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의 2024년 상반기는 어땠나요

0 7월입니다. 다른 말로는 6월이 끝났다는 뜻이고, 일 년의 반이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구독자님의 2024년 상반기는 어땠나요. 누군가에겐 빨리 지나간 시간. 누군가에겐 느리게 지나간 시간. 힘들었던 시간. 행복했던 시간. 생각하자면 오만 가지 일도 떠오를 그 시간들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무엇이 될까요.

1 한 문장, 아니 한 단어로 꼽자면 저에겐 '완중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어떠한 컨셉도 없이 저의 삶에서 경험한 일들과 그로부터 얻은 지극히 평범한 생각들을 나눈다는, 어쩌면 무책임하고도 이기적인 생각의 '완중일기'가 적어도 제 삶에서만큼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2 수요일 오전에 '완중일기'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말까진 소재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은 대체로 글을 쓰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목(레터 반응 살피기), 금~일(소재 구상하기), 월~화(레터 작성)'의 루틴으로 보낸 2024년 상반기였어요. 그야말로 ‘완중일기’로 가득한 삶이었죠.

3 '완중일기'로 가득찬 삶 속에서 삶 자체가 콘텐츠화 되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것이 부정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어요. '인생은 한 편의 영화'라고 하니, 그 영화 속을 재미난 컨텐츠로 채우는 것은 당연하게도 좋은 일이니까요. 그래서 뉴스레터를 '완중일기'로 짓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뉴스레터의 콘텐츠가 곧 제 삶의 콘텐츠가 되니까요. 

4 그렇다면 '완중일기'로 매겨보는 저의 2024년 상반기 삶은 몇 점일까요. 수치로 매기는 것이 가장 용이하니 그 기준은 조회 수나 구독자가 될까요? 대단한 수치는 아니지만, 시간 당 조회수와 구독자 수는 감사하게도 천천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고 있기에 잘했다고 스스로 격려하고 싶어요.

5 사실 그보다 제가 뿌듯하게 생각하는 성적은 ‘댓글’입니다. ‘완중일기’의 첫 레터를 읽으신 분은 기억하시겠지만, 이 레터는 기본적으로 ‘나눔’을 추구합니다. 생각나눔이요. 그래서 어떠한 고급 정보를 전달하는 단방향적 소통의 레터보다는, 평범한 생각과 경험을 구독자님과 나누는 양방향적 소통의 레터를 추구해요. 그래서 18개의 게시물에 달린 42개의 댓글이 저에겐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6 첫 레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첫 레터에서 완중일기가 약속한 것들을 얼마나 지켰을까요? 완중일기는 구독자님에게 4가지 나눔을 약속드렸습니다.  ①도전과 경험 / ②책 / ③사회 현상 / ④타인의 삶 이 그것이에요. 그동안 발행한 레터들을 이 4가지로 분류해보면 아래와 같아요.

7 애국심은 어디서 오는지. 어린이의 세계는 어떠한지 등 [사회 현상]에 대한 내용이 44%로 가장 많았고, [책] 나눔에 대한 내용이 28%로 그 뒤를 차지했어요. 도합 72%인 12개의 레터를 쓰면서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었고,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무엇이든 정확히 이해해야 내 것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보를 찾고 글을 쓰며 완전한 ‘내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을 경험했어요.

8 그에 반해 [도전과 경험], [타인의 삶]에 대한 나눔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이 두 가지에 대한 비중을 늘려가 보려 합니다. 아, 그 첫 레터에서 스포로 말씀드렸던 마라톤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10월 말에 열릴 춘천 마라톤 풀(42.195km) 코스를 접수했어요. 완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선포는 성공 가능성을 올려준다고 믿기에 열심히 준비해보겠습니다.

9 [타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당장 다음 주에 언어치료사로 일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친구는 자신의 이야기가 재미 없으면 어쩌지라고 걱정했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며 저는 너무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에겐 똑같은 지루한 매일매일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 근사하지 않나요? (완중일기의 주인공이 되어 보세요! 연락 기다립니다.) 

10 자 이제, 결산을 마쳤으니 소감을 말해볼까요. 첫째로, 참 재밌는 건 레터를 쓰고 나서 주변 친구들과 더 많이 연락을 하게 됐습니다. SNS를 할 때 보다요. 매주 새로운 주제로 제 생각을 나누다 보니 친구들과 이야기 할 좋은 재료들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 재료들을 통해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만족해요. 

11 둘째로, 사람들이 생각보다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레터를 쓴다고 주변에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제 생각을 주변 친구들에게 글로 보여주는 게 대단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글은 쓰려면 쓰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보여주는 건 어렵다는 것이죠. 물론, 저에게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어령 선생님의 말처럼 자신만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나만의 지문을 두텁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계속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12 셋째로, 이렇게 낸 용기 덕인지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도 하잖아요. 누군가 관심 가져준다는 것은 대단히 멋진 일입니다. 특별하지 않은 생각이라도 꾸준히 나누기 시작하니 누군가는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더라고요. 지난 6월에는 저처럼 뉴스레터를 제작하시는 분께서 저를 인터뷰하시고, 글로 써주시기도 했습니다. 멋진 경험을 선사해준 '자휴레터'님 감사해요!

완중일기 인터뷰 보러가기

13 마지막으로 구독자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 레터를 읽는 5분이 구독자님에게 얼마나 큰 시간인지 알고 있습니다. 5분이면 자극적인 릴스 5개는 볼 수 있고, 짧은 유튜브 영상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죠. 그 재미난 콘텐츠 속에서도 제 생각과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4 제겐 너무 고마운 구독자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2024년 상반기도 고생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