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를 읽고 | 사람은 '조종'을 타인을 위한 것이라 말한다.

아주 사적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새로고침하세요.

2025.01.25 | 조회 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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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l 하게 주말을 보내는 가장 쉬운 법 🎶

 

여러분 안녕하세요, 헤비띵커리즘입니다.

명절을 앞둔 주말에 이렇게 인사를 보냅니다. 어떤 주말을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샤로수길에 자주 출근합니다. 단지 일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요. 최근 가오픈한 카페를 방문했어요. 이름은 콘파타테. 귀여운 포슬강아지 '감자'와 친절한 사장님이 계세요.

샤로수길에 위치한 콘파타테의 입구
샤로수길에 위치한 콘파타테의 입구

작업할 목적으로 방문했지만, 빈티지 잡지에서 뿅하고 튀어나온 인테리어가 좋았어요. 과감히 '얼마나 닮았는가'를 꺼내들은 이유입니다. 김보영 작가 님의 SF 소설집이에요. 서울에 놀러온 친구가 독서 모임을 하는데 최근에 읽은 책이라며 소개해줬답니다. 친구야 고마워!

 

스포주의

 

저는 소설 sf 장르와는 친하지 않습니다만 이 책을 펼치자마자 1/4 분량을 몰입해 읽었으니, 저와 잘 맞나봐요. 그 중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0과 1 사이' 챕터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과 개인사를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사진: Unsplash의Lawrence Krowdeed
사진: Unsplash의Lawrence Krowdeed

첫 챕터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는 세상을 떠난 그의 애인인 '나'와 그가 남긴 딸이 친해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딸은 '진짜' 엄마도 아니면서 자신의 어머니 행세를 하는 '나'에 불만을 표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서로의 몸짓과 말투가 점점 닮아갔어요. '나'는 너(딸)의 존재가 나의 전부이자 일부라며 독자는 이 부분에서 애틋함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해요. 첫 장에 등장인물의 초능력을 하나씩 서술해요. 그리고 마지막 장은 등장인물이 서로의 초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끝나요.

저는 타인에 대한 감정인 '좋다'와 '싫다'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느껴요. 누군가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은 어쩌면 싫어하는 사람과 매우 닮아있더라고요.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성인이 되고나서는 쉽게 사람을 싫어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를 위해서요. 그리고 조금 더 스스로와 타인에 너그러워지는 계기가 되었죠.

저라고 사람을 보는 눈이 있는 것도,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나에게 상처줄 사람인지는 나를 위해서 구분해야 합니다. 저는 상대방이 쓰는 단어와 생각 그리고 말투를 유심히 관찰해요. 타인이 상대방을 A라는 이유로 싫다고 한다면, A라는 부분에 있어서 자신에게 해당하는 요소이자 어쩌면 조심하는 요소니까요.

예로 들어 저는 상처주는 말을 싫어합니다. 상대방에게 상처받는 걸 두려워 하기도 하고, 어쩌면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말을 했던 후회되는 경험을 통해 기준이 생긴 것이죠. 하지만 어느 누가 완벽하겠어요. 누군가의 싫어하는 점만 유심히 보면 그 점이 내 것이 된답니다.

자, 이제 결론이에요. 제가 찾은 방법은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고 칭찬하기. 이 행동이 습관이 되면 상대방의 장점과 닮고 싶은 점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어요.

 

나는 이 모든 것을 봐.
나는 이제 네게서 나를 봐.
내 몸을 구성하는 것은 8할이 너야.
네 몸을 구성하는 것은 8할이 나야. 
  날이 갈수록 너는 나를 닮아가고, 날이 갈수록 나는 너를 닮아가지. 하나도 닮은 점이 없던 우리 둘을 보며, 이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어쩐지 닮았더라.'하고 감탄하듯 말하곤 하지. 날이 갈수록 너는 나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나는 너처럼 말하고 행동하지. 
  너를 낳은 엄마만큼이나 나는 너를 구성하고 있어. 나를 낳은 엄마만큼이나 너는 나를 구성하고 있어.

김보영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 -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15

0과 1 사이

누군가의 시대를 거쳤다고 해서, 우월한 것은 아니다.

방임과 방목을 구분하는 사회가 필요하다.

첨부 이미지

이 챕터에서는 학생 '수애'와 그의 어머니 '수애 엄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론 학구열이 센 동네에 거주하는 듯 합니다. 수애는 최근 교육과 관련된 시위에 참여합니다. 시위 때문일까요? 수애 엄마는 학업에 신경쓰지 않는 수애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다른 어머니에 고개들기 부끄럽다며, 성적에 성격쓸 것을 강하게 요구합니다. 그러다 감정이 격해진 수애 엄마는 수애의 방을 헤집고 잠에서 깬 수애에게 '그럴거면 당장 죽어'라고 말합니다. 수애는 현관에서 자신의 엄마를 향해 원망의 표정을 짓고는 나가버립니다. 그렇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수애 엄마는 딸을 잃고 굉장한 후회를 합니다.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자식은 부모가 된 적 없지만, 부모는 자식이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식을 통제할 이유는 절대 되지 않죠. 자신의 후회는 자식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자식이 없지만, 만약 부모가 된다면 감정으로 격한 분풀이를 어린 자식에게 결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반상회에서 자녀의 진학과 성적에 있어서 불만을 표하며 어린 것들이 무슨 생각이 있겠냐며, 광화문 시위에 참여한 10대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강압적인 교육방식에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정당화하며 오히려 고마워해야한다고 합니다. 말이 없는 수애 엄마에게 고액과외를 제안하지만 수애엄마는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수애는 이런 사회와 어머니에 등 돌렸기 때문입니다.

김보영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 - 0과 1 사이/23
김보영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 - 0과 1 사이/23

 

💬 나라면... 제 자녀들이 고생 안하면 행복할 것 같은데요..


 

방임과 방목의 차이점을 알고 계신가요?

'알아서 잘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견디는 이들에게

 

브런치 <방임과 방목의 차이점> - 가와이이 횬쌤
브런치 <방임과 방목의 차이점> - 가와이이 횬쌤

 

즉, 방목은 원칙이 있는 허용이며 방임은 원칙 없이 무조건 내버려 두는 것을 말합니다. 가와이이 횬쌤 님께서 학교 준비물로 표현해주셨는데 이 부분이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나의 어린 시절을, 방임과 독립으로 표현한 이유

알림장을 쓸 때부터 부모님은 저의 학업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유일히 저의 형제가 미래에 대해 충고하며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라고 조언해줬죠.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놀토(노는 토요일의 준말)'가 있는 시절에 자라서 학교를 가지 않는 날에도 제가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등교했다 다시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있었어요. 공부를 잘해도 공부를 못해도 딱히 신경쓰지 않았죠. 대학 진학에 있어도 딱히 네가 큰 뜻 없으면 안가도 된다고 말하셨어요. 물론 저는 무조건 대학을 진학하여 미래에 대한 선택지를 늘리고 싶었죠.

몇년 전까지는 저의 큰 성향인 '독립심' 에 큰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히 여겼지만, 어떻게 보면 방임과 다름없다는 걸 깨달았죠. 만일 출세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면, 양심이 있지 않았다면, 착한 친구들이 함께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제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그려지지 않습니다. '알아서 잘 한다'는 말 아래, 원칙없는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사실 학창시절에 지각을 일삼고 숙제를 빼먹고...거짓말하던 시절이 있었어요(악마의 중2시절). 오히려 학원 선생님께서 바로 잡아주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체벌이 있어서 손바닥도 맞고, 벌 받아가며 많이 혼났죠. 아마 아직까지도 부모님은 무법의 중학생 시절을 모르실겁니다(웃음)

하지만 좋은 어른, 선배님, 친구 덕분에 제 인생의 AtoZ를 모두 책임감있게 선택하고 충실히 살아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더불어 인생사 긍정적인 태도까지도요. 대학 입학부터 월세를 제외한 생활비부터 학원비, 그리고 서울살이의 시작에는 월세부터 취업까지 제 인생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만의 성공 기준도 생겼고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이 생겼어요.

사진: Unsplash의Joe Yates
사진: Unsplash의Joe Yates

요지는 모든 걸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고. 감당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답니다. 가족이라고 해도, 나에게 상처와 힘듦을 줘서는 안됩니다. 제게 대학시절 하나뿐인 가족이었던 친구이자 언니가 한 말을 빌려, 전합니다.

 

주변에 너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줘. 그 사랑이 언젠가 너를 꼭 일으켜 줄 거니까.

 

이 글을 통해 여러분도 작은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을 향해 수많은 종류의 질문이 있을테지만, 즐거운 명절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여러분의 속도와 방향, 무게를 알아주는 제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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