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VC의 적절한 장기 인센티브설정의 중요성

적절한 장기 인센티브의 설계는 VC의 장기적 성공의 키

2023.06.26 | 조회 8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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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의 테크인사이트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처 펀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털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지난 주말에는 골드만삭스시절 후배의 결혼식이 있어서 처음으로 콜로라도에 다녀왔습니다. 우연히도 남편분과 제가 같은 시기에 시카고대학교의 MBA과정에 있었는데요, 남편분과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남편분이랑 공통적으로 아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특이하게도 신랑신부 양쪽에 아는 사람이 많은 결혼식이었는데요, 당연히 콜로라도의 마운틴 결혼식도 너무 좋았고, 골드만 동기 및 선배부터 MBA시절 친구들까지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나서 즐거운 주말이었습니다. 다만, 해발 2,000m가 넘는 곳인 데다가 이동이 길어서 아이에게 많이 쉽지 않은 여행이어서 컨디션이 안 좋아지기도 했는데요, 또 금방 회복해 준 아이에게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이 열린 콜로라도의 Estate Park
결혼식이 열린 콜로라도의 Estate Park

미국 벤처캐피털 시장과 한국 벤처캐피털 시장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팀원에 대한 장기 인센티브의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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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펀드에 투자하는 LP (Limited Partners)는 VC에 두 가지 유형의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첫 번째 수수료는 관리보수입니다. LP는 투자를 한 후 정기적으로 이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VC들은 이 돈으로 파트너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급여를 지급합니다.

다른 유형의 수수료는 장기 인센티브입니다. 소위 '캐리'라고 불리는 성공 보수입니다. 일반적으로 VC는 모든 원금을 LP에게 돌려준 후 남은 수익에서 20%를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LP가 100달러를 투자하여 500달러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VC는 400달러의 수익 중 20%를 본인들의 장기 인센티브로 가져갑니다. 

장기 인센티브의 구조를 올바르게 설정하는 것은 LP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극단적인 예로, 장기 인센티브가 없고 대신 높은 관리 수수료만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VC는 투자 수익률이 아무리 나빠도 관리 수수료로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VC도 종종 있다고 하는데요, VC에 투자를 하는 LP로서 이런 유형의 펀드는 피해야 합니다.

VC의 파트너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을 위해 적절한 장기 인센티브의 구조를 설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요컨대, 투자 프로세스에 깊이 관여하는 사람들은 장기적인 인센티브를 받을 자격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투자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없으므로 월급만 받고 대충대충 일을 하면서 금방 회사를 떠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됩니다.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미국보다 한국 벤처캐피털의 팀원들의 인센티브 구조가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당연히 미국에서도 장기 인센티브의 상당 부분을 파트너들이 가져가긴 하지만, '얼마나 큰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인센티브를 부여할 때 몇 년에 나눠서 인센티브를 주는가를 정하는 베스팅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미국에서는 팀원이 몇 년만 일하고 회사를 떠나더라도 장기 인센티브를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VC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팀원들은 혹시 VC에 몇 년만 있게 되더라도 소속되어 있는 사이에는 가장 좋은 투자를 하도록 동기부여가 됩니다. 

팀원들에 대한 장기 인센티브의 설정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언젠가 파트너가 은퇴하고 다른 누군가가 파트너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기 인센티브를 타이틀에 맞게 구성원들에게 적절하게 분배함으로써 승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결국에는 파트너에게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는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경험한 벤처캐피털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포트폴리오 펀드 중 하나인 Upfront도 좋은 예입니다. 현재 20년 이상의 역사를 갖는 Upfront를 이끌고 있는 마크 서스터씨는 두 번째 간판 얼굴입니다. 50년 전에 설립된 세쿼이아 캐피털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세쿼이아 캐피털이 오랜 기간 동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차례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국내 VC의 역사가 짧다 보니 세대교체를 경험한 VC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시작해야 하며, 그 첫걸음은 구성원 모두에게 적합한 장기적인 인센티브 구조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제 정보는 빠르게 흘러갑니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사람들은 장기 인센티브에 대한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지 빠르게 알게 될 것입니다. 즉, VC들이 충분히 빠르게 적응하여 올바른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앞서가는 경쟁 VC에게 좋은 인재를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미국에는 세대교체에 성공한 VC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VC도 있습니다. 당연히 변화에 뒤처진 VC들이 결국 경쟁 우위를 잃고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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