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헤비띵커리즘>의 빌림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르시시스트’ 존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르시시스트라고 하면 자기애가 강하고, 자신을 과시하며, 타인을 얕보는 모습을 떠올리죠. 하지만 양상에 따라 ‘외현적 나르시시즘’과 ‘내현적 나르시시즘’으로 구분되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우리는 보통 외현적 나르시시스트를 경계하지만,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를 훨씬 더 조심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은 이 두 유형의 특징과 차이를 알아보고 혹시 내 주변에, 또는 내가 그런 특징이 있지 않은지 경각심을 가져 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 합니다:)
이번 레터에는 특정인과 상황을 언급하고 있기에 직급, 또는 상황, 말투를 변형했습니다.
외현적 나르 vs. 내현적 나르
편의상 나르시시스트를 '나르'로 줄여 표현하겠습니다.
외현적 나르
외현적 나르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의 모습을 띱니다.
✔️ 특징
- 자기애가 강하고 자신을 우월하게 여김
-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며 주목받는 것을 즐김
- 자신의 성취를 과장하고,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음
- 사회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도 있음
✔️ 예시
- SNS에서 화려한 삶을 자랑하며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 타인의 성취를 질투하며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사람
- 그룹 내에서 본인이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
다행히, 외현 나르의 경우 눈에 쉽게 띄기 때문에 경계하기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자기애적 행동은 크고 명확하기 때문이죠.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접했던 외현 나르의 특징도 위와 같았어요. 이를 예시로 삼아 이야기해볼게요.
- 일이 본인의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면, 가장 가까운 사람에 화를 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무척이나 감정적으로 동요하며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욕설을 쉽게 말합니다.
어느 날은, 클라이언트의 갑질로 인해 책임을 저희쪽에서 쓰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갑질이 잘못된 것은 맞으나, 팀원들에게 소리지르며 분풀이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항상 팀원들은 눈치를 봐야만 했고 화를 풀어드리기 바빴죠. "XX, 내가 잘못한거야? 들어봐. 진짜 완전 갑질 아니야? XXXXX. OO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그쵸? 진짜 어이없어 죽겠네. XX."
- 회색돌 기법을 사용하면 조급해하며 갑자기 친절한 태도를 보입니다. 여기서 회색돌 기법이란 대표적인 나르에 대처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나르시시스트들은 상대방이 얼마나 감정적으로 동요하느냐에 따라 희열을 느끼고 착취를 합니다. 따라서 감정적인 액션에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것입니다.
제가 배를 타본 적이 없어서 배멀미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거래사와 급히 잡힌 보트 투어에 아무 준비를 하지 못한 채 해당 스케쥴에 참여했죠. 30분 이후부터는 멀미를 하기 시작해 동료에 상태를 알리니, 이를 들은 상사는 저를 폄하하기 시작했어요. "뭐야, OO씨 촌X(시골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비속어)이야? 보트 안 타봤어?" 이미 익숙해진 저는 더 이상 감정적인 동요를 하지 않고, 침착히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조용히 뒤편에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거래사 앞에서 구토를 할 수 없었으니까요. 미팅 이후는 제 눈치를 살피시고는 미팅 스케쥴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귀가하도록 조치시켜주셨어요. 물론 조치와 동시에 비아냥도 포함이었죠.
여러분들이 겪은 외현 나르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내현 나르
외현 나르와 달리, 겉으로는 자기애가 강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오히려 겸손한 척하거나 자신이 남들보다 더 도덕적이고 특별하다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 특징
- 겉으로는 겸손하고 온화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김
- 타인의 인정이 절실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나는 남들과 달라’라는 태도를 취합니다. 따라서 수동공격적 성향을 띠며 요구에 응하지 않을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 ‘나는 남들보다 더 배려심 깊고, 도덕적으로 우월해’라는 믿음을 가짐
- 타인의 인정이나 관심이 부족하면 피해 의식을 느끼며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합니다. 상대방에게 '아니다, 그렇지 않다.' 라는 말로 위로를 받고 싶어 합니다.
✔️ 예시
- ‘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수, 특별한 상황을 겪고 있어.’라고 생각한다.
- 자기 연민이 심하며 이를 죄책감을 심기 위한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
- 도덕적 우월감을 갖고 남들을 비판하며,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
-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
⚠️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
외현 나르보다 훨씬 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겉으로는 겸손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자신을 우월하게 여기며, 타인을 은근히 깎아내립니다.
1️⃣ 관계에서 쉽게 피해 의식을 가짐
- 외현 나르는 직접적으로 상대를 비난하지만, 내현 나르는 ‘나는 상처받았어’라는 태도를 보이며 상대를 죄책감에 빠뜨립니다.
2️⃣ 은밀한 조종과 가스라이팅
- ‘나는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고 하면서도, 상대를 무능하게 만들고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겉으로는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타인을 깎아내림
-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돌려 말하며 상대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4️⃣ 자기 연민과 도덕적 우월감이 결합됨
- ‘나는 이렇게 힘든데, 누구도 이해하지 못해.’라며 자기 연민에 깊이 빠지면서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나르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법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없습니다. 나르와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내야 비로소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연락 수단이 하나라도 남아있다면 주변 사람들을 이용해서라도, 당신을 착취하기 위한 모든 시뮬레이션을 할 것 입니다(이를 후버링이라고 부릅니다). 완벽히 차단하세요.
최근 관계를 맺은 사람이 이상하게 쎄하다거나 나르시시스트 같은데 잘 모르겠나요?
아래에 해당된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세요.
✔️ 말보다 행동을 살펴보세요.
- 진정한 배려와 도덕적 우월감은 다릅니다. 그들이 말하는 ‘배려’가 실제로 상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우월감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지 살펴보세요. 항상 나를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자존심은 높은데 자존감은 낮다.
- 이들은 타인을 착취하는데에 있어서 높은 자존심을 무기로 삼습니다. '네가 감히?'라고 속으로는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습니다.
✔️ 죄책감을 느끼게 하나요?
- 내현 나르는 상대가 죄책감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 한 발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세요. 그들의 욕구는 그 누구도 채워주지 못합니다. 계속해서 갈구하고 착취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죄책감을 느낄 수 밖에 없어요.
✔️ 감정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 나르의 피해 의식과 감정적 조종에 휘둘리면, 정작 내 감정과 소중한 사람들을을 돌보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나르는 상대방을 조종하기 위해서 상황을 설계합니다. 나르는 상대방의 인간관계까지도 망가뜨려놓습니다. 그러니 끊어낼 수 없다면 일정한 거리를 꼭 유지하세요.
✔️ 절대 나의 가치에 대해서 흔들리지 마세요.
- 내현 나르는 ‘너는 아직 부족해’라는 메시지를 은근히 전달해요. 하지만 당신은 있는 그대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상대의 말에 휘둘리지 마세요!
나르와 연인 관계에서 주의할 점
내면의 소리를 꼭 들으세요.
저는 최근 2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휘둘려졌습니다. 회피형, 혼란형, 나르시시스트와 연인 관계를 맺었죠.그중 한 사람은 이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2년은 정말 암흑과도 같았습니다.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딱 이것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사람과 있을 때, 내가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 맞나?
나의 지인들이 말리는 관계인가? 말리는 이유가 공통적인가?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닌 나의 결핍으로 이별을 연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무엇이 두려운가.
관계를 시작하기 전부터 처음부터 부정적인 시그널이 느껴졌고 그러한 상태로 시작했다. 만나면서도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르와의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쎄한 포인트가 있었나요?
처음에는 운명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어딜가든 그가 있었기 때문이죠. 자주 보고, 이야기하니 호감이 생겨 관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관계를 시작하기 이전에 다음과 같은 고민이 있었죠.
1. 나와 가치관이 전혀 다른 사람이며, 다른 걸 넘어 공통된 관심사가 없었다.
2. 솔직한건지 무례한 건지 모를 말들을 초면부터 물어보기에 당황스러웠다.
3. 외면과 능력이 화려해보여서 호기심을 가졌지만, 실상 아무것도 모른다.
4. 은연 중에 나를 가르치려 하고, 지인들에게 나를 트로피처럼 세우면서 장난스레 깎아내린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관계를 이어나가며 상황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1. 관심사가 다른만큼 깊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이건 나르와의 관계를 떠나, 연인사이에서 관심사가 다른 것은 꽤나 심심한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의 관심사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을 뿐더러, 말로만 알고 싶다고 합니다.
2. 솔직한 것을 넘어서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맞는 말'이라는 타당성 아래, 저에게 상처주는 것을 일삼았죠. 그렇습니다. 나르는 타인의 감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모릅니다.
3. 사실상 미래보다 과거 자신의 무용담을 더욱 크게 포장하여 호감을 사려고 한 것을 알았습니다. 그의 지인에서 들은 그의 무용담과 사실은 달랐기 때문입니다.
4. 저를 항상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고 작은 습관 하나하나까지 통제하려고 했습니다. 통제에 응하지 않는 저에게 '고집이 세다. 너는 너만 생각한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라는 것으로 연인을 넘어 지나친 간섭을 했습니다. 또한 지인들에게 저의 성과를 자신의 성과처럼 전달하고 부러움을 받으려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 성과를 더욱 크게 부풀려서 거짓에 가까운 말로 전달했더군요. 그리고 그런 제 이름으로 주변 사람들을 착취하며 자신의 비즈니스에 끌어들이려 설계했습니다. 정말 무섭지 않나요?
이후 "네가 한다고 해서 OO씨가 함께 한다고 했는데, 왜 말이 달라졌냐." 고 저에게 따집니다. 물론 제가 기억을 못한 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동의 없이 제 이름을 팔아 섭외한 상황은 확실했고 이에 제가 죄책감을 가지고 사과해야 했을까요?
그 외에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그의 지인들이 저를 좋게 표현해주면 "너네 그렇게 보이지? 얘 되게 덤벙대." 하며 챙겨주는 퍼포먼스까지 했습니다. 연인인 제가 어리다는 이유로 야, 너, 니 라고 부르기도 하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네가 이 모임에 오지 않으면 내가 무엇이 되냐. 오지 않으면 너와 관계를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네 상황이 나보다 중요하냐? 그냥 한 번 꾹 참고 시간만 보내면 되잖아."
당시 개인사로 힘들어하던 것을 알면서도(매 주마다 1kg씩 체중이 줄며, 여러 병원을 다녔습니다)
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일관하기도 했습니다.
혹시나 이런 상황이 여러분들에게도 해당되나요? 지금 하루라도 빨리 도망쳐야 할 때입니다.
감정 하나만으로 사랑을 유지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나르시시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당연히 상황과 사람이 달라지면, 타인에게는 제가 나르시시스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고, 꾸준히 나를 돌보며 스스로의 행동도 되돌아 보면 됩니다.
내가 계속 나를 착취하고 '을'이 되는 연애를 하고 있다면, 내가 어떤 사람에 끌리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지고, 그 특징에 끌려서 벼랑 끝으로 가는 관계가 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본인에게 기준이 생기거든요.
저는 기준이 중요한지 몰랐습니다. 제가 사랑하기만 하면 되었거든요. 그런데 연애는 서로가 하는 것이고, 일종의 책임이 있는 관계므로 '감정' 하나만 쏟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본인의 사랑과 결핍을 연인에게서 찾으면 안됩니다. 혹시나 당신을 조종, 통제, 가스라이팅, 나르시즘으로 나를 바꾸려고 한다면 어서 멀어지세요!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해가 되는 관계로 인해 더 소중한 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는 점입니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거스를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니까요.
저는 이 모든 걸 2년이라는 시간을 바친 다음에서야 최근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 더욱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레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헤비띵커리즘 드림
네 번째 생각 - 헤비띵커리즘 새로고침 🔄
🎧 지금 들으면 좋을 이 노래, 어떠세요?
Lauren Spencer Smith - Fantasy (with GAYLE & Em Beihold)
🎥 지금 보면 좋을 이 영상, 어떠세요?
📀 함께 보면 좋을 영상, 여기 있어요.
뇌과학에 기반한 원론적인 이야기
여러분의 일상 속에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같이 만들어 봐요.
헤비띵커들 늘 응원합니다. 😊
이후 레터는 매주 수요일에 발행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