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내용인가요?
- 이디야의 폐업률이 늘고, 매장수는 점점 감소하는 중입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시는 분
- 이디야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보신 분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저가 커피로 성장한 이디야의 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되고 있습니다.
- 이디야는 대표적인 착한 프랜차이즈 회사입니다.
- 하지만 착한 것과 돈을 잘 버는 것은 다른 문제겠죠?
흔들리는 이디야
저렴한 커피나 가성비 커피를 들었을 때 어떤 브랜드가 먼저 생각나시나요?
아무래도 메가커피나 컴포즈커피가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생각과 비례하듯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그리고 빽다방과 같은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의 창업이 늘고 있습니다.
23년 기준 이 세 브랜드의 신규 계약 점포 수는 *1200개나 됩니다.
(메가커피 539개, 컴포즈 474개, 빽다방 241개)
길 가다 커피 마시고 싶으면 이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방문하니 당연한 결과 아닐까요?
저가형 커피의 원조, 이디야
그런데 이 저가형 커피라는 컨셉을 가장 먼저 시작했던 브랜드가 있습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4000호점”을 출시한 이디야입니다.
어마어마한 숫자가 무색하게 현재 이디야의 실제 가맹점 숫자는 2,800개로 1,200이라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지표를 더 들여다보자면 이디야의 22년 가맹점 숫자는 3,000개였습니다.
23년의 가맹점이 2,800개니깐 10% 정도 사라졌다고 봐야겠죠?
분명, 저가형 커피로 시장에 먼저 진입해서 크게 확장한 것도 이디야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디야는 후발주자에게 결제 지표까지 전부 따라잡힌 상황입니다.
모바일인덱스에서 발표한 외식브랜드 카드결제 TOP 10 데이터에 따르면, 이디야는 6위로 밀려났습니다. 그 위에 위치한 커피 브랜드는 스타벅스, 메가커피, 투썸, 컴포즈가 있습니다. 8위에 위치한 빽다방과 결제 금액 총액으로 비교하면 큰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5위인 컴포즈커피와는 차이가 꽤 납니다.
결제 금액과 비례하듯 월평균 매출액에서도 격차가 확인됩니다.
메가커피의 월평균 매출은 3천만 원 정도이며, 이디야의 월평균 매출은 천오백만 원 입니다. 분명 스타벅스 대신 이디야를 갔던 시절이 있었는데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매출은 변화 없음?
그렇다면 시야를 넓혀 이디야 본사는 괜찮은 지 한 번 살펴볼까요?
믿기지 않겠지만, 본사의 매출은 큰 변동이 없습니다.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아무래도 영업이익의 감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줄어든 영업이익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의외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디야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가맹점을 잘 대해주는 회사입니다.
최근 이디야는 드라마 ‘선재업고튀어’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변우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했습니다. 여기서 발생된 모든 마케팅, 판매촉진비를 본사가 부담했습니다.
컴포즈커피의 경우 광고 모델로 BTS의 뷔를 발탁하면서 비용을 같이 부담하는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주와 비용을 나눠 진행하는데 이디야가 좀 특이한 선택이긴 하죠?
그런데 이런 행보는 사실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본사가 우유 및 원자재의 가격 상승을 부담하거나, 가맹점 원두 무상 지원 및 가격 인하 등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살 수 있다는 상생경영을 오랜 시간 유지해왔습니다.
좋은 행보와는 별개로 떨어지는 영업이익과 이디야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한 번 자세히 살펴볼까 합니다.
이디야의 브랜드 포지션
'저가 커피'라는 키워드
브랜드는 보통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으로 규정됩니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부동산 중개를 도와주는 직방이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처럼 말이죠.
다시 오늘의 주제인 이디야로 이어가자면 이디야는 저가형 커피라는 브랜드 키워드를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2014년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500원으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당시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은 4,100원이었고 다른 커피 브랜드였던 카페베네와 엔젤리너스는 3천원 후반대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물가와 가격을 고려해보면 이디야커피는 정말 저렴한 커피였습니다.
2014년 뉴스에서도 카페 중 이디야커피가 가장 저렴하다는 타이틀을 사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비싼 커피 시장에서 이디야는 가성비라는 키워드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전략을 사용한 프랜차이즈의 등장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디야보다 더 저렴한 초저가를 내세운 메가커피나 컴포즈커피가 커피 상권에 등장하면서 휘청거렸습니다.
지금 가격을 비교해보자면 이디야의 아메리카노는 3,200원에 판매 중이고 메가커피는 2,000원에 판매 중에 있습니다.
여기에 스타벅스를 더해볼까요?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를 4,500원에 판매 중입니다.
줄을 세워 보면 메가커피, 이디야, 스타벅스 순서로 진열 가능한데 뭔가 이상하죠?
가격 기준 이디야는 사이에 낀 애매한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방문할 이유가 있나요?
예전에 스타벅스 옆에 이디야가 반드시 진출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 이디야 옆에 또 다른 저가형 커피가 등장하는 해괴망측한 상황입니다.
사실 이건 커피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진출하려는 공통의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기준으로 커피를 구매하시는 분들은 특정 프랜차이즈를 찾지 않습니다.
근처 300m 이내에 내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게가 있는가를 우선으로 봅니다.
그래서 특정 사거리나 오피스 빌딩 등의 커피 가게가 모이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가격을 기준으로 경쟁하게 되면 이 싸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권과 입지를 면밀히 분석한 뒤 들어가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싫으면 가격이 아닌 다른 방문 이유를 제공해줘야 합니다. 일명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이나 아이스박스와 같은 케이크가 절로 떠오르는 투썸플레이스처럼 말이죠.
그런데 지금의 이디야한테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애매한 포지션에 희석된 브랜드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가격이라는 가치로 성장한 브랜드가 가격으로 밀리면 뭐가 남을까요?
서서히 가라앉는 중
아메리카노 = 2600원?
여러분이 생각하실 때 아메리카노의 적정 가격대는 얼마라고 보시나요?
각자 생각하는 금액이 다르겠죠? 한국소비자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생각하는 아메리카노의 적정 가격은 평균 2,600원이라고 나왔습니다.
2,600원 재미있는 가격입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가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가격은 이것보다 아래에 있으며, 이디야 커피가 저가형 커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줬던 가격입니다.
결국 시장에서 아메리카노를 바라보는 가격은 이미 정해져 있으며, 시간이 지나더라도 큰 변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가격보다 높게 받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또 다른 이득이 주어져야 합니다. 아니면 브랜드를 찾게 만들 뚜렷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한 스타벅스
국내 스타벅스로 예시를 들어볼까요?
스타벅스는 높은 가격대로 시장에 들어왔지만, 지금 스타벅스를 가격으로 인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뭐든 가능한 카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매장에 줄 서지 않고 바로 주문이 가능한 사이렌오더와 생일 선물로 받는 기프티콘이 있습니다.
우리가 스타벅스를 가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선물받은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쓰러 간 경험은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실제로 기프티콘 중 가장 거래가 많이 된 기프티콘은 스타벅스라는 통계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현재 스타벅스가 보유한 선수금 잔액은 3,600억으로 이디야의 1년 매출보다 천 억이나 더 많은 금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과거 ‘된장녀’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프티콘’, ‘사이렌오더’, ‘스타벅스 app’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되기 시작했습니다.
2배나 벌어진 점포당 월매출
커피에는 많은 요소가 있습니다.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매장 분위기를 더 우선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시장 기준에서는 아직 커피 가격이 소비자의 선택을 만드는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디야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야 할 명분이 적다는 겁니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평판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이디야의 23년 가맹점 계약 해지는 300건 정도 발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3년의 매출은 22년과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는 가맹점은 문을 닫고 원래 잘하던 곳만 잘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다른 프랜차이즈와 매출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 가맹점주의 이탈이 발생할 겁니다. 메가커피는 월 평균 매출액이 3000만 원이고 컴포즈는 2200만 원입니다.
반면에 이디야는 월 평균 매출이 1600만 원으로 메가커피와 배나 차이납니다.
애석한 일이지만 가라앉는 배에서는 먼저 내리는 사람이 생존하는 법입니다.
이디야 본사는 착해요
마케팅 비용 '전액 부담'
너무 나쁜 소리만 한 것 같아 좋은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디야 본사는 보기 드문 착한 프랜차이즈 본사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수익을 얻는 방법은 가맹점이 지급하는 로열티와 인테리어 비용 그리고 물건을 공급하면서 나오는 유통 마진이 있습니다. PB 상품을 만들어 직접 판매하는 커머스 사업도 있지만, 프랜차이즈의 근간은 가맹점에 있습니다.
가맹점이 많아질수록 유통망과 로열티가 늘어나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늘어난 가맹점을 어떻게 관리하냐가 곧 수익으로 직결됩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본사가 부담할 금액도 가맹점주와 함께 나누는 괴랄한 상황도 종종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연예인을 모델로 채용해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여기서 사용된 판촉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걸 막는 법이 있다고 하지만 22년 공정위 조사 결과 본사가 일방적으로 마케팅을 시행해 비용을 부과한 케이스가 45%나 된다고 밝혔습니다.
컴포즈커피에서 BTS의 뷔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면서 생긴 부담금 60억 원을 점포당 200만 원씩 분담하도록 공지했습니다. 유리창에 붙이는 판촉물 비용도 별도로 납부하게 만들었죠.
이런 일이 숱하게 벌어지는 게 프랜차이즈 시장입니다.
그런데 이디야는 최근 연예인 모델을 처음으로 기용하면서 본사가 전부 부담하는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드라마 ‘선재업고튀어’의 주인공인 배우 변우석이 이디야의 모델이 됐는데 이디야 창사 이래 첫 브랜드 모델을 고용한 마케팅이었습니다.
이 마케팅에 수십억 원에 해당하는 비용이 발생했는데 이걸 전부 이디야 본사가 끌어안았습니다.
그래서 23년 영업이익이 확 줄었는데 이디야의 이런 행보는 사실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가맹점주와의 상생경영
코로나 시절에는 약 25억 원 규모의 가맹점주 지원 정책을 펼쳤는데 로열티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고 원두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23년에도 이런 지원을 이어갔습니다.
높아진 원두 가격과는 반대로 원두 공급 가격을 인하하고 우유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을 본사가 흡수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을 지원했습니다. 약 120억 원의 추가 투자비용이 발생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디야의 영업이익률은 다른 회사와 비교하면 적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디야의 23년 영업이익률은 3%인데 메가커피의 영업이익률은 18%로 약 690억을 순이익으로 남겼고 컴포즈커피의 영업이익률은 41%에 367억 원을 순이익으로 남겼습니다.
가맹점 살리기에 비용을 투자했으니 어디 남는 돈이 있을까요?
뭐, 중간에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일부 손해본 부분도 있지만 그런 건 넘어가도록 하죠. 중요한 건 이디야가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확실히 착한 회사에 속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착하면 뭐합니까?
매출이 존재하는 자본주의 속 시장에서는 착한 사람보다는 돈 잘 벌게 해주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디야가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비용을 크게 투자하는 건 분명히 칭찬받을 일입니다.
그러나 그게 적자로 돌아서게 되면 이 착한 마음이 영원할 수 있을까요?
브랜딩과 커피
맥심과 카누
믹스커피 시장 불변의 1등은 동서식품입니다.
동서식품보다는 맥심이 조금 더 친숙하겠죠?
동서식품은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국민커피로 자리 잡은 맥심에 이어 새로운 커피 제품을 내놨습니다. 검정색 디자인이 매력적인 카누입니다.
카누는 믹스커피 시장 기준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원두커피 브랜드 순위에서는 점유율 10%로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캡슐커피 시장에서도 나름 자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카누말고 맥심으로 캡슐커피 시장에 나섰으면 어땠을까요?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았을까요?
왜냐하면 믹스로 마시던 커피에 이미 익숙해져 있으니깐요. 생각해보니 힙하다고 더 좋아했을 수도 있겠네요.
이디야의 리브랜딩?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인지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 ~ 6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미 한 번 소비자들에게 자리 잡힌 브랜드의 정의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돈은 많이 들어가지만 효과에 대해 항상 의문점을 제기되는 사업이 바로 리브랜딩 사업이기도 하고요.
창사 이래 처음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기도 한 이디야가 리브랜딩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기사가 여럿 보입니다.
사람들한테서 저렴한 커피라는 키워드가 희석된 지금 다시금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요?
그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디야와 함께 장사하는 가맹점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브랜드 키워드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이야기도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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