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의 창업자가 만든 AI 서비스가 한달에 4억원 이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VC 투자 없이 10명이 안되는 팀원으로 만든 성과입니다. 사무실도 없어요. 20대 창업자가 만든 놀라운 성과에 입이 떡하고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의 여정은 짧지 않았더라고요. 18살에 첫 창업을 시작했거든요. 10년이 걸린 그의 여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번째 사업은 16살 때 시작한 티셔츠 브랜드였습니다. 잘 안되었습니다. 그 뒤로 수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어요. 크립토, 데이팅 앱, 새로운 SNS 시도했어요. 모두 다 잘 안 되었어요. 22살이 될 때까지 6년 동안 실패만 경험했던 거죠. 그러다가 5년전, 23살의 나이에 시작한 서비스가 Jenni AI 였습니다.
대학교에서 만난 개발자 친구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GPT2를 보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건 무엇이야? 라는 질문에 “똥꾸멍” 이라고 말한 GPT2의 매력에 빠져요. 이걸로 뭐든 만들어 봐야 겠다고 생각하죠.
첫번째 버젼은 검색 엔진에 최적화 된 글을 AI의 도움으로 써준다는 개념이었어요.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B2B 서비스였죠. 수많은 콜드 메일을 보내서 초기 고객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월 40만원 정도 되는 매출이 생겼어요. 조금씩 올라 월 200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좋은 신호였지만, 턱없이 부족했죠.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데이빗은 글쓰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페이스북 그룹에 들어가 천천히 사람들과 친해지기 시작해요. 그들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들여다 보려고 했어요. 글을 쓸 때 어떤 부분이 고통스럽고, 귀찮은지 물어본거죠. 커뮤니티에 침투해 대화를 이끌어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첫번째 : Jenni AI의 다양한 기능 중에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하나다.
유저들은 AI가 추천해주는 단어를 통해 문장을 완성시켜주는 Auto Complete 기능 하나에 와우함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되어요.
두번째 : 대학원에서 논문을 작성하는 학생들이 Jenni를 가장 좋아한다.
다양한 잠재 유저를 인터뷰 하면서 Jenni가 집중해야 하는 고객군은 논문을 작성하는 대학원생이라는 걸 알게 되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그들이 Jenni가 제공해주는 기능을 무척 좋아했거든요. 페북 그룹 인터뷰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었습니다.
데이빗은 제니를 더 좁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뾰족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발전시킵니다.
제품을 날카로워지는 사이, 행운이 찾아옵니다. 트위터 인플루언서가 소개한 AI 서비스 리스트에 Jenni가 포함되었거든요. 그리고 그 포스팅은 미친듯이 바이럴이 되었어요. 수백만명이 Jenni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보게 된거죠.
AI 서비스가 SNS에서 바이럴 되기 좋다는 사실을 알게된 데이빗은 틱톡과 인스타 마케팅에 사력을 기울여요. 특히 숏폼을 활용합니다. AI 서비스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기 때문에 숏폼 컨텐츠로서 제격이었거든요. 학생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하고, 그들과 함께 다양한 컨텐츠를 만듭니다. 숏폼을 시작한 첫 달에 700백만 조회수가 나와요. 데이빗의 가설이 맞았던 거죠. 알고보니 2023년은 숏폼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기에 황금 같았던 시기였습니다. 틱톡에서 서비스를 홍보하는 회사는 적은데, 보는 사람들은 많았기에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거든요.
그 뒤에 데이빗은 본질적인 것들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구글 검색에서 쉽게 걸릴 수 있도록 SEO를 진행하고, 퍼널 전환율도 개선하고, 효율이 좋은 페이드 마케팅에는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어요.
그리고 2024년 2월, Jenni는 10명이 안되는 팀원으로 월 매출 4억원이 넘는 서비스가 됩니다. 연 매출은 50억이 넘을 예정이고요. VC 기관 투자를 한번도 받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지분을 데이빗이 갖고 있습니다. 96년생 창업가가 10년 동안 고군분투한 끝에 얻어낸 놀라운 결과죠.
데이빗에게 직접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Q.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월 매출 200만원에서 정체된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구간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나요?
그 시간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회사를 접고 학교로 돌아가는 건 더 싫었어요. 사업을 접고, 교실에 앉아 문학을 공부하는 일상은 끔찍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던 것도 있어요. 계속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크게 성공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어요.
적지만 꾸준히 고객들이 있었던 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게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 갈 동기 부여를 주었으니까요.
Q. 비개발자 창업자로, 코딩을 배워야 하나 고민을 한 적도 있으셨나요?
물론 했죠. 아무리 공부 해도 저는 개발자가 되기 어렵겠더라고요. Y Combinator의 창업자 폴 그레이엄이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3명의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개발을 할 수 있는 사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사람, 돈을 끌어올 수 있는 사람. 저는 개발을 못 하니까, 다른 2개의 분야에서 정말 잘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왔던 것 같아요.
Jenni의 이야기를 통해 배운 점을 정리해 보았어요.
1. 하루 아침에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수많은 실패를 먼저 겪었을 뿐이다.
나이가 어린 성공한 창업자를 보면, 그들이 하루 아침에 성공한 것처럼 보여요. 부럽죠.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조금 더 일찍 도전하고 실패했기에, 더 어린 나이에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거죠.
2. 프로덕트의 컨셉은 작고 뾰족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많은 창업자들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추상적인 서비스를 만들려다가 실패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보통 두가지 이유로 제품의 컨셉을 좁게 정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1) 처음부터 큰 시장을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
2) 타겟 유저가 정확히 어떤 것에 페인 포인트를 느끼는 지 몰라서.
데이빗은 수많은 고객들을 인터뷰 하면서, Jenni가 다루고 있는 문제에 가장 크게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어요. 제품을 뾰족하게 줄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3. 시기에 따라 마케팅의 황금 땅이 생긴다.
2023년에 숏폼은 마케팅의 황금땅이었습니다. 숏폼과 핏이 맞는 제품이라는 점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짜로 노출될 수 있었던 제품들이 많았어요. 노션 템플릿 비즈니스를 운영하던 Easlo, 틱톡에서 섹스 초콜릿을 판 Oliver가 그러한 예시 중에 하나고요.
숏폼이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퍼져 2024년에는 훨씬 경쟁이 심해졌다고 해요. 공급자가 수요자보다 훨씬 작은, 황금 기회가 생기는 순간이 있는 것 같아요.
참고 자료
EO에서 데이빗을 인터뷰 했습니다 :) 좋은 내용이 많아요.
"최악의 질문은 제품을 보여주면서, 어떤 것 같아요? 쓰고 싶나요? 라고 물어보는 거에요. 타겟 유저에게 다가가서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일을 하면서 어떤 부분이 정말 귀찮고 짜증나는지를 알아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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