급은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억’ 소리 나는 빚 때문에 매달 이자를 꼬박꼬박 내야 한다는 게 좀 서글펐다.
2.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격이지만 정말로 대출 이자비용이 너무 아까워서 나는 도서관에서 읽는 책으로 비용을 상쇄시키려 했다. 다행히 집에서 도보로 15분 정도면 도서관에 갈 수 있었고 이자 내는 만큼 책이라도 실컷 (무료로) 보기로 했다. 은행에 내는 돈을 왜 나라에서 제공하는 복지 생활로 메꾸려고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매우 비논리적인 행동이지만 어찌 됐든 당시엔 내가 굴린 잔머리에 스스로 상당히 흡족해했다. 수시로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책 읽는 습관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이렇게 글쓰기까지 하게 되었으니까.
3.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그리 거창한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 작은 이유여도 괜찮다. 대출 이자 비용이 아까워서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그 비용을 상쇄시키려고 했던 지난날 나의 모습처럼 말이다. 상당히 비논리적인 행동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얼마나 유익한 선택이었던가. 이자 비용이 아깝다고 투덜거리며 찾아갔던 도서관에서 인생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스승들을 만났고, 마음을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친구들을 만났으니까. (여기서 스승과 친구들은 책을 의미한다.) 더불어 읽은 책을 SNS에 업로드하기 시작하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이 닿아 오프라인에서 독서모임을 하기도 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서평 제의를 받고 서평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4. 읽는 사람은 언젠가 쓰는 사람이 된다던데, 책을 읽으며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활자들이 소복이 쌓여 이제는 내 이야기를 쓰고 싶어 졌다. 그래서, 나는 약 한 달 전쯤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인생 첫 대출에서 브런치 작가가 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지만, 어쨌든 그 시작점은 대출 이자 때문이었다. 아마 결혼하면서 대출을 받지 않았더라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며 이자 비용을 상쇄시킬 생각은 하지 못했을 테니까. (빚이 있는 자들이여, 우리 도서관에 갑시다.)
5.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유병욱 작가님의 글을 남겨두고 싶다.
브런치에 글을 남기기 위해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곧바로 노트북과 책을 둘러매고 집 근처 카페로 가서 열심히 읽고 또 열심히 썼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누가 알아준다고 이렇게 살고 있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Nothing is wasted!'를 마음속으로 되뇌며 당시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였어요.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시간을 내어 글 쓸 시간이 줄어들고,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브런치는 저 뒤로 밀어두었던 게 사실인데요, 이렇게 다시 꺼내보니 스스로 참 뿌듯하고 좋더라고요. 아마 이 뉴스레터도 그럴 것 같습니다. 힘을 내어 더 열심히 읽고 써야겠어요. :)
일일이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브런치를 시작하고 스스로 용기를 얻고 새롭게 시작하게 된 것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구독자님도 무엇인가 시작하기에 앞서서 망설이고 계신다면, 점 찍는 마음으로 또는 연습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위 링크는 BK letter의 첫 레터입니다. 뉴스레터 편집이나 말투 등 어색하고 엉성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요, 첫 레터를 시작하는 제 진심이 담겨있어서 제게는 소중한 레터입니다. 이 레터가 없었다면 지금의 17번째 레터도 없었을 테고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겁먹지 말고 연습하는 마음으로 점을 찍읍시다!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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