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호]🧪이직병이 온 2년차 영업직의 현실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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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인터뷰이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식품업계에서 약 2년 정도 영업 직무를 하고 있는 불도저라고 합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투잡이든 뭐든 뛰고 싶은데 아직 마땅한 인사이트가 없어 회사 노비로 생활 중입니다….ㅎ 요즘은 이직 생각이 정말 절실한데요. 현재 있는 회사에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기도 하고, 비전이 있는 더 큰 곳으로 가서 더 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Q&A

영업직은 꼭 술을 잘 먹어야 하나요? 잘 먹으면 얻는 이점이 있나요?
이건 영업직에 대한 편견(?) 같은데, 일단 저의 경우에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래처 사람들도 대부분 제 나이 또래들이고, 요새는 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서로 업무 외의 식사나 술자리는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술을 잘 먹으면 사회생활 하기에는 편하긴 하겠지만 못 먹는다고 단점이 될 것도 없고, 잘 먹는다고 이점이 될 것도 없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매일 아침마다 전날 매출을 확인하면서 얼마나 판매가 되었는지, 어느 점포에서 판매가 잘 되었는지 파악합니다. 재고나 납품에는 문제가 없는지 전산으로 확인합니다. 재고가 부족할 때는 생산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기도 하고, 판매가 부진할 때는 어떻게 판매 활성화를 시킬 것인지 회의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마감 업무나 비용 처리에 관한 업무를 하고, 닐슨 데이터 분석하면서 어떤 흐름으로 시장이 변하는지 파악하기도 합니다. 종합하면 외근을 나가기 위한 밑작업을 회사에서 하는 거죠.
영업직의 고충이 궁금합니다!
이건 제가 이직하려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을’ 입장에서 영업을 하다보니 싫은 소리를 듣거나 무리한 요구를 받을 때가 많아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가끔 화가 주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연락할 땐 연락이 잘 안되면서 정작 본인들은 제 퇴근 시간 상관없이 연락하기도 하고, 무리한 요구라도 다 들어주길 바라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요새는 담당한 제품의 단가가 높지 않아서 나도 같이 무시당하는 건가 생각도 들더라구요. 자격지심일 수도 있지만 ‘내 가치를 올리려면 더 좋은 곳에 있어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분들이라면, 꼭 ‘갑’의 입장에서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가길 정말 적극x100 추천드립니다…😥
영업직으로 일하려면 말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신가요? 말을 잘 하시는 편이신가요?
솔직히 저는 말도 잘하고 웃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업은 또 다른 영역이더라고요. 거래처 바이어와 이야기하다 보면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보다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선배 따라다니던 신입 때는 자신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상대방을 어떻게 설득할지 더 고민해 보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게끔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신제품 입점을 위한 미팅을 할 때, 우리 제품의 특징이 무엇인지, 경쟁사의 특징은 무엇인지 등 꼼꼼히 살피는 건 당연한 거고, 해당 제품군의 트렌드는 어떤지, 수요는 충분히 있는지 혹은 최근 뉴스에서 이슈가 된 부분은 없는지 등 최대한 많은 분야의 정보를 디테일하게 살펴보고 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재밌었던 순간들이 있다면?
신제품이 입점하면 실제로 매장에 가서 신제품이 진열된 매대를 살펴보는데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골라서 사가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경쟁사랑 비교하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옆에서 설명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신제품이 제 자식인 것마냥 잘 팔리는 걸 보면 괜히 흐뭇하고 그렇습니다.
재밌는 순간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저는 거래처와 상담할 때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종종 아는 척을 합니다. 어차피 서로 그 부분에 대해 모른다면, 제가 거짓말을 해도 상대방은 알 턱이 없거든요. (물론 거래처 사람이 확인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거짓말을 합니다^^ 어차피 안 걸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ㅎ) 영혼을 끌어 담아 거짓말을 한 뒤,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디테일하게 기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나중에 말 꼬이면 위험하거든요 😏
요즘 어떤 마인드로 회사 생활하고 계신가요?
‘받는 만큼 일하지 말고, 받고 싶은 만큼 일해라’ 마인드로 주체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려고 했었는데 요새는 이직에 관한 생각이 많아서 ‘최소한의 내 할 일만 하자’ 이렇게 마음이 바뀐 것 같습니다. 물론 이직을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서 지금 회사에서도 계속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예전만큼 열정적이지 않기는 해요. 원하는 회사로 이직에 성공한다면 다시 예전 마인드로 돌아가서 일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때는 아침에 일찍 출근하든 야근하든 시간을 더 투자해서 남들보다 더 앞서나가고 싶습니다.
이직한다면 어디로 하고 싶은가요? 혹시 하고 싶은 다른 직무가 있나요?
일단은 영업 업무에 계속 집중하고 싶어요. 어떤 조직이든지 결국 목적은 이윤 창출인데, 그 목적의 최전선에는 영업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어느 산업군이든 현장이나 업에 대한 이해가 생겨야 더 넓은 시야로 일을 수행할 수 있는데, 영업이라는 직무가 이러한 이해의 기반을 쌓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2~3년 영업을 더 해보고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사업 기획이나 전략 등 조직 전체를 다룰 수 있는 더 큰 일을 해보고 싶어요.
회사에서 자아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라는 곳이 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집단이고, 어느 회사에 가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까요. 회사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도 하는 분들은 자아실현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하기 싫은 일을 더 하는 경우가 많고, 저 역시도 싫지만 해야 하니까 하는 일들이 많거든요.
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저도 가슴 한편에는 돈 생각 안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근데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정말 일 많고 박봉인 일이라 현재 통장 잔고를 보면 그런 생각도 싹 달아나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 취업 전인 취준생분들이라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