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얼마 전 태어난 딸아이의 100일이었습니다. 한국이었다면 100일 상에 필요한 것들을 간단히 주문할 수 있었겠지만, 당연히 샌프란시스코에는 그런 서비스가 없기에 집에서 간단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일본에도 100일 잔치와 비슷한 문화가 있기에 그 요소도 넣어서 한국식, 일본식, 서양식 세 가지가 적당히 섞여있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친구들도 불러 낮부터 느긋히 술도 한잔씩 마시면서 보냈기에 전체적으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FTX는 최근 가장 핫한 뉴스입니다. 어떻게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 거래소가 며칠 만에 사라졌을까요? 세쿼이아에서, 타이거, 블랙록까지, 매우 많은 저명한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으며 FTX는 급속히 성장했고 CEO이자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통칭 SBF)는 다음 세대의 워런 버핏이라고까지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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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SBF를 강하게 비난하며 그를 사기꾼 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SBF의 트윗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당연히 그도 이런 사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디까지가 진짜 이야기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인지 몇 안 되는 사람들만이 진실을 알 것입니다. 다만 지금 SBF나 FTX를 탓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앞으로 나아갈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선, 모든 암호 자산 프로젝트의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TX의 문제는 바이낸스(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FTX의 암호화폐인 FTT를 청산하겠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FTT의 최대 보유자 중 한 명인 바이낸스는 FTT를 5%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이낸스의 발표는 시장에 큰 임팩트가 있었고 다른 FTT 홀더들도 속속 자신의 지분을 정산해 낸 것입니다. 그 결과 당연히 FTT의 가격은 폭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FTT를 포함한 많은 암호 자산의 문제는 보통 전체 토큰의 대부분을 소유한 소수의 토큰 홀더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암호 자산을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는 소수의 거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CoinCarp에 따르면 Solana의 10%, Avalanche의 43%, Polygon의 67%는 상위 10명의 홀더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분산형이여야 할 암호화폐가 현실적으로는 과점(Oligopoly)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있는 겁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자산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법 규제입니다. 우리가 은행 계좌에 돈을 맡길 때 안심할 수 있는 것은 법률로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다는 안정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보다 미래 지향적인 방법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분산형 거래소(DEX)의 구상이나 분산형 자율 조직(DAO)이 이에 해당할지도 모릅니다. 분명히 법 규제 정비에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블록체인 기술의 진정한 가능성을 제한해 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후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금씩 참신한 해결책이 발견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암호 시장을 믿고 있습니다. 암호 시장에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과 많은 자본이 관련되어 있어 암호 시장 전체가 붕괴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 11월 13일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6,500달러이지만 2017년 암호화폐 붐 때 피크 가격은 19,500달러였습니다. 즉, 비트코인 가격이 이만큼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난 주기의 정점 가격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거래소(물론 코인베이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가 존재하는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또 비트코인 ETF도 등장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꿈같은 이야기였지만 모든 것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이번 FTX와 테라의 소동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업계가 어떤 교훈을 얻고 또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보는 것이 아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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