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 Insight 자본미학

[삭제의 미학] 로고를 지워도 당신의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있습니까?

Aesop, Rawrow, The Row에서 찾은 비밀

2025.1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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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OURCE LAB

자본의 논리를 미학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더 소스 랩(The Source Lab)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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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소스랩의 핫소스 입니다.

미술관의 전시공간인 화이트 큐브(White Cube)를 떠올려 봅니다. 작품을 빛나게 하는 것은 화려한 조명보다도 그 작품을 둘러싼 비어있는 벽입니다. 공간의 90%를 비워두기로 한 전략이 나머지 10%를 차지한 작품을 위대하게 만들죠.

비즈니스도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가 더함의 강박에 빠져있을 때, 전략적으로 생략하고 우아하게 거절하는 편집의 기술 이야말로 브랜드의 격(格)을 결정합니다. 오늘은 잉여를 깎아내어 본질의 근육을 드러낸 브랜드들의 감도 높은 스토리들을 전합니다.


[Beauty] 이솝(Aesop): 시각적 소음을 잠재우는 ‘후각적 건축’

이솝은 뷰티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전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은 공간과 제품을 통해 '정숙함(Stillness)'을 큐레이션합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더 화려한 모델과 자극적인 효능을 선전할 때, 이솝은 오히려 목소리를 낮춤으로써 고객이 스스로 다가오게 만듭니다.

 

선언으로서의 갈색 병 : 이솝의 시그니처인 갈색병은 사실 미적인 선택이 아니라, 자외선을 차단하려는 철저히 기능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화려한 패키지 디자인을 삭제하고, 내용물의 보호라는 본질만을 남겼을 때, 역설적으로 그 병은 전세계 어느 욕실에 놓여도 이솝임을 알게 하는 가장 강력한 시각적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안도감을 팔거나, 도파민을 팔거나
안도감을 팔거나, 도파민을 팔거나

이솝은 광고비를 장소의 혼으로 치환합니다. 수천억의 광고비를 쏟아부어 광고를 진행하는 대신, 전 세계 매장의 지역적 맥락 복원에 투자했습니다. 이솝은 '모든 매장은 똑같아야 한다'는 프랜차이즈의 효율성 공식을 삭제하고, 각 지역에 맞는 매장을 만듭니다. 서울 가로수길 매장은 한국의 전통가옥에서 영감을 받았고, 파리매장은 그 동네의 고유한 석재를 사용하는 식이죠. 광고대신 그 지역에 원래 있었던 것같은 공간을 만들어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 길을 선택 했습니다. 

중국 전통양식이 적용된 이솝 왕푸 중환 하우스 19
중국 전통양식이 적용된 이솝 왕푸 중환 하우스 19
회색별돌을 사용해 주변과 어우러지게 만든 이솝 사운즈 한남
회색별돌을 사용해 주변과 어우러지게 만든 이솝 사운즈 한남

전략가로서 이솝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은 편집이란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고객과 대화하는 주파수'를 조정하는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고객의 지성을 모욕하지 않는다."

창립자 데니스 파피티스의 말처럼, 이솝은 마케팅의 소음을 줄임으로써 고객이 브랜드의 철학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여백'을 설계했습니다. 덜어낼수록 본질은 선명해지고, 브랜드의 숨소리는 더 크게 들리는 법입니다.


[Life Gear] 로우로우(Rawrow): 진실성 이라는 이름의 날 것

로우로우는 유행이라는 거대한 조류 앞에서 '디자인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브랜드입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패션 브랜드가 아닌, 인간의 삶을 보조하는 '생존 도구(Life Gear)'를 만드는 곳이라 정의합니다. 이 정의 하나가 브랜드의 모든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강력한 필터가 되었습니다.  

 

재료의 진실성과 의도적인 생략을 말합니다. 가죽과 캔버스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장식을 위한 스티치를 배제하고 로고조차 숨긴 것은, 디자이너의 자아(Ego)를 지우고 사용자가 오직 쓰임에만 몰입하게 하려는 의도적인 생략입니다. 장식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기능이 곧 형태가 된' 단단한 아름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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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굴레를 벗고 영속성을 택하다.  6개월마다 신상품을 쏟아내는 패션계의 조급함을 삭제했습니다. 대신 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시즌리스(Seasonless) 전략을 취합니다. 제조 원가와 공장 이름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마케팅 수사 대신 정직한 실체를 편집의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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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은 곧 ‘유혹에 저항하는 힘’이다 화려한 로고와 트렌디한 컬러를 넣고 싶은 욕망을 참아낼 때, 브랜드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영속적인 생존력을 얻습니다. 가장 솔직한 것이 가장 강력하다는 사실을 로우로우는 '날 것(Raw)'의 미학으로 증명합니다  


[Fashion] 더 로우(The Row): 지워짐으로써 드러나는 조용한 권력

 아역배우였던 올슨 쌍둥이 자매가 만든 브랜드 ‘더 로우’는 로고를 지움으로써 오히려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는 대중이 아닌 '안목 있는 소수'를 골라내는 정교한 청중 선별의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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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 편집: 타인의 시선을 걷어낸 자리에 남은 ‘촉각’ 수천만 원짜리 코트의 안감을 겉감보다 공들여 만드는 행위는 지극히 미학적인 선택입니다. 타인의 승인(로고)을 삭제한 자리에, 오직 입는 사람만이 느끼는 촉각적 경험만 남겼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안목을 믿는다"는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비밀스러운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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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결정: ‘인지도’를 버리고 ‘배타적 유대감’을 얻다 모두에게 알려진 유명세(Fame)가 브랜드의 희소성을 해친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케팅 수사를 걷어낸 자리에 '압도적인 소재'와 '테일러링'이라는 본질적 결과값만 남겨, 가격 저항선을 무력화시키는 하이엔드 전략을 취했습니다. 로고라는 이름표를 떼자,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강력한 진입장벽이 생겼습니다.  

 

브랜드의 자존심(Ego)을 덜어내야 사용자가 빛난다 가장 많이 삭제한 브랜드가 가장 압도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것은 역설이 아닙니다. 브랜드가 자기 목소리를 낮출수록,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인격과 가치가 전면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편집은 브랜드의 자아를 덜어내어 고객의 삶을 완성해 주는 작업입니다.

 

 

더 로우의 로고 입니다만
더 로우의 로고 입니다만

 

가방에 있는 로고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가방에 있는 로고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전략가를 위한 '에디토리얼 씽킹'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의사결정의 순간, 이 '삭제의 미학'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전략적 여백(Negative Space) 확보: 기획안에 모든 장점을 다 담으려 하지 마세요.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나머지 9개를 과감히 지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맥락적 편집: 우리 브랜드가 존재해야 할 이유(Why)와 상관없는 기능은 아무리 훌륭해도 독(Poison)이 됩니다. 좋은 것들 사이에서 옳은 것을 골라내는 것이 편집의 핵심입니다  

결정의 밀도: 더 로우의 안감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브랜드의 기저를 흐르는 디테일한 로직에 집중하세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결정이 브랜드의 격을 만듭니다  

 

"디자인은 단순해질 때까지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이 더 이상 가려지지 않을 때 멈추는 것이다." 이번 주, 여러분의 비즈니스에서 본질을 가리고 있는 화려한 껍데기는 무엇인가요? 그것을 걷어내는 순간, 여러분의 브랜드는 비로소 숨 쉬기 시작할 것입니다.  

투표

Q. 오늘 소개된 '삭제의 미학' 브랜드 중, 여러분이 현재 가장 닮고 싶거나 지향하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1. 이솝(Aesop)의 '정숙함': 마케팅 소음을 줄이고 브랜드의 숨소리에 집중하게 만들기   50.0% (2표)
2. 로우로우(Rawrow)의 '투명함': 디자인 욕심을 버리고 재료와 기능의 본질만 남기기   25.0% (1표)
3. 더 로우(The Row)의 '배타성': 로고를 지워 안목 있는 소수의 고객만 선별해내기   25.0% (1표)

총 4명이 투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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