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 :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 도장을 찍은 직장인이지만 최근 들어 부쩍 은퇴에 대한 생각을 한다. 그것도 이른 시기에 은퇴를 하는 '파이어족'에 대한 생각이다. 아직 3년밖에 직장을 다니지 않은 사회초년생이지만 말이다. 물론 지금 회사를 입사할 시점부터 이미 직장생활을 10년이면 족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차이점이 있다면 요즘은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금액을 산정한다는 점에 있다.
- 지금 월급을 4배의 현금 파이프라인을 만들면 회사를 때려 치울거야!
- 순자산 20억을 만들면 월급에 매달리지 않아도 될거야!
월급의 4배의 현금 파이프라인이라거나 순자산 20억이라거나 하는 금액도 어디선가 주워 들은 금액이다. 하지만 정말 저 정도 가치를 창출해낸다면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한 월급쟁이를 때려 치우고 경제적인 압박에서 벗어나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에 빠진다.
그리고 이 상상이 결코 허망하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그 자신감은 점점 늘어나는 내 잔고에서 기인한다. 애초에 쓰는 돈이 밥 사먹고, 간식 사먹고, 책을 사서 읽는 것에 제한된 나이기 때문에 그 나머지 돈은 고스란히 잔고에 쌓인다.
게다가 책장에 한 권, 두 권 늘어나는 책들은 대부분 재테크 관련 책들이다. 주로 주식과 관련한 책이긴 하지만 주식을 대하는 구루들의 관점을 잘 차용한다면 어떤 방식의 재테크라 할지라도 경제적 자유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월급 이외의 파이프라인은 주식에서 오는 '배당금'과 뮤직카우를 통해 조금씩 모으고 있는 '저작(인접)권' 수익이 전부다. 그 금액은 커피 몇 잔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이는 중요한 시발점이라 본다. 이외에는 몇 년 전부터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출판을 준비 중이다. 에세이집을 낼 것인데 출판사의 압박이 없는 상태로 지지부진해왔다. 그래도 브런치를 통해 글을 꾸준히 써왔기 때문에 브런치 글을 모아서 원고를 수일 내에 송부하여 올해 안에는 결과물을 낼 것이다. 더불어 7월부터는 '글쓰기'를 주제로 4회차의 강연을 진행할 계획에 있다. <청년강사랑>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이 활동은 어쩌면 강력한 월급 외 수익의 촉매가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까진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보태주는 월급은 포기할 수 없는 달콤한 열매다. 연달아 걸려 오는 전화를 기계적으로 응답하며 상대방의 반응에 속 터지고 속 쓰린 일상의 반복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마침 오늘도 전화 한 통을 끊으면 곧장 걸려오는 다음 전화를 쳐내면서, 아무리 설명해도 듣질 않는 상대방에 답답해했다. 하지만 어쩌랴, 아직까진 월급 * 4의 현금 파이프라인을 만들지 못했고, 순자산도 20억이 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후-'하고 한숨을 내뱉고 전화를 이어 나간다.
그런 한숨과 함께 시드머니를 모은다. 종잣돈 1억을 모으면 금방 10억까지 불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1억을 모아온 습관으로 2억을 만들고, 2억을 만든 습관과 전략으로 3억, 4억... 10억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는 일찍 시작한 사회생활 덕분에, 많이 쓰지 않는 소비습관 덕분에 꽤나 유리한 고지에서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겠다.
시드머니의 시드는 씨앗을 의미하는 'Seed'다. 그리고 씨앗이 싹을 틔우는 단어로 '발아(發芽)'가 있다. 나는 이 두 단어를 합친 '씨드(Seed)발아(發芽)' 나의 '경제적 자유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사용 중이다. 나의 씨앗이 어떤 식으로 발아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될 지는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씨앗을 잘 뿌리고, 매일매일 물을 주고 햇빛을 쬘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언젠가는 마땅히 보상을 받을 수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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