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의 묵상] <마 10:1-8>

선한 일도 순서가 있다.

2024.07.26 | 조회 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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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의 모험기

일상을 모험한 기록을 나눕니다 :)

20240726 <마 10:1-8> 

“Jesus called his twelve disciples to him and gave them authority to drive out impure spirits and to heal every disease and sickness.. These twelve Jesus sent out with the following instructions: ‘Do not go among the Gentiles or enter any town of the Samaritans. Go rather to the lost sheep of Israel. As you go, proclaim this message: ‘The kingdom of heaven has come near.’ Heal the sick, raise the dead, cleanse those who have leprosy, drive out demons. Freely you have received; freely give.” (마 10:1, 5-8)

올해 4월 상하이 교회를 방문했을 때 나를 뒤흔든 말씀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능력의 일부를 나눠주셨다. 제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나쁜 영을 정화시키고 질병과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나눠주셨다. 그리고 열두 제자들에게 지시하신다. 이 때에는 이방인이나 사마리아인에게 가지말고,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들한테 가라고. 그리고 그들에게 가서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말하고, 아픈 자들을 치유하고, 죽은 자들을 살리고, 나병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사회적으로 격리된 사람들을 회복시키고, 악한 영들을 몰아내라고 명하신다. 거저 얻었으니 거저 주라고 하신다.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시기 전, 제자들에게 부활 미니 체험을 하게 하신다. 하나님의 나라의 경험을 하게 하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한계들을 부시는 주체로서의 경험을 하게 하신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경제 원칙을 깨신다. 하나님의 나라에는 우리가 대가를 치룰 것이 하나도 없다. 그저 거저 주어진 것이다. 거저 받고, 거저 주는 경험을 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하신다.

이 부분은 언제 다시보아도 마음이 벅차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하나님의 나라를 체험시키고 계시기 때문이고, 나 또한 이런 체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을 수록 나의 삶에서 펼쳐진 일들에 대한 예수님의 직접적인 피드백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오늘은 다른 부분에도 눈길이 갔다. 그것은 이방인이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땅에 가지 말고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가라는 말씀이었다. 예전에는 왜 예수님이 이방인과 사마리아인들을 후순위로 두실까? 라고 굳이 따지자면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에 속하는 나로서 의문이 든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당연히 그러셨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제자들은 아직 예수님과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들의 정체성은 여전히 세상에 매인 사람들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제 예수님의 능력을 나눠주심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바꾸신다. 영을 정화시키는 자, 치유하는 자로 살게 하신다. 그리고 그 능력을 통해 예수님의 입장에 처하게 하신다. 치유 받는 자가 아닌, 치유 하는 자의 정체성을 주신다. 그들은 제자 라는 말 그대로 트레이닝 받는 것이다.

교회, 가족, 직장, 친구모임 등 여러 조직과 집단에 속해보며 느끼는 것은, 기존의 질서에 문제가 있어도 한 번에 그 질서를 뒤바꾸긴 힘들다는 것이다. 나도 늘 문제점을 바꾸고 싶어했지만 바뀌지 않는 집단에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다가 방법을 바꾸었다. 나의 마음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집중했다. 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그들을 성장시키거나 그들과 함께 추억을 쌓는 것을 먼저로 했다. 그러자 그들이 나와 같은 동역자가 되었고 너무나 든든한 아군이자 동지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나갔다. 점점 영역을 넓혀갔다. 

예수님과 제자들도 이 과정에 있지 않았나 싶다. 예수님은 당연히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 땅에 오셨다. 하지만, 예수님이 속한 맥락의 사람들 부터 먼저 키우시고 예수님의 뜻에 동참시키셨다. 동참시키시는 방법은, 말로 전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을 살게 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예수님의 입장에 처해보도록 도우셨다. 또한 그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온전히 받도록 하셨다. 예수님은 그들과 삶을 사셨고, 그들에게 친구가 되셨고, 그들을 섬기셨다.

나도 지난 몇 년간 교회 안에 있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집중했다. 그들이 나와 같은 기쁨을 누리고 같은 감격을 하길 원했다. 그들이 자신을 매고 있는 정체성의 문제에서 풀려나 하나님의 자녀의 정체성을 가지길 원했다. 정말 진심으로. 지금의 관심사도 이와 같다. 하나님을 알지만 부분적으로 아는 이들에게, 여전히 종의 정체성만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고 싶고 그들이 자녀로서의 삶을 경험하도록 온 맘 다해 돕고 싶다. 그리고 그들이 자라면 함께 같이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가고 싶다. 이 과정 속에서 사실은 내가 가장 기쁘다.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하나님이 나를 동역자로 부르셨다는 것에, 하나님이 나를 향해 보이는 신뢰에 늘 감격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자녀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점점 더 알기 때문이다!

지금은 잠시 교회를 떠나있다. 종교의 맥락을 벗어나 하나님의 자녀의 삶을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교회 , 교회 맥락을 가리지 않고 잃어버린 양을 향해 떠날 것이다. 추수할 것이 많은 요즘이다. 예수님께서 추수를 위해 움직이실 날이 머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 예수님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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