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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커피 알바생이 시작한 디자인 에이전시. 17년만에 7000억원 가치의 상장 기업이 되었다. Tiny 이야기.

2023.08.18 | 조회 8.9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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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섹시 비즈니스

화려하지 않은 비즈니스들을 소개드립니다.

안녕하세요 :) 오늘은 열아홉살의 커피 알바생이었던 앤드류가 디자인 에이전시를 시작으로 7,000억원 기업 가치의 지주회사 Tiny를 만든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Tiny의 창업자 Andrew Wilkinson
Tiny의 창업자 Andrew Wilkinson

오늘 소개하는 Tiny는 크고 작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인수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성장시키는 지주 회사에요. 디자이너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커뮤니티 Dribble, 세계에서 가장 큰 디자인 에이전시 중 하나인 Metalab, 커피 메이커 Aeropress를 비롯해 수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워렌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지주회사로 여러개의 회사들을 사들이고 가치를 높이는 것과 같은 전략이에요. 금융, 소비재에 집중하는 워렌버핏과 다르게 인터넷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방식으로요. 올해 4월 캐나다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경제 상황이 안 좋은 요즘에도 7천억원의 기업 가치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인수해 장기적으로 성장시키는 지주 회사 Tiny의 홈페이지
인터넷 비즈니스를 인수해 장기적으로 성장시키는 지주 회사 Tiny의 홈페이지

Tiny의 기원은 17년 전에 만들어진 디자인 에이전시 Metalab에 있어요.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현금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들을 하나둘씩 살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Metalab은 Tiny의 창업자 앤드류가 바리스타를 그만두고 만든 가짜 웹에이전시에서 시작했습니다.

2006년, 열아홉의 앤드류는 시급 8천원을 받고 커피숍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였어요. 그런데 단골 손님 맥스가 웹사이트를 만들어주고 120만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요. 웹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에 "Freelance Web Design Jobs"를 검색해 몇개의 채용 공고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곧바로 경력 없는 열아홉살의 바리스타에게는 아무도 일을 맡기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깨닫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요. 괜찮은 회사인것처럼 보이는 가짜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거든요. 로고도 만들고 경력도 있는 것처럼 모호한 회사 소개를 적어놓고요. 그리고 웹사이트를 모든 웹디자이너 채용 공고 메일에 보냅니다. 그 가짜 웹사이트가 Tiny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연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만들고 있는 디자인 에이전시 Metalab의 시작이었어요.

디자인 에이전시 Metalab 초기의 웹사이트. 수많은 프로젝트를 잘 진행하고 있는 에이전시인 것처럼 웹사이트를 만들어 수많은 클라이언트에게 콜드 메일을 보냈다.
디자인 에이전시 Metalab 초기의 웹사이트. 수많은 프로젝트를 잘 진행하고 있는 에이전시인 것처럼 웹사이트를 만들어 수많은 클라이언트에게 콜드 메일을 보냈다. "We Help People Make Cool Stuff"는 앤드류가 있어보이기 위해 추가한 문장.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다.

 

앤드류는 Metalab 초기에 유명한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무료로 디자인을 해주겠다는 연락을 굉장히 많이 보냈다고 해요. 믿져야 본전인 그들은 일을 맡겼고, 무료로 정말 좋은 디자인 작업을 해 준 뒤, 추천을 통해 더 많은 클라이언트를 소개 받게 됩니다. 이 전략으로 전공자도, 경력자 아니었지만 네트워크를 쌓아갈 수 있었어요. Slack, Uber와 같은 큰 클라이언트와의 계약을 성사시키죠. Metalab은 꾸준히 현금을 버는 좋은 비즈니스로 성장합니다. 1년 만에 3억원의 매출을 만들어요. 50%가 영업 이익인 구조를 가지고요. 웹디자이너 손님을 흠모했던 바리스타가 1년 만에 자신이 꿈꾸었던 삶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Metalab이 제작에 참여한 제품들. 지금까지 291개의 제품을 런칭했고, 그 중 6개는 유니콘의 반열에 오른 서비스가 되었다. 
Metalab이 제작에 참여한 제품들. 지금까지 291개의 제품을 런칭했고, 그 중 6개는 유니콘의 반열에 오른 서비스가 되었다. 

현금이 많아지면서 투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앤드류가 우연히 읽은 책이 워렌버핏 이야기였어요. 처음으로 회사를 인수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성장시키는 지주회사 개념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일은 재미있고 멋져 보이지만, 실상은 정말 힘들어요. 0에서 1을 만드는 것보다 3에서 10을 만드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좋은 회사를 사서 키우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어요.

 

그렇게 35개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Tiny가 탄생했습니다. 연 매출 700억원에 기업가치는 7천억원이나 되고요.

Tiny가 소유하고 있는 서비스들. 에이전시, 플랫폼, SaaS 등 정말 다양하다.
Tiny가 소유하고 있는 서비스들. 에이전시, 플랫폼, SaaS 등 정말 다양하다.

 

앤드류가 인터넷 비즈니스들을 살 때는 몇가지 핵심 기준들이 있어요. 3년에서 5년 정도 운영된 서비스이면서 연간 매출이 5억 이상은 되어야 해요. 마진율이 높은 BM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인력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안됩니다. 무엇보다 경쟁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경쟁 우위가 있어야 해요. 지배적인 브랜드 파워가 있거나,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는 서비스들인거죠.

Tiny가 구매하는 회사들의 기준
Tiny가 구매하는 회사들의 기준

 

2017년에 인수한 디자이너 커뮤니티 Dribble처럼요. 2017년에 Dribble은 이미 디자이너 사이에서 공고한 자리를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였어요. Dribble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서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던거죠.

괜찮은 비즈니스이지만 비용 구조 비효율적이거나, 경영진이 무너진 회사들을 사서 개선하는 경우도 있다.
괜찮은 비즈니스이지만 비용 구조 비효율적이거나, 경영진이 무너진 회사들을 사서 개선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를 인수한 다음에는 더 큰 회사로 키울 수 있는 경력있는 CEO를 찾아요. 잠재력 높은 무경험자 보다는 해당 산업에서 성공 경험을 해 본 경력자를 선호합니다. 때로는 레퍼런스 체크에만 2천만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훌룡한 CEO를 데려오는 것에 집중해요. 주변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을 찾아 CEO를 맡긴 다음, 앤드류는 또 다른 회사를 알아보러 가는 거에요. 앤드류는 위임을 잘하는 것이 기업가의 핵심 역량이라고 말해요.

 

지주회사라는 구조로 Tiny를 운영하는 건 앤드류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 미친듯이 집중해서 문제를 정의하고 0에서 1 만드는 것을 잘한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열정이 오래가지는 못해요. 매일 매일 디테일하게 진행해야 하는 업무 하는 것에도 약하고요. 짧은 시간 집중해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알아보고, 인수한 뒤 운영은 위임하는 사업 구조를 선택한 건 현명한 결정이었죠.

 

혁신적인 회사를 만드는 일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요. 섹시하고 가슴이 뛰는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앤드류 같이 섹시해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를 사서 키워가는 투자 회사도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어요. 기업가에 혁신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앤드류는 네가지 종류의 기업가가 있다고 이야기 해요.

  • 혁신가 : 부리또라는 음식을 개발한 사람
  • 리믹서 : 부리또를 판매하는 음식점 치폴레를 처음 만드는 사람
  • 스케일 전문가 : 치폴레를 100개 이상의 지역으로 확장시키는 사람
  • 최적화 전문가 : 치폴레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최적화에 집중하는 사람

여러분은 어떤 타입의 기업가인가요?

앤드류가 이야기하는 4가지 타입의 기업가.
앤드류가 이야기하는 4가지 타입의 기업가.

 

몇가지 배울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1. 콜드 메일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앤드류는 경력이 하나 없을 때 잘 나가는 에이전시인 척 웹사이트를 만들어 수백개의 콜드 메일을 보냈어요. 그렇게 만나게 된 첫번째 클라이언트가 Metalab의 시작이 되었던 거죠. 무료로 디자인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보낸 콜드 메일들이 클라이언트 네트워크를 성장시킨 지렛대가 되었고요.
  2. 모든 일을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기업 구조가 있어요. 훌륭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0에서 100까지 모든 일을 잘할 필요가 없어요. 앤드류가 0에서 1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1에서 100 만드는 건 위임했던 것처럼요.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고, 위임을 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Tiny 창업자 앤드류는 매년 한 해를 정리하고, 목표를 기록하는 노트를 쓴다고 해요. 그가 사용하는 노트의 템플릿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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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ju0r

    0
    8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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