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호]🧪퇴사를 앞둔 직장인은 두려울 게 없찌

아무래도 인터넷 광고쪽에 있다 보니 광고업계 지식이나 더 나아가 기술쪽 지식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매번 새로운 정보들이 업데이트되고, 이를 완전히 이해하여 운영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공부할 수밖에 없는 업계/직무라 관련 지식들을 많이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 외적으로는 멘탈 다스리는 법, 어떤 상황에서도 눈 돌아가지 않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_^

당황을 넘어 등골이 오싹했던 경험들은 꽤 있죠. 캠페인이 끝났는데 셋업 상 실수가 발견되었을 때, 캠페인 전체 기간 동안 써야 하는 예산을 하루만에 다 썼을 때, 보내지 말아야 하는 내부용 자료를 잘못 보냈을 때...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식은땀이 나던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낮은 연차에 빠르게 진급하고 매니징까지 겸하게 되어 돈을 더 받는 것은 장점이지만, 그 외에는 모두 단점밖에 없는 것 같아요. 🥲 경험이 적어 레퍼런스가 부족하다 보니 기준이 확실하지 않아 주변 상황에 여러번 휘둘리기도 했고, 타 부서 리더들에 비해 나이가 어린 편이라 팀장으로서 맞서 싸워야할 때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적도 있어요. 큰 팀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고, 그 팀의 리더가 어떻게 일하는지 옆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낮은 연차에 팀장을 단 게 저에게는 부작용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일과 삶을 적절하게 분배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노하우일 것 같아요. 일이 바쁘거나 내가 더 많이 배워야하는 시기에는 저녁이고 주말이고 상관 없이 어디서든 노트북을 펼치고 일했었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기고, 업무적으로나 시기적으로 여유가 생겼을 때는 주어진 시간에만 집중해서 일하고, 퇴근 후에는 업무 관련 생각을 완전히 지웠어요. 저는 일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는 것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이렇게 유동적으로 일했던 것 같습니다. 

전부터 서비스 기획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때껏 생각만 해오다 이번에 기회가 되어 강의도 듣고, 스터디도 참여하면서 포트폴리오도 만들게 되었어요. 올해 안에 이직과 직무 전환이 목표라 고민하다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일이 너무 바쁘지 않은 지금이 아니면 나갈 타이밍이 애매할 것 같아서 갈 곳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만두게 되었어요.

퇴사 전이지만, 7월 초까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서 회사에 지원해보려고 합니다.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주로 해외 기업 위주로 지원할 예정이지만, 동시에 국내 기업에도 지원할 거예요. 갈 곳이 정해지고, 운 좋게 들어가는 날짜 협의가 잘 이루어진다면 입사 전에 혼자 스페인 & 포르투갈 2주 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이직도 안 했는데 너무 꿈이 야무진가요? 😜

사실 갈 곳을 정하지 않고 떠나는 건 제 계획에 없던 터라 환승 이직을 하지 못한다는 게 조금 걱정이긴 해요. 소속감이 중요한 제가 과연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그 공백기를 잘 버틸 수 있을까 싶은 거죠. 이직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제 불안감을 다스리는 법은 제가 잘 아니까 일단 절 믿어보려고요. 

당장 다음 달 미래도 예상이 가지 않는데 n년 후 미래는 더욱 상상이 되지 않네요. 제 바램대로라면 싱가포르나 호주에서 서비스 기획자(Product Manager)로 커리어를 쌓고 있으면 좋겠네요. 

여행은 제 삶을 정형화된 틀에 가두지 않으려는 노력이에요.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환경과 문화를 경험하는 것 자체도 너무 좋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는 편이에요.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들을 때마다 개인의 삶은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도 정말 다르고 다양하구나 느껴요. 여행을 다니며 각자의 삶에는 정답이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고, 나의 삶의 기준과 방향은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아 제게는 의미가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