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작성했던 장래희망은 2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카피라이터', 나머지 하나는 '동기부여 전문가'다. 카피라이터는 광고회사에서 카피(광고 문구)를 작성하는 사람이라는 대략적인 인식이 있다지만 동기부여전문가는 대체 뭐하는 사람인건지.......
중고교 시절에 즐겨 보던 프로그램은 MBC <희망특강 파랑새>, EBS <공부의 왕도>, 그리고 <공신닷컴>이다. 공부를 하지 않는 여가 시간 동안이나 공부를 하다가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마다 찾던 방송이다. 이 방송을 보고 나면 지금 해야 하는 공부를 향한 열정이 솟구쳤다고 할까? 그러니까 이 방송들이 '동기부여'를 줬던 것이다. 즐겨 읽던 책들인 수험생 성공후기에서도 '동기부여'를 얻었다. 그런 덕에 자연스럽게 '동기부여'라는 카테고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로 '강연'의 형태로 말이다.
마침 그때,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젊은 구글러의 편지>의 저자인 젊은 구글러 김태원님이 강연을 오셨다. 김태원님은 MBC <희망특강 파랑새> 고정 강연자이셨기 때문에 그를 만날 생각에 들떴고, 미리 책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 시간이었다.
"김태원님처럼 강연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라고 당당히 질문하였다.
그러자 돌아온 답변은, '강연자가 되려고 해서는 안된다.'였다. 나는 실망했다. 하지만 김태원님은 '강연을 위한 강연자는 오래 갈 수 없다. 자신이 다른 분야에서 내공을 쌓아서 자연스럽게 강연으로 이어지는 것이 맞다.' 라고 차분히 설명해주셨다. '아, 그렇구나.' 장래희망에는 '동기부여 전문가'를 써왔지만 그때부터 아마 '강연자'를 1지망의 장래희망을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강연'에 대한 관심은 그치지 않았다. 학생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강연을 찾아 다녔고, 수업 중 발표의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발표자로 나섰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무대 위에 올라 수 천 명의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아야 할테니, 그를 위한 예행연습이랄까. 그 덕에 발표에 대한 두려움이 적은 편이다.
그런 한 편, 꾸준히 글을 썼다. 강연자의 무대는 제한적이지만 글을 써서 올리는 것은 자유니까! 그 덕분일까, 현직 마케터/커뮤니케이터 스터디인 이름없는스터디에선 '글쓰기'를 주제로 발제를 할 수 있었다. 그 연장선에서 이제는 마포구 합정의 청년센터인 '마포오랑'에서 총 4회의 글쓰기 강의를 열게 되었다. 물론 수 천 명 앞에서, 큰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청중을 휘어잡는 형태의 강연은 아니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글쓰기의 두려움을 낮추고, 편안하게 글쓰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할 수 있는 자리이지 않은가.
그래서 결론은, '강연'을 한다. 강연자로서의 데뷔 무대다. 소모임의 느낌이 더 강하지만 어쨌든 그 '시작'이지 않은가.
<브런치 구독자 1,100명 작가 에라이와 함께 '저랑 브런치 하실래요?'>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써온 덕에, 꾸준히 강연에 대한 생각을 끊지 않은 덕에, 그런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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