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정상’적인 삶을 살고 계신가요? ‘정상(正常)’은 평범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정상’이 ‘옳고 그름’의 판단과 섞이게 된 결정적인 발명은 벨기에의 통계학자 아돌프 케틀레의 업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835년, 벨기에 혁명 이후 사회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케틀레는 천문학자 가우스가 정확한 별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했던 오차 곡선을 인체에 적용했는데요. 이 접근은 통계적 평균에 기초한 평균적 인간이라는 개념의 시작이자 ‘정상(normal)’ 기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평균인 동시에 ’옳은 것’이라는 가정”이 섞인 ‘르옴므 모옌(l’homme moyenne, 평균인’개념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레 평균에서 벗어나는 신체들은 ‘비정상(abnormal)’으로 전환되고 말았죠.
이처럼 다름을 틀림으로 등치하는 논리의 기반에는 획일화된 기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주로 사회에서 권력을 쥔 집단에 이득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하죠.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백인 중산층 미국인에만 호혜적인 ‘정상화’ 작업을 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여기서 퀴어, 이민자, 난민, 장애인은 기준에서 벗어난 ‘비정상적’인 대상들이며, 사회의 안전망에서 배제되어도 무방한 존재들로 치부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세력 또한 한국인 부유층을 기준으로 하는 정상성에 따라 비정상을 배제하는 정치를 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개별의 존재가 가진 다양한 경계들은 인정되지 않으며, 기준에 벗어나면 열등하다고 이름 붙여질 뿐입니다. 더불어 개별의 존재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시간들 또한 무한하게 보류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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