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ANDER] 1호 : 슬픔에 이름 붙이기

2026.04.12 |

마음이 요동칠 때, 저는 그 동요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그 감정을 계속 안고 갈지, 아니면 소모적인 감정으로 분류해 흘려보낼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규정되지 않은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소란은 의외로 쉽게 가라앉기도 합니다.

첨부 이미지

최근 『슬픔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에서 제 마음을 붙잡은 단어는 ‘보란더(volander)’였습니다.

 

보란더(volander) 

명사

비행기 창문을 통해 세상을 내려다보며 느끼는 천상의 기분.절대로 직접 보지 못할 멀리 떨어진 장소들을 얼핏 볼 수 있고, 마음을 자유로이 산만하게 만들며 땅 위에서는 다들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보려 애쓸 수 있다.

당신이 느껴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시각

* 어원: 라틴어volare(날다)+solander(지도를 보관하는 데 사용하는 책 모양의 상자)

 

설명을 읽는 것만으로도 비행기 창가 좌석에 앉아 구름 아래 세상을 내다보는 기분이 듭니다.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여행을 떠나고, 다시 그 일상을 벗어날 꿈을 꾸며 오늘을 버텨냅니다.  우리의 감정 역시 이 ‘보란더’의 시선처럼 한 걸음 떨어져 내려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 회사 일로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마음속 지옥은 결국 본인이 만드는 거야.” 

 

정작 저 역시 스스로 만든 지옥에서 수없이 헤매면서 말입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감정을 내려다보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평생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그 숙제 같은 마음을 안고 연극 <삼매경>을 보았습니다. 

주인공 춘성은 35년 전 실패했다고 믿는 연극 속 배역에 갇혀 평생을 괴로워하는 배우입니다. 마침내 과거로 돌아가 그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얻었지만, 그는 역설적으로 완성을 단념합니다.

자신을 붙잡고 있던 건 실제의 실패가 아니라, 실패했다고 믿는 자기 자신이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완성을 향해 달려온 그 ‘미완의 과정’ 자체가 이미 충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그는 무대를 떠나며 이렇게 말합니다.

 

“안녕, 나의 아름다운 미완성.”

 

오늘 여러분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슬픔이 있다면, 잠시 비행기 창가 좌석에 앉아보셨으면 합니다. 지금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도 아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흘러가는 풍경 중 하나일 뿐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아직 결론 나지 않았어도 괜찮습니다. 미완성인 채로 높은 곳을 비행하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 보란더의 시선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적 재구성(Cognitive Restructuring)’은 어떤 사건을 바라보는 틀을 바꿈으로써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법입니다. 우리가 감정에 ‘보란더’라는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나를 지옥으로 밀어 넣던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그 풍경을 감상하는 ‘관찰자’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일입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패나 위기를 겪을 때 그 감정에 매몰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경영자나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이 '객관적 분리'의 감각입니다. 슬픔이나 좌절에 ‘미완성’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데이터가 됩니다.

 

당신이 오늘 이름 붙인 그 감정은,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려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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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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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부터지금까지의 프로필 이미지

    처음부터지금까지

    1
    약 8시간 전

    괜히 조금 울적한 감정이 드는데, 슬프다 보다는 위안 같아요. 감사합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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