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뉴노멀’ 될까…‘잭슨홀’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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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1] 뉴노멀

‘폴 볼커의 실패.’ 평소 금융에 관심이 있었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텐데요, 오는 24일(현지시간) 열릴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전 세계 경제인의 눈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쏠려 있는 지금,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폴 볼커는 1979년 8월부터 1987년 8월까지 Fed 의장이었던 인물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릴 만큼 재임 기간 8년 동안 기준금리를 20%까지 높이는 초고금리 전략을 펼쳤습니다. 물론 물가 안정을 위해서였죠.

그는 고집스럽게 고금리 기조를 밀고 나갔고, 오일 쇼크 등으로 급등했던 물가는 1983년 3%대로 진정됐습니다. 이후 미국은 40여 년 간 인플레이션(Inflation‧지속적 물가 상승)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그를 부르는 또 다른 명칭이 주요 국가 중앙은행 수장 중 역대 최고의 인물을 뜻하는 ‘고트(GOAT)’인 이유기도 합니다.

그런 그도 재임 기간 동안 한 번의 실수를 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사정은 이렇습니다. 1980년 여름 볼커는 금리 인하 압력을 받게 됩니다. 당시 행정부 수장이었던 지미 카터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있었거든요. 카터는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고 (높은 금리로 인한) 서민의 고통이 극심하다”고 주장했고 폴 볼커는 이를 수용합니다.

17%대였던 정책 금리를 절반 수준인 9%대로 하향 조정했는데 잡힌 듯했던 물가는 다시 치솟기 시작했고 경제 상황은 이전보다 더 악화됐습니다. 카터는 재선에 실패했고 볼커는 정책금리를 다시 19%로 올립니다.

Fed는 당시의 교훈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파월도 Fed 의장 선배이자 고트인 볼커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8년 2월 Fed 의장에 취임 후 파월이 볼커의 신간인 『미스터 체어맨』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고 합니다.

연초만 해도 지난해 3월 시작된 Fed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게 세계 금융업계의 공통된 시각이었습니다. 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 안정을 되찾고 있는 금융 환경 등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정책이 노선을 바꿀 때가 됐다고 본거죠. 그런데 Fed는 올해 안에 정책금리 인하는 없다며 시장의 기대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섣부른 금리인하 신호가 자칫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볼커의 실수를 통해 이미 학습한 거죠.

그래서 이번 잭슨홀 미팅은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합니다. 미국의 고금리가 ‘뉴노멀(New normal‧변화한 세상의 기준)’이 될 수 있어서죠. 미국의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최고인 연 5.25~5.50%입니다.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1년 전(9%대)보다 크게 낮아졌는데 말이죠. 금리가 이렇게 높은데도 미국의 소비‧고용‧성장률 등 주요 경제 지표는 호조입니다. Fed가 고집스럽게 고금리 기조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는 의미죠.

잭슨홀 미팅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해 휴양지 잭슨홀에서 매년 여름 3일간 열는 경제 심포지엄입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잭슨홀 미팅의 후폭풍은 엄청났죠.

지난해 8월 파월은 8분 5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연설하면서 인플레이션을 45회 언급했습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사명을 강조하며 볼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파월은 오는 25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전 세계 경제인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Fed의 목표 물가 조정 여부입니다. Fed를 비롯해 한국은행,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는 연 2%입니다. 2%는 가계와 기업이 물가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낮지만 디플레이션(Deflation·지속적 물가 하락)과 경기 침체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2%가 물가와 고용, 경제 성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도움을 주는 최적점(sweet spot)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 내부에서도 2%가 적절한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 미국 재무장관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2020년대를 고금리 시대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수준은 더 높아질 것이고 2020년대의 중립금리는 연 1.5~2.0%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는 금리를 뜻합니다. 서머스는 중립금리에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더해 실질금리가 연 4%대일 때 이상적이고 편안한 경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본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ed 내에서도 지난해보다 미세하나마 중립금리가 높아졌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Fed 위원 17명은 매 분기 장기금리 추정치를 발표하는데 사실상 중립금리입니다. 지난 6월 장기금리 추정치 중앙값은 연 2.5%인데요, 여기서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빼면 실질 중립금리는 연 0.5%로 집계됩니다.

실업률 상승 등 여러 고통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물가상승률 2%대 복귀라는 Fed의 정책 목표 달성이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느냐는 볼멘 소리도 나옵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물가상승률을 3.5%에서 2.25%로 낮추기 위해 경제를 짓누르는 행위에 대해선 경계해야 하며 물가상승률은 절대불변의 가치가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로 칸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는 과학이 아니고 Fed의 정치적인 판단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파월은 지속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목표치 수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혔죠. 고물가가 이어져도, 경기가 둔화돼도 Fed가 고집스럽게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해 뉴노멀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이 받을 타격은 큽니다.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워지고 외국 자금 유출 우려는 커집니다. 수출 확대, 경상수지 방어 등 여러 난관이 예상됩니다. Fed의 선택, 함께 기다려 보시죠.

[Point.2] 부동산 주식

전 세계 금융시장이 ‘부동산’ 때문에 떨고 있습니다. 뛰어오른 금리에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휘청이며 집을 짓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울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큰손’ 투자자, 즉 ‘고래 투자자’는 주택 건설 관련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봤네요. 올해만 이 주식들은 30%가량 올랐습니다.

우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선택을 살펴보겠습니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분기 미국의 D.R.호튼을 비롯한 주택건설업체 세 곳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버핏이 샀다는 소식에 뒤늦게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뜨거운데요.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가 공개된 당일 D.R.호튼은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오르기도 했죠.

웨일위즈돔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분기 주택건설기업을 새롭게 담았습니다. 먼저 D.R.호튼의 주식 597만 주(7억2600만 달러·약 9747억원)를 매수했죠. 이 외에도 NVR(1만1112주)과 레나(15만3000주) 주식도 각각 7000만 달러(약 940억원), 1720만 달러(약 231억원) 규모로 사들였죠. D.R.호튼과 레나는 미국의 주택건설업계의 1·2위를 다투는 회사입니다.

‘제2의 버핏’으로 불리는 가치투자자 세스 클라만 바우포스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2분기 포트폴리오에 주택 건설 관련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CRH(CRH Public Limited Company)를 새롭게 매수한 게 눈에 띕니다.

이 회사는 건설 자재를 제공하는 업체인데요. 인프라·주택·상업 등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자재를 납품하는 회사죠. 참고로 또 다른 고래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역시 2분기에 CRH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합니다.

이들의 투자 결정이 시장의 이목을 더 끄는 건, 미국 주택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서죠.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30년 고정금리 대출의 평균 금리는 상반기 6%대를 뚫더니, 지난 17일에는 연 7.09%를 찍었습니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할 만큼 매력이 있는 회사일까요.

국내 투자자에게 다소 낯선 기업이지만, D.R.호튼은 미국 홈빌더 1위 업체입니다. 호튼과 에메랄드 홈즈, 익스프레스 홈즈, 프리덤 홈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죠. 단순히 집을 지을 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 사업을 통해 주택 구입자에게 모기지 금융 및 등기 대리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의 분석입니다.

“결국 D.R호튼 같은 주택시장 관련 주식은 금리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기보다는 결국 좋아질 거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금리가 더는 많이 오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판단이겠죠. 실제로 이런 전망을 선반영해 올해 들어 D.R.호튼 주가는 이미 급반등한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버핏은 비싼 주식은 안 사는데요. 주가가 올랐지만, 아직도 부담되는 가격은 아닙니다. 8월 초 기준 D.R.호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에 불과해 9~12배로 형성된 동료 기업 대비 매력적입니다. 버핏이 매수한 2분기에는 더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었겠죠.”

본격적인 분석과 투자 포인트, [고래연구소 by 머니랩]이 입체적으로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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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3] The JoongAng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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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4]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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