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파리올림픽 결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최근 2주 간 저는 파리올림픽에 푹 빠져 지냈는데요. 구독자님은 재미있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일 뉴스에는 파리올림픽의 시청률이 1%밖에 되지 않는다며 올림픽 흥행이 부진하다... 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의 발달이 기존 흥행 집계 방식에 변화를 준 게 아닐까 싶어요. 제 주변에서는 여전히 올림픽에 열광했거든요!

 약 보름 간의 뜨거웠던 2024 파리 올림픽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들을 제맘대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구독자님에게도 재미난 시간이 되면 좋겠네요😁

팀 코리아(Team Korea), 역대 최고의 성적?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실력은 정말 빛났습니다. 무려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는데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로 최소 규모인 144명으로 출전한 것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성적인 것 같아요.

 13개의 금메달이란 숫자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대한민국 여름 올림픽 최다 금메달 수라고 하는데요. 그럼 종합 8위라는 성적표는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요?

 우리나라 하계 올림픽 최고 순위는 역시나 1988년 서울 올림픽입니다. 당시 12개의 금메달, 10개의 은메달, 11개의 동메달. 총 33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순위 4위를 기록했어요. 역대 최고 순위이고요. 그 다음으로는 2012년 런던에서 5위. 1992년 바르셀로나, 2008년 베이징에서 7위를 기록했어요. 그리고 2016년 리우 올림픽과 같이 8위로 이번 파리 올림픽을 마감했습니다.  

총, 칼, 활 - 전투의 민족

  우리나라는 총 29개의 종목에서 46명의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는데요. 특히 '총, 칼, 활'에서 강했어요. 누군가 '전투의 민족'이라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사격, 유도, 양궁에서 각각 5개씩 메달이 나왔고, 그 뒤를 이어 펜싱, 태권도가 각각 3개씩 메달을 따냈습니다. 유도와 양궁에서 같은 수의 메달이 나왔음에도 양궁의 임팩트가 컸던 것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싹쓸이한 데서 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46명의 메달리스트 중에서 남성 선수는 18명, 여성 선수는 28명으로 여성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는데요. 그 중에서도 세계랭킹 1위의 위엄을 보여준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 여자복싱 역사상 첫 메달을 따낸 임애지 선수가 개인적으로 참 인상 깊었습니다.

육상 싹쓸이 미국, 탁구 싹쓸이 중국

 한국을 넘어 세계로 시야를 확장해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요. 바로 종목별로 강세를 띠는 국가들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수영에서는 미국이 금메달 8개, 호주가 7개, 프랑스가 4개나 가져갔고, 육상에서도 미국이 무려 1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해갔어요. 서양 국가들이 강세를 보인 것이죠. 사이클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반면에 동양 아시아권에서 강세를 보인 종목들은 레슬링, 탁구, 양궁, 다이빙, 체조, 사격 등이었어요. 

 이 기록들을 살펴본다면 서양권에서는 강력한 힘과 지구력,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종목들을, 동양권에서는 정교하고, 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스포츠 강국을 만들어내는 문화

 이렇게 대륙별 혹은 인종별로 강세를 띠는 종목이 다른 첫 번째 이유는 신체 구조의 차이이겠죠. 실제로, 흑인선수들의 체지방 비율은 백인선수들보다 훨씬 적다고 해요. 육상에서 흑인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이죠.

 두 번째 이유로는 문화적인 요인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쉽게 말해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해당 종목을 경험한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이번에 양궁을 휩쓴 것을 두고, '주몽의 후예'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각 나라의 사회/문화적 영향은 스포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중국이 탁구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 수 있는데요. 중국에서는 어디를 가든 가까운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남녀노소 탁구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하죠. 

 중국에서 탁구는 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데요. 1970년대 미국과의 수교에 물꼬를 튼 것도 다름 아닌 탁구였습니다.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가 끝나고, 중국이 그 대회에 참석한 미국 선수단을 베이징으로 초청한 것이죠. 이 계기를 통해 당시 냉전의 상징이었던 두 나라가 우호적 관계를 쌓기 시작했다고 해요.(지금은 살얼음판 같지만요...) 이 사건을 두고 '핑퐁외교'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답니다.

 이렇듯 탁구는 중국에서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스포츠이며, 이런 문화 영향으로 중국 선수들은 국제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자 단식 세계랭킹의 경우 무려 5명의 중국 선수가 8위 내 진입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색 기록

최연소 / 최고령 메달리스트

 올림픽을 빛낸 수많은 메달리스트 중에 가장 어린 선수는 누구였을까요? 

 바로 호주의 Trew Arisa 선수인데요. 이 선수는 무려 2010년생입니다... 우리 나이로 하면 무려 15살(만 14살)이에요. 저는 15살 때 점심시간에 축구나 했는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스케이트보드 종목은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이라고 해요. 출전하는 88명 중 41명이 10대라고 합니다. 메달을 함께 따낸 2위, 3위 선수들도 2008년생이라고 하네요. 

 그럼, 그래도 아직 젊다는 생각을 들게 해줄 최고령 메달리스트는 누구였을까요?

 가장 나이가 많은 메달리스트는 미국의 Laura Kraut 선수였는데요. 그녀는 승마 팀전에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녀는 1965년생으로 만으로 58세이며, 우리나라 나이로는 무려 60세인데요. 우리나라 나이로는 정년퇴직할 나이인데...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심심해서 메달리스트들의 나이별 분포도도 그려봤는데요. 역시나 팔팔한 20대가 신체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 같습니다. (꺾이기 시작하는 서른.... 눈 감아)

얼룩진 성별 논란

 이번 대회에서 논란이 불거진 종목이 있었는데요. 바로 '여자 복싱'입니다. 알제리의 이마네 켈리프(66kg급)와 대만의 린유팅(57kg급)이 바로 그 주인공이죠. 두 선수 모두 본인의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는데요. 문제는 이 두 선수가 작년 국제복싱협회(IBA) 주관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XY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는 것이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가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며 출전을 허가했지만, 대회 중 두 선수의 압도적인 실력이 조명되면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두 선수는 공개적으로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앞으로도 두 선수의 금메달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인류 탄생? 위대한 피날레 장식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 준 선수가 있는데요. 바로 네덜란드의 시판 하산(Sifan Hassan)선수입니다. 

 성평등을 지향하는 이번 파리올림픽은 기존과 다르게 올림픽 폐회식에 남자 마라톤이 아닌 여자 마라톤 시상을 했는데요. 최초의 폐회식 여성 선수 시상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금메달리스트 시판 하산의 놀라운 피지컬 능력 때문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신인류가 탄생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어요. 2시간 22분 55초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수상한 것인데요. 그 보다 더욱 놀란 건 불과 35시간 전에 10,000m를 뛰고 동메달을 수상했다는 것이에요. 그 전에는 5,0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고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그녀가 뛴 거리는 무려 62.195km라고 합니다. 지난 번 도쿄에서는 1,500m에서 넘어지고도 금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주었고, 5,000m, 10,0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 엄청난 신체 능력을 보여주었죠. '신인류'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선수입니다.

 시판 하산은 1993년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는데요. 15살에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에 오게 되었다고 해요. 당시 난민으로서 궁핍했던 시기에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운동은 유일하게 달리기였고, 에너지가 너무 많아서 에너지를 쓰면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었다고 해요. 엄청난 에너지입니다.

 시판 하산 선수를 비롯한 올림픽 선수들을 통해 인류의 능력이 이렇게나 대단하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까지 이번 파리올림픽에 대해 제맘대로 정리를 해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번 파리올림픽을 가려고 계획까지 했던 사람으로서 (티켓도 당첨됐던 1인...) 이 세계인의 축제를 현장에서 즐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LA 올림픽을 노려보며...

 그럼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