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킹은 필수적이지만, 은행은 그렇지 않다. (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
빌 게이츠

💡 Today's Comments
- 연말결산을 하게 되면 자본 상태에 대한 체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인터넷은행을 잘 쓰지 않는 절 발견하면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인터넷은행의 지금은 어떨까?
- 조사하면서 알게 됐지만 인터넷은행은 전체 대출 중 30%를 중, 저신용자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기업 대출도 진행할 수 없고요. 많은 제약 속에서도 순이자마진을 시중은행보다 높게 유지했습니다.
- 고신용자 대상의 수익률 좋은 상품을 제공하지 못하는 인터넷은행은 경제적 해자를 갖췄을까요? 해석에 따라 갖췄을 수도 있고 아직 멀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용자와 금융 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의 강점이 존재하는데 은행의 본질은 뭘까요?
인터넷은행 짚어보기 (2025)
다들 주로 쓰시는 은행이 어떻게 되시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토스나 카카오뱅크같은 인터넷은행*을 쓸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토스의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토스는 누적 가입자 3000만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2030세대 10명 중 9명은 토스를 가입했다고 하니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게 좀 더 빠를 겁니다.
다른 인터넷은행들도 비슷한 고객 패턴을 보입니다.
아무래도 앱 기반의 금융 서비스라 그런지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 주요 고객인 2030세대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의 연체율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중입니다. 카카오뱅크의 20대 연체율은 4년 새 1.5%나 상승했고, 토스뱅크는 2%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0.5% 내외인 걸 감안하면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죠.
2030이 핵심 고객인 인터넷은행 정말 괜찮을 걸까요?
*인터넷은행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이 정확한 명칭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다만, 원활한 설명을 위해 인터넷은행이라고 하겠습니다.

부실채권이 늘고 있다고?
대손상각비(Loan Loss Provision, LLP)라는 게 있습니다.
빌려준 돈 중에서 못 받을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미리 비용으로 잡아두는 겁니다. 은행은 사람들이 예치한 금액을 바탕으로 대출을 제공해 수수료를 창출하는 산업입니다.
그런데 예치금은 거래가 자주 발생하는 반면 대출은 실행과 회수에 있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환을 못 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미리 비용을 처리해둬야 뱅크런과 같은 문제를 막을 수 있겠죠?
쉽게 말해 보험금이라 보시면 좋습니다.
그런데 토스의 대손상각비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위험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상환 능력 약화로 인한 연체율이 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은행인데 대손상각비는 당연히 있을 수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런데 시중은행이랑 비교해보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토스의 전체 자산은 42조원이며, 신한은행은 630조 정도 됩니다. 자산 규모가 거진 15배나 차이나죠. 그런데 대손상각비 규모는 고작 2배 정도에 불과합니다. 토스는 2580억이지만 신한은행은 4,700억이거든요.
물론, 자산만으로 비교하는 건 무식한 계산일 수 있지만 부실 대출이 발생할 경우 더 크게 타격을 받는 건 인터넷은행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인터넷은행은 25년 상반기에 512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각, 매각해 털어냈습니다.
부실채권 처리는 모든 은행이 비슷하게 처리하고 있다지만 부실채권 상각, 매각 규모가 1년 새 30%나 증가했으며 이런 불량 채권 문제는 인터넷은행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거죠.

2030세대의 연체 증가
토스는 간편 송금과 무제한 무료 이체를 바탕으로 금융권에 존재하던 규제를 혁파해나갔습니다. 편리한 UI/UX와 앱 사용을 바탕으로 빠르게 고객 확보를 이뤄냈습니다. 카카오뱅크도 토스와 마찬가지로 손쉬운 접근성을 바탕으로 성장했고요.
창구에 가서 인터넷은행 사용을 신청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누구나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 변화에 토스가 기여한 바가 결코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편하다는 뜻은 다른 의도를 가진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중고 사기가 있는데요. 중고거래 사기 계좌로 토스뱅크를 활용한 사례는 끊임없이 증가했으며, 24년 기준 신고된 사기계좌 중 88%는 토스뱅크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토스뱅크가 대응을 안 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더치트와 경찰청과의 협력을 통해 사기의심계좌로 송금을 시도할 경우 사기의심 안내 문구를 띄우는 등 나름대로 대처를 했거든요.
나쁜 목적을 가지고 이용한 사람이 잘못이긴 하지만 누구나 편하게 사용한다는 장점이 다른 쪽에서도 문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2030세대의 연체처럼 말이죠.

인터넷은행은 대출 진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쉽습니다.
버튼만 딸깍 누르면 바로 대출이 완료되며, 비상금 대출은 3분도 걸리지 않고 승인이 떨어집니다. 근데 문제가 있다면 이런 소액 기반의 대출에서 꾸준히 연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3사의 비상금 대출 연체액이 일년만에 두배로 증가했다는 기사가 있었으며, 연체액 중 2030세대의 비중이 거진 70%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선, 오해하면 안 될 것이 결코 세대별 갈등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금융태도 점수가 낮은 이용자가 금융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 어떤 선택을 취할까요?
현명한 투자 전략을 갖추고 금융 자산을 만들어갈까요?
아니면 가즈아! 하고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고 있을까요?
현명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좀 더 많은 인터넷은행은 이들을 서비스에 흡수한 것과 동시에 이들이 만들어 낼 부채 또한 같이 짊어진 겁니다.
경쟁사의 진입을 막고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갖춘 경쟁 우위를 경제적 해자라고 합니다. 인터넷은행이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바탕으로 경제적 해자를 진정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살짝 의문이 드는 지표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터넷은행에서 연체와 같은 문제가 자주 등장하는지 한 번 자세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또 나름의 경제적 해자를 갖췄는지도요.

차별 당하는 인터넷은행
중, 저신용자 대출 비중 30%
인터넷은행은 신규 대출 금액의 30% 이상을 중, 저신용자(신용점수 하위 50% 이하)에게 공급해야 합니다. 이는 기존 금융권 이용이 어려웠던 신파일러*에게 더 넓은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 목표와도 연관이 있죠.
전체 국민 중 4분의 1은 신파일러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중, 저신용자 비율을 생각보다 높습니다. 사회초년생인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이 50% 이상일 정도로 비중이 높았습니다. 그런 탓에 인터넷은행 신규인가에 대한 평가항목에서도 포용성이라는 항목이 있는데요. 기존 금융권의 주된 고객군이 아닌 차별화된 고객군을 목표로 둬야 한다는 거죠.
- 주요 심사 항목
- 자금조달 안정성
- 사업계획 혁신성
- 사업계획 포용성
- 실현가능성
그래서 인터넷은행은 필연적으로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와 SOHO등급 4등급 이하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고신용의 좋은 대출 상품을 확대할 수 있으니깐요.
그런데 중, 저신용자 고객을 아무리 모집하더라도 인터넷은행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대출 1300조 중 중소기업은 1000조, 대기업은 300조라고 하지만 상환 능력을 비교하면 어디가 훨씬 안정적인 곳인지 예상되지 않나요?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은 4배나 상승했다는 내용도 있으며 인터넷은행이 제공해준 대출 채권 중 기업대출 부문의 무수익여신은 61.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물론, 금액(200억 정도)은 그리 크지 않지만 중요한 건 돈 많이 버는 핵심 고객이 인터넷은행에 없다는 거죠.
*신파일러(Thin filer) : 서류가 얇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금융거래정보가 거의 없는 사람을 의미함

대기업 대출도 안 됨
그러면 인터넷은행한테 대기업 대출을 막은 건 차별일까요? 아니면 필요한 조치일까요?
이건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토스나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억지 규제라고 할 가능성이 크겠죠.
그런데 은행의 본질은 뭘까요?
편리한 금융 접근성일까요? 아니면 고객일까요?
저는 얼마나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냐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인터넷은행은 각각 아래와 같은 자산을 보유한 반면에 시중은행은 10배에 달하는 자산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중 4대 은행의 평균 자산은 600조에 달하며, 이 자산은 여러 포트폴리오를 통해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산이 차이난다는 건 대출 상품에 있어서도 비슷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은행 | 카카오뱅크 | 케이뱅크 | 토스뱅크 |
|---|---|---|---|
| 총자산(조원) - 추정치 | 70 | 30 | 33 |
이것도 사다리 걷어차기 개념으로 봐야 하지 않냐? 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은행의 자산 규모로는 대기업의 대출금액을 감당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2조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했습니다. 하이닉스도 기본 몇천억 원대의 대출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이정도 금액을 인터넷은행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지금도 인터넷은행은 높은 연체율로 발생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LCR 비율을 400~600%대로 맞춰놓은 상황입니다. 반면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보다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LCR의 규제 비율의 근사치인 100%로 유지하고 있고요.
숫자만 봐서는 인터넷은행이 더 좋은 게 아닌가 싶겠지만, LCR 비율이 높다는 것은 유동성 비효율을 뜻합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돈을 돌리고 있지 못 한 상황인거죠.
대출은 본디 장기 거래로서 돈의 움직임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예치금같은 경우 규모는 작더라도 그 빈도는 엄청 많은 편인데요.
예치금을 가지고 대출 장사를 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산 규모가 많을수록 유리할 거고, 정부 입장에서는 그 유동성과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중은행에게 높은 금액의 대출을 관리하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거죠.
*LCR(Liquidity Coverage Ratio) :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이라는 뜻으로 은행이 30일간의 단기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도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

제법 순항 중인 인터넷은행
뛰어난 순이자마진 관리
이렇게만 따지면 인터넷은행이 본질적으로 불리한 것처럼 보이니 긍정적인 측면도 한 번 다뤄볼까요?
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얼마나 효율적으로 돈을 벌었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자산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중은행보다 높은 순이자마진을 자랑합니다. 금리 인하나 환율 상승 등의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 마진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 시중은행의 마진은 평균 1.5% 정도지만 인터넷은행은 2% 이상 되거든요.

중, 저신용자 대출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은 이자장사 효율을 최대치까지 뽑아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효율은 또 다시 규제에 따라 흔들릴 수도 있게 됩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순이자마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는데 토스뱅크의 순이자마진은 상승했지만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 배경에는 25년도에 이뤄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있었습니다.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을 다루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안정적인 수익(이자)을 창출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상품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출시 이후 대환대출을 통해 갈아탈 경우 대환 수수료를 대신 지불해주는 프로모션과 우대금리 적용을 통해 시장의 주담대를 흡수했습니다.
그 결과 대출 비중 중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전년 대비 38%나 급증했고요.
그리고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카카오뱅크에 큰 영향을 끼쳤고 순이자마진에도 타격을 제공했죠.
(24년 - 12조 6천 억, 23년 9조 1천 억)

이용자를 늘리면 됨
그런데 토스는 주택담보대출을 운영하지 않은 탓에 이 위험에서 빗겨나갔습니다.
26년 이후에는 취급할 계획이 있다고 하지만 토스는 순이자마진을 꾸준히 상승시켜나갔습니다. 이건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하든 하지 않든 토스는 꾸준한 수익을 낼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앞에서는 연체 규모가 늘고 있다고 말했으면서 지금와서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하니 조금 이상하게 들리지 않나요?
순이자마진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출 금리를 높이거나 수익률이 높은 대출 비중을 늘리거나 예금 금리를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예치금(예금)을 늘리는 겁니다.
전체 자산이 늘어나면 그 비율은 자연스레 조정되거든요. 그리고 은행이 효율 좋은 상품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치금 확대 또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치금 규모가 늘어날수록 이자 수익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인터넷은행(토스)의 장점이 발휘됩니다.
사용자 유입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 시중은행에 비해 고액자산가가 부족할 수 있지만 신규 이용자 증가로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토스가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매력적인 상품을 취급하지 않아도 순이자마진을 계속 상승시킬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이게 영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한민국의 인구수는 제한적이고 이미 토스가 밝혔듯 20, 30대 10명 중 9명은 토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잖아요. 글로벌 뱅킹이 돼서 새로운 사람을 유입시키지 않는 한 인원 증가는 한계를 맞이할 겁니다. 그렇기에 수익률 좋은 상품과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구축되어야 하는데 26년 이후부터 주택담보대출도 다룬다고 하잖아요?
얼추 모든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해석된다는 겁니다.
*NIM 공식 = (이자수익 - 이자비용) / 총자산

다른 길을 찾아야겠죠?
사람이 많다고 수익도 좋을까?
인터넷은행에게 주어진 규제는 근시일 내 해결되지는 않을겁니다.
최소 몇 개월에서 최대 몇십 년까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죠. 그래서 코로나와 같은 특수기를 제외한다면 인터넷은행이 주목받을 이벤트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케이뱅크도 코로나 시기를 맞이해 호황을 누렸지만 지속적인 수수료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용자는 1,500만 명이나 확보했다고 하지만 그 숫자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은행 산업이 디지털 혁신을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규제에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당국의 규제 해제를 요구할 수 있으나 해결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토스도 간편 송금에서도 막히고 은행 출범에서도 막히는 등 다사다난한 여정을 거쳐왔으니깐요.
그래서 인터넷은행은 규제를 해소할 수 있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뱅킹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토스는 결제와 증권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토스 증권은 워낙 유명하니 말 할 필요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외화증권 위탁매매 거래 점유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 토스는 결제 시장 점령까지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결제를 점령하고 싶은 토스
음식점이나 가게에서 뭔가를 구매하면 결제할 때 쓰는 카드리더기 있잖아요.
최근에 토스가 만든 카드리더기 보신 적 없나요?
토스 프론트라 불리는 이 기계는 밴(VAN)사나 밴 대리점한테 단말기 비용을 대신 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상공인 대상으로 결제 기계가 널리 퍼지게 됐고요. 결제 단말기를 퍼트린 것에 대해 여러 이유가 있지만 토스 입장에서 결제 시장이 앞으로의 수익 창구라 본다는 겁니다.
10주년 간담회에서 주요 기능으로 얼굴결제(손 쉬운 결제)를 언급했는데 이걸 위해서는 고유의 단말기가 가게에 보급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비용을 과투자하면서 이 기계를 시장에 퍼트리는 데 집중하고 있고요.

여기서 VAN사의 역할을 모르는 분들이 있을 수 있어 첨언하자면 VAN사는 카드사와 카드 가맹점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합니다. 결제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필요한 중개업자라 봐도 좋습니다. 그래서 업장에서 이용하는 카드단말기나 POS 단말기는 모두 VAN(Value Added Network)이라 보셔도 됩니다.
다만, 이 VAN은 데이터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담당하지 매출 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걸 해결해주는 역할로 PG사가 등장합니다. PG(Payments Gateway)는 여러 곳의 카드사와 결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주고받는 것과 동시에 매출 정산 서비스도 제공해줍니다.
그래서 토스도 토스페이먼츠라는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고요.
그렇다면 VAN과 PG의 차이가 무엇이냐?
VAN사는 사장님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반대로 PG사는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불하고 결제를 연동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산할 때 카드 수수료 + PG 수수료가 붙을 수밖에 없는데 토스는 이 시장을 노리고 있는 거죠.
이미 온라인 결제 시스템 및 이용자를 잘 갖춰놨으니 모든 결제에서 위너가 되겠다는 거죠.
(토스 페이먼츠 수수료 구조에 따라 정산 방식은 상이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VAN, PG 수수료 정산 방식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을 쓸 특별한 게 있나?
다시 이 내용의 제목인 인터넷은행이 경제적 해자를 갖췄는지 보자면 반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용자 유입과 은행 접근성에서는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건 맞지만 전체 자산 규모로 비교하자면 아직 1/15 정도나 차이가 나고 있으니깐요.
정부 규제가 남아 있는 한 외부 이슈에 계속 흔들리는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고요.
중, 저신용자 대출 의무 공급이나 금융 소외계층 대상의 신용 공급 확대처럼 말이죠.
그리고 앱 접근성이 완벽한 무기냐고 따져봤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는 좁혀질 겁니다. 그래서 은행 산업 측면을 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출, 보험, 투자, 증권, 결제, 송금 등으로 폭넓은 금융 서비스까지 비교해봤을 때는 인터넷은행의 변화속도가 훨씬 빨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겠죠.
제 입장만 놓고 말하자면 저는 토스와 같은 인터넷은행을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토스의 20,30대 10명 중 9명이 가입했다고 하지만 저는 그 중 1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인터넷은행 앱을 잠깐 사용해보면서 왜 쓰지 않았는지 깨달았습니다.
금융에 정말 특별한 서비스가 있냐는 본질적인 질문과 함께 딱히 그런 서비스가 없지 않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지만 제가 느낀 토스 앱은 쉴 새 없이 울리는 캐시워크 앱처럼 느껴졌습니다. 제 사용시간을 담보로 일부 리워드를 제공해주는 게 전부인데 이게 특별한 금융 서비스냐고 말하기에는 조금 이상하잖아요?
그렇기에 저는 인터넷은행의 자본이 시중은행 수준까지 따라오지 않는 한 해자를 완벽히 갖췄다고 판단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Appendix
*공지사항
- 벌써, 25년의 끝이 다가왔네요. 올해 다들 어떠셨나요? 저는 나름 생각했던 바를 이룬 해라 많이 뿌듯한 상태입니다.
- 나름의 결산하는 과정도 거치고자 12월 마지막 레터는 쉬어가고 26년 1월 6일 화요일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많이 이르지만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뉴 이어입니다 :D
영상 버전은 아래 버튼을 통해 만나보세요 :D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