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클리 코멘트] 우리의 주적은 누구인가
주적이 대체 뭔데요
지방선거 이전부터 극우들과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 사이에서는 주적을 묻는 질문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주적을 북한이라고 하지 않으면 사상이 의심된다는 취지였습니다. 지방선거 운동 기간에는 거리 유세 중인 민주당 후보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반응을 영상으로 올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부실선거 이후 올림픽공원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도 반복되었습니다. 주적이 북한이고 김정은과 시진핑을 상대로 욕설을 할 수 있어야 시위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주적(主敵)이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휴전 이후 수십년 동안 “북한의 위협”은 군사독재 정부의 모든 문제를 덮고 사회를 강력하게 통제하는 명분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주적이라는 단어는 독재 정부가 무너지고 나서야 등장했습니다. 1994년 제네바 핵 협상 당시 북한 당국자로부터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온 것이 계기였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김영삼 정권이 1995년 국방부가 발행하는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이라고 활자로 명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1996년 강릉에 무장공비가 잠수함을 타고 침투한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김대중 정권에서도 주적이라는 표현은 계속 살아남았습니다. 2004년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주적이라는 표현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라는 말이 들어가게 되지만, 이후에도 정부가 바뀔 때마다 표현은 엎치락뒤치락 변화를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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