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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중성화 연구 발표 "새끼가 사라졌다"

서울 길고양이 8년 관찰 연구로 본 중성화(TNR)의 새로운 평가 기준

2026.10.15 | 조회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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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서상혁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내과학 겸임교수
한국수의심장협회 회장 역임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자문위원

 

길고양이 중성화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몇 마리를 수술했는가", "고양이가 몇 마리로 줄었는가"를 주로 봤어요. 그런데 이 두 숫자만으로는 골목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2026년 9월, VIP동물의료센터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SCIE)에 이 점을 보여주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17개 지역을 반복 조사했어요. 8년 동안 전체 고양이 수의 감소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별 변화 없다"고 결론 내리기 쉬운 결과입니다.

논문 원문 보기 (Beyond population size: long-term changes in free-roaming cat population structure during TNR implementation in Seoul)

하지만 무리의 구성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중성화된 고양이의 비율: 2017년 14.0%에서 2023년 66.5%로 높아졌습니다. 번식할 수 없는 고양이가 무리의 다수가 된 거예요.
  • 새끼 고양이 수: 해마다 약 22.9%씩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실제로 태어나는 새끼가 줄고 있다는 뜻입니다.
  • 같은 자리에 남는 고양이: 중성화된 고양이는 다음 조사 때 같은 자리에서 다시 확인될 가능성이 약 3배 높았습니다. 새 고양이로 자꾸 바뀌지 않고 안정적으로 머무는 무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예요.

고양이 수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아도, 번식하는 무리에서 번식하지 않는 무리로 바뀌고 있었던 것입니다. 연구팀이 수술 건수나 개체 수 대신 이런 구조 지표로 중성화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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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길고양이 중성화가 필요할까요

고양이는 번식력이 매우 강한 동물입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연구팀(Nutter 등, 2004)이 길고양이 무리를 추적했더니, 암컷 한 마리가 해마다 평균 1.4번 새끼를 낳았어요. 한 번에 낳는 새끼 수의 중앙값은 3마리였습니다.

더 마음 아픈 숫자도 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태어난 새끼 고양이 169마리 중 127마리(75%)가 생후 6개월이 되기 전에 죽거나 사라졌습니다. 사망 원인으로 가장 많았던 것은 개에게 공격당하거나 차에 치이는 등의 외상이었어요.

많이 태어나지만 대부분은 오래 살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길고양이 중성화의 첫 번째 목적은 이런 출생과 죽음의 반복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TNR

길고양이 중성화는 흔히 TNR이라고 부릅니다. 포획(Trap), 중성화 수술(Neuter), 원래 살던 곳에 돌려보내기(Return)의 앞 글자를 딴 말이에요.

서울시는 2008년부터 해마다 4천~6천 마리 정도의 길고양이에게 이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수술을 마친 고양이는 귀 끝을 살짝 잘라 표시해요. 골목에서 귀 끝이 반듯하게 잘린 고양이를 보셨다면, 이미 중성화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입니다.

다만 오랫동안 이 사업의 성과는 주로 '수술 건수'로 평가됐습니다. 수술을 몇 마리 했는지는 알 수 있었지만, 그 지역 고양이 무리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보여주지는 못했죠.


 

8년 동안 같은 골목을 다시 찾아간 연구

이번 연구는 바로 이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연구팀은 길고양이 관리에 대한 평가가 수술 건수를 넘어서야 한다고 보고, 같은 지역의 고양이 무리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오랫동안 추적했어요.

조사 대상은 주거지, 상업지, 준공업지, 녹지를 아우르는 서울 17개 고정 지역입니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2년 간격으로 찾아갔고, 조사하는 해에는 지역마다 최소 다섯 번씩 같은 경로를 걸었습니다.

고양이를 잡거나 만지지 않고, 사진으로 털 무늬와 생김새를 비교해 한 마리씩 구별했어요. 이렇게 쌓인 기록이 연도별 개체 기록 1,478건입니다. 결과를 지표별로 살펴보겠습니다.

① 중성화율: 무리 안에 번식 못 하는 고양이가 얼마나 되나

  • 2017년 14.0% → 2021년 42.7% → 2023년 66.5%로 꾸준히 올랐습니다.
  • 2025년에는 60.3%로 다소 낮아졌어요.

② 새끼 고양이 수: 번식이 실제로 얼마나 일어나나

  • 연간 약 22.9% 감소로 추정됐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였습니다.
  • 연도별로 보면 중성화율이 높은 해에 새끼 고양이 비율이 낮은 경향도 나타났습니다.
  • 다만 이 관계는 다섯 개 조사연도 자료에 근거한 것이어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③ 정착률: 같은 고양이가 남아 있나, 새 고양이로 바뀌나

  • 이전 조사에서 본 고양이를 다음 조사 때 같은 지역에서 다시 확인한 비율을 비교했습니다.
  • 중성화된 고양이가 다시 확인될 가능성은 중성화되지 않은 고양이의 약 3배(오즈비 3.06)였어요.

참고로 관찰된 전체 고양이 수는 334마리에서 261마리로 21.9% 줄었습니다. 하지만 통계 모델로 분석하면 이 감소는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개체 수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변화가 세 가지 구조 지표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같은 서울, 다른 결과

연구팀은 2023~2025년 사이 지역별 차이도 살펴봤습니다.

구분관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지역(4곳)관리가 흔들린 지역(3곳)
중성화율77.5% → 90.9%67.2% → 31.1%
새끼 고양이 비율5.0% → 0.0%2.4% → 27.8%
다시 확인된 고양이 중 중성화 개체98.8%66.7%
새로 관찰된 고양이42.2%86.7%

중성화율이 높았던 지역도 관리가 느슨해지자 2년 만에 새끼 고양이가 다시 늘었습니다. 도시의 길고양이 무리는 닫혀 있는 집단이 아니에요. 주변에서 새로 들어오는 고양이나 버려지는 고양이가 생기면 그동안 쌓은 성과도 금세 흐려질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강조한 것: TNR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연구팀은 결과를 과장하지 않았습니다. 비교 대조군이 없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만으로 TNR이 이런 변화를 직접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어요.

중성화된 고양이의 정착률이 높았던 이유도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중성화가 행동에 미친 영향일 수도 있고, 돌보는 분이 있는 고양이가 처음부터 수술받을 기회가 더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길고양이 관리 방향을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 평가 기준 바꾸기: 수술 건수 대신 일정 구역의 중성화율, 새끼 고양이 비율, 개체 교체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예산과 사업 평가에도 이 지표를 연결하는 방안
  • 시기와 장소 정하기: 번식기가 오기 전에, 필요한 지역에 집중해서 중성화
  • 취약 지역 다시 찾기: 관리가 흔들리는 곳은 반복해서 추적 관찰
  • 새끼 고양이 조기 관리: 일찍 발견해 임시보호와 입양으로 연결
  • 함께 관리하기: 입양, 보호소 연계, 돌봄 활동가와의 협력, 음식물 쓰레기 같은 먹이 환경 관리

2025년에 중성화율이 소폭 낮아지고 새끼 고양이 비율이 다시 오른 것을 두고, 연구팀은 높은 중성화율을 오래 유지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고 해석했습니다. 수술 이후에도 꾸준히 지켜보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집 고양이에게 중성화는 어떤 의미일까요

길고양이에게 중성화가 무리 전체를 위한 일이라면, 집에 있는 반려동물에게는 한 마리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고양이: "5개월 이전 중성화"가 권장 기준이 됐습니다

2016년 미국 수의사 태스크포스는 고양이 중성화 권장 시기를 생후 5개월 이전으로 앞당겼습니다. 이후 미국수의사회(AVMA), 미국동물병원협회(AAHA), 미국고양이수의사회(AAFP) 등이 이 기준을 지지하고 있어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선종양 예방: 고양이 유선종양은 80~90%가 악성입니다. 생후 6개월 이전에 중성화한 고양이는 유선종양 위험이 91%, 1살 이전에 중성화한 고양이는 86% 낮았습니다(Overley 등, 2005).
  • 생식기 응급질환 예방: 자궁축농증이나 난산 같은 응급 상황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 원치 않는 임신 방지: 고양이는 생후 4개월에도 임신할 수 있어요.
  • 행동 문제 감소: 집 밖으로 나가려는 행동이나 영역 표시 소변(스프레이)이 줄어, 파양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음 단계: 수술 없는 중성화 연구

수의학계에서는 수술하지 않고 번식을 막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2023년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미국 연구(Vansandt 등)에서는 암컷 고양이 6마리에게 난소 발달을 억제하는 호르몬(항뮬러관호르몬)의 유전자를 주사 한 번으로 전달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2년 넘게 관찰하는 동안 두 차례 교배 실험에서 한 마리도 임신하지 않았습니다.
  • 같은 조건의 대조군 고양이 3마리는 모두 새끼를 낳았어요.
  • 성호르몬 수치와 발정 주기는 유지됐고, 확인된 이상 반응은 주사 부위가 일시적으로 붓는 정도였습니다.

2025년에는 생후 2~3개월 새끼 고양이에게 같은 방식을 적용한 후속 연구(Godin 등)가 나왔습니다. 처치받은 암컷은 모두 임신하지 않았어요.

다만 아직은 실험 단계이고, 대상 동물 수도 적습니다. 지금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래도 많은 길고양이를 한꺼번에 관리해야 하는 현장에서 앞으로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치며

길고양이 관리는 수술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같은 골목을 다시 찾아가 살피는 꾸준한 관심이 이어질 때 비로소 결실을 맺습니다.

거리에서 태어나 짧은 삶을 마감하는 생명이 줄어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변화입니다. 오늘 내 곁을 지키는 반려묘 역시 한때 그 골목에서 삶을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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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Cho Y, Byun JH, Hwang BR, Lee Y. Beyond population size: long-term changes in free-roaming cat population structure during TNR implementation in Seoul. Front Vet Sci. 2026;13:1887137. https://doi.org/10.3389/fvets.2026.1887137
  2. Nutter FB, Levine JF, Stoskopf MK. Reproductive capacity of free-roaming domestic cats and kitten survival rate. JAVMA. 2004;225(9):1399-1402. JAVMA. 2004;225(9):1399-1402.
  3. Overley B, Shofer FS, Goldschmidt MH, et al. Association between ovarihysterectomy and feline mammary carcinoma. J Vet Intern Med. 2005;19(4):560-563.
  4. Hart BL, Hart LA, Thigpen AP, Willits NH. Assisting decision-making on age of neutering for 35 breeds of dogs: associated joint disorders, cancers, and urinary incontinence. Front Vet Sci. 2020;7:388.
  5. Quimby J, Gowland S, Carney HC, et al. 2021 AAHA/AAFP Feline Life Stage Guidelines. J Feline Med Surg. 2021;23(3):211-233.
  6. Vansandt LM, Meinsohn MC, Godin P, et al. Durable contraception in the female domestic cat using viral-vectored delivery of a feline anti-Müllerian hormone transgene. Nat Commun. 2023;14:3140.
  7. Godin P, et al. Gene therapy delivery of anti-Müllerian hormone in prepubertal female domestic cats induces long-term sterilization. Nat Commun. 2025.
  8. 서울특별시.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운영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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