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ANDER] 3호: 무가치함이라는 불안을 건너 '나만의 매트'에 서는 법

당신이 오늘 내딛는 그 망설임은, 이미 완성을 향한 수련의 시작이 아닐까요?

2026.04.26 |

 

 저는 요가를 가기 전 샤워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매트 위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다 보면 방심한 틈에 자신의 체취를 맡게 되기도 하고, 선생님의 핸즈온(Hands-on)을 기다리는 수련생으로서 일종의 예의라고 생각하는 저만의 작은 의식이죠. 요가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요가원에 오는 길 자체도 이미 수련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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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 위에 서기까지의 망설임, 옷을 챙겨 입고 문을 나서는 그 의지 자체가 이미 수행의 절반이라는 뜻이겠지요. 가기 싫은 마음과 치열하게 갈등하고, 쏟아지는 귀찮음을 이겨내며 문밖을 나섰던 그 모든 순간도 실은 의미 있는 수련이었던 셈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마음 그 자체에 가치를 두는 이 말은, 막막함 속에서 주저하던 저에게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작지만 단단한 용기를 주었습니다.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20년 가까이 회사 생활을 해오며, 저는 스스로를 그리 성공한 케이스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왔지만 남들보다 독보적이지도 않았죠. 나를 알아주지 않는 회사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좀 다릅니다. 미래의 나를 위해 국민연금을 꼬박꼬박 벌어다 준 참으로 고마운 곳이었으니까요. (덕분에 뒤늦은 인류애가 샘솟습니다.)

 최근 '퍼스널 모노폴리(Personal Monopoly, 개인의 독점력)'라는 단어를 접하게 됩니다. 조직의 이름표를 떼고도 혼자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뜻합니다. 과거의 일이 '버티는 수련'이었다면, 이제는 '나만의 고유한 관점을 쌓는 수련'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제목처럼, 사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조직 안에서 대체 가능한 부품처럼 느껴질 때, 공들여 쌓아온 경력이 껍데기처럼 여겨질 때의 그 허망한 무기력말입니다. 나만의 독점력은 바로 그 '무가치함'이라는 불안을 직면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단순히 남들이 정해준 '생계'나 '경력'의 트랙 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가치를 고민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회사 생활로 단련된 제 맷집은 이제 꽤 훌륭한 비료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뉴스레터라는 새로운 매트 위에서 '나만의 독점력'이라는 고난도 동작을 시도하며 비틀거리고 있죠. 회사라는 안전바 없이 혼자 서보겠다고 기우뚱거리는 꼴이 영 어설프지만, 이 휘청거림조차 제가 선택한 수련이라 생각하니 제법 즐겁습니다.


🎙️ 부기장의 한마디 : 같은 비행, 다른 시선

  인간의 무가치함은 보통 일을 통해 평가되고 평가는 타인의 시선에 의해 결정되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증명하려 애씁니다.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적어도 무가치하지는 않다는 것을요. 하지만 그 노력의 방향이 타인의 기준에만 맞춰져 있다면, 우리는 끝내 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 싸워야 할 것은 '무가치함' 그 자체가 아니라, '남들의 기준으로 나를 가치 매기려는 습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의 평가로부터 조금 더 무심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비로소 나만의 매트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가치의 기준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집시다.

그래야 비로소 나만의 비행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 보란더의 시선

  비행기 창밖에서 내려다보면, 그동안의 회사 생활은 실패나 성공이라는 단어로 규정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밑거름입니다. 성공하지 못했다고 느꼈던 그 시간들이 실은 '나만의 관점'을 만들기 위한 지독한 관찰의 시간이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성공의 기준을 '남들보다 뛰어난 것'에서 '나만의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로 재정의해 본다면, 요가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처럼 우리의 모든 시작은 이미 그 자체로 완성에 가깝습니다.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 홀로서기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오늘 내딛는 그 '시작'이라는 수련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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