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선호도 단 5%, 외면받는 막걸리 시장

💡 무슨 내용인가요?

 - 줄어드는 시장 규모와 달리, 창업이 늘고 있는 막걸리(전통주) 시장을 살펴봅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프리미엄 전통주 시장이 궁금하신 분들

 - 특별한 술 선물을 고민하시는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프리미엄 막걸리가 안착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 공급자, 소비자, 기관이 모두 따로 노는 환장의 콜라보를 확인해보세요.

막걸리, 최근에 드신 적 있으신가요?

MZ세대가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요즘 나오는 기사만 보면 MZ세대는 별의별 걸 다 좋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적은데 말이죠?

잡담은 멈추고 오늘 할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전통주 중 하나인 막걸리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마다 좋아하는 술은 다릅니다. 저는 막걸리보다는 위스키를 좀 더 좋아하는 편이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먹고 싶은 술 순위에 막걸리가 상위권에 위치한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주류소비트렌드와 시장 보고서 그리고 오픈서베이의 선호 주류 선물조사를 살펴보니 예상대로 MZ세대의 막걸리 선호도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이런 통계 자료와는 별개로 전통주 창업이 늘고 있는 현상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막걸리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좁아지는 막걸리 입지

전통주 중 하나인 막걸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23년 기준 막걸리의 선호도는 5%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과거 지표를 살펴보면 좀 재미있습니다. 막걸리가 30%나 되는 주류 선호도를 가졌던 시절도 있었거든요. 2010년이었는데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막걸리의 선호도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줄어든 선호도와 같이 폐업한 양조장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지역 기반의 풀뿌리 양조장도 1,500개에서 500개로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오래전만 하더라도 읍이나 면 단위로 양조장이 1개씩 있다고 알려졌는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역 특산주 면허는 증가 중?

그러면 막걸리 양조장은 이제 다 망했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창업이 늘고 있는데요? 라고 답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전통주 면허 취득 추이가 늘고 있습니다.

전통주는 탁주, 막걸리, 약주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니깐 꼭 막걸리와 100% 연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람들의 선호 변화에도 창업이 늘고 있는 것 자체는 들여다볼 만한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우선, 지역특산주면허에는 많은 혜택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혜택으로는 온라인 유통이 있죠.

가수 박재범씨가 제작한 원소주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판매된 적도 있습니다. 한때 왜 원소주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냐는 이야기가 뜨거운 감자로 올라왔던 적도 있었죠.

혜택이 주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원소주는 지역특산주면허를 정상적으로 취득한 농업회사법인 원스프리츠에서 제작된 주류라 가능했습니다. 이 면허는 온라인 유통 외에도 세금 감면과 같은 여러 혜택을 제공합니다.

결국 이 면허를 보유한 회사에서 제작한 막걸리는 온라인 유통이 가능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이 혜택이 정말 효과적이라면 온라인 구매가 확대돼야 말이 되겠죠?

아쉽게도 막걸리를 온라인에서 구매한 비율은 5%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수의 인원은 막걸리를 대형마트 또는 편의점에서 구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새로 등장한 양조장에서는 프리미엄 막걸리를 온라인 스토어에 내놓고 있습니다.

이 프리미엄 막걸리의 가격대는 만원을 기준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소비자가 바라보는 적정 막걸리 가격은 아직 5천 원 이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생각과 공급자의 의도가 전혀 매칭되지 않는 중입니다. 여기에 기관도 막걸리 세법 개정에서 따로 노는 모습을 보이는데 막걸리 시장의 현 시점에 대해 짚어볼까 합니다.

가운데 껴버린 막걸리

막걸리 어디서 먹죠?

보통 술을 어디서 드시나요?

혼자 먹든 여럿이 먹든 술 마시는 장소는 크게 두 곳으로 압축됩니다. 집 또는 식당이겠죠? 술을 마시는 공간에 따라 선호하는 주종도 크게 달라집니다. 집에서는 와인과 위스키의 비율이 높았지만 식당에서는 소주, 맥주를 주로 마십니다.

그런데 막걸리는 집이나 식당 그 어느 곳에도 끼지 못한 채 어중간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기사에서 MZ세대가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겁니다.

요즘 나오는 기사만 보면 MZ세대가 안 좋아하는 게 도대체 뭐가 있나 싶지만, 오픈 서베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혀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호하는 주종을 물어본 질문에서 막걸리를 가장 선호하는 것은 50대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선호하지 않느냐고 보기에도 참 모호합니다. 20대 기준 와인과 막걸리 선호는 비슷하게 나왔으며, 성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남녀 선호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근데 사실 애매한 게 제일 안 좋습니다.

막걸리 어디서 구매할까요?

막걸리를 구매하는 장소에서도 안타까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통주를 주로 구입하는 장소를 확인한 자료에서는 대형마트, 편의점, 일반 슈퍼가 압도적입니다. 막걸리를 대량으로 유통하는 대기업이 시장의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대규모 납품이 어려운 양조장은 프리미엄 막걸리 생산을 바탕으로 온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형마트에서 막걸리를 구매합니다.

많이 구매하면 규모라도 갖춰지겠지만, 막걸리 출고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습니다. 물건이 많이 팔려야 매대에 상품을 진열할 텐데 구매력도 떨어지고 선호가 점점 줄고 있는 막걸리의 매대가 남아날 수 있을까요?

막걸리의 적정 가격은?

유통을 뒤로 하더라도 가격에 대한 인식 문제도 있습니다.

막걸리는 전통술이라는 이미지와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전통주 가격 수용 범위에 대한 질문에서 90%에 해당하는 인원이 가격 수용 범위를 만 원 이하라고 답변했습니다.

심지어 5천 원 이하로 생각하는 인원은 거진 60%에 해당합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격은 이토록 저렴한데 최근 출시되는 프리미엄 막걸리는 병당 만 원 정도 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죠.

프리미엄을 추구한다는 것은 재료와 제작에 더 많은 힘을 쓴다는 거니깐요.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게 뭡니까.

막걸리 1병을 만 원 주고 사 먹을 바에는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4캔을 사먹는 게 현실인데요.

늘고 있는 전통주 창업

지역특산주면허

막걸리의 현 위치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는데 본 것처럼 그리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과 무관하게 전통주 면허 취득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전통주도 다른 술과 비교하면 좋은 상황은 아닌데 왜 늘고 있는 걸까요?

지역특산주면허를 취득하면 얻게 되는 혜택이 정말 많거든요.

술에는 정말 많은 세금이 붙습니다. 위스키만 보더라도 가격의 72%가 세금입니다. 그래서 해외 여행 가는 친구가 있다면 1병만 제발 사달라고 사정한 적 있지 않나요?

저만 그랬나요?

지역특산주면허를 가진 양조장에서 생산된 막걸리의 세금은 2.5%에 불과합니다.

약주는 15% 정도인데 다른 면허와 비교하면 50%의 세금감면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증류주도 36%로 줄어드는데 술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면허를 굳이 포기할 이유는 없겠죠?

혜택 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역시 온라인 판매입니다. 스마트스토어에 막걸리나 전통주를 검색하면 구매 가능한 곳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판매자 모두 지역특산주면허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가능합니다.

양조하는 입장에서는 이 면허가 욕심나겠지만 고려할 제약이 있습니다. 거점을 둔 지역 농산물로 전통주를 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막걸리로 예시를 들자면 전북 순창 과수원에서 직접 기르신 무화과로 만드신 지란지교 무화과 탁주가 있으며, 경북 문경의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 막걸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싸죠 ㅜㅜ

문제가 있다면 역시 가격입니다.

전통주 중 가장 판매가 잘되는 ONE소주의 경우 박재범이라는 세일즈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그렇지 못한 양조장은 대중에게 접근할 방법이 제한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에는 가격이 허들로 작동합니다.

우리가 면세점에서 위스키를 선뜻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먹고 싶은 것도 있지만요.

전통주 면허를 통해 세금까지 감면된 막걸리가 비싼 건 소비자 입장에서 허들로 작동합니다. 예시로 말씀드린 오미자 막걸리는 희양산 막걸리를 포함한 총 3병을 3만 원에 판매 중입니다.

가격을 본 순간 다른 대체품이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농산물과 국내산 쌀을 사용해 생산단가가 높은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시선에서는 아직 막걸리는 저렴한 술이고, 막걸리의 프리미엄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전통주를 구매하시는 분들에게 구매한 이유를 물어본 질문에 선물용이라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전통주 구매 후기를 살펴보더라도 선물용으로 구매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중이 마시는 술이라는 포지션을 가져올 수는 없지만,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기 좋은 맛있는 술이라는 포지션은 챙길 수 있지 않을까요?

따로 놀고 있는 상황

막걸리 세법 개정

전통주를 제조하는 양조장은 체험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화도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양조장인 금풍양조의 경우 막걸리 시음과 막걸리 제조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양조장 프로그램을 살펴보더라도 와인 족욕이나 주조 프로그램이 같이 운영 중입니다.

이런 노력과는 별개로 기관은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습니다. 막걸리 세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향료나 색소를 넣어도 막걸리나 탁주라는 이름을 쓸 수 있게 고치는 내용입니다. 현행 법률 기준으로는 막걸리에 향료나 색소를 넣으면 기타주류로 분리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오미자 막걸리, 무화과 막걸리 등은 실제 과일을 사용해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그런데 향료나 색소만으로 넣게 되면 바나나맛 우유처럼 합성 향료로 제작된 과일 막걸리가 탄생합니다.

의견을 통일해주세요

전통주 면허는 지역 농산물을 사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습니다.

향료로 막걸리를 제작할 수 있게 되면 특산주 면허가 굳이 필요할까에 대해서는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주의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맞춰 가는 중인데 갑자기 저렴한 시장을 구축하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싼 게 판다고 사는 것도 아닌데요.

물론, 통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막걸리를 저렴한 술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관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막걸리와는 별개로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전략을 추구할 수 있겠죠.

모든 전략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전통주 면허에서 제공해주는 혜택과 전혀 따로 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소비자들도 프리미엄 전통주를 선물하기 좋은 술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저렴한 막걸리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나 손발이 안 맞을 수가 있나 신기하기 그지없습니다.

막걸리가 애매한 포지션에 위치한 지금 소비자, 공급자, 기관 모두가 따로 노는 모습도 참 어이가 없긴 합니다.

프리미엄 전통주 시장을 바라면서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 내용 중 전통주를 가지고 오프라인 좌담회를 가진 내용이 있습니다. 전통주에 대한 이야기를 필터 없이 나눴던 대화를 보면 모든 내용이 부정적이었습니다.

아직 옛날 느낌이 있다.

인스타에 찍어 올리기 좋은 패키지면 좋겠다.

폰트가 나이 들어 보인다.

병이 너무 끈적거린다.

가격이랑 접근성이 너무 아쉽다.

사실 이 내용 모두가 인정되는 부분이기도 하면서 오히려 공략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통주 이름을 보면 좀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문경바람 백자 25, 계룡산 산삼주 금수강산

저한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전통주는 토끼 소주였습니다.

소주 맛은 흐릿해도 토끼라는 네이밍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거든요. 술 맛을 디벨롭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마케팅과 프로모션 그리고 패키징에 대해 투자하는 것도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오래 전 맛있게 먹었던 우도 땅콩 막걸리를 떠올려 보며 오늘의 이야기도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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