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느슨한 연대 4회차 모임 공지입니다.

느슨한 연대

꿈도 목표도 없는 사람은, 이거라도 하면 됩니다.

구독자님, 글을 한번 써보는 건 어떤가요?

2024.02.26 | 조회 230 |
0
|

느슨한 연대

글쓰기 좋은 질문과 에세이를 보내드립니다.

하단에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 초대장이 있어요!
하단에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 초대장이 있어요!

 

 

어린 시절, 왜 공부를 해야하냐는 질문에 선생님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냐고?

너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를 위해서지. 아이돌 가수를 만들어 낸 방시혁도, 이수만도, 박진영도 SKY 대학을 졸업했단다. 꿈과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학벌이 발목을 잡으면 안되잖아.”

 

기성세대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오직 수능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대단한 꿈이 생길 것이라고 말이다.

그 과정에서 공부라는 도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수학 공식처럼 외웠다. 매일 저녁 수많은 유혹을 꾹 참고 독서실 의자에 앉았다.

12년의 노력 끝에 서울대에 입학했다. 드디어! 내게도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생겼다. 이제는 하고 싶은 일만 정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웬 걸?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교과서 뒤로 미뤄둔 열정은 하루아침에 불타오르지 않았다. 위인전에 나오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을 뿐인데... 그들 발치에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고릴라의 멸종을 연구하고 싶지도 않았고, 여성 인권을 위해 삶을 희생하고 싶지도 않았다. 꿈을 꾸는 건, 문제집을 많이 푼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불감증 환자가 된 것 같았다. 좋다는 경험을 해봐도 변함이 없었다. 인생을 통째로 바칠만한 일이 나타나지 않았다. 스무 살이 지나고, 서른 살이 다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정쩡한 태도로 회사에 취직했고, 적당한 연애를 즐겼으며, 그럭저럭 취미 생활을 했다.

 

 습관이 된 초라함에 겁이 났다.

어쩌면 내 인생은 그저 그렇게, 무대 위 엑스트라처럼 끝나버리는 게 아닐까? 대사 한 줄 없이 뒤에서 뛰어다니다 의상만 갈아입는 사람.  

십 년 동안 내게 왔던 욕망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 뿐이었다. 유럽 배낭 여행, 미술관 가기, 멋진 남자 친구, 맛있는 마라탕 같은, 그저 그런 평범한 것들. 근사한 욕망은 항상 나를 비껴 갔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블로그에 에세이를 올리기 시작했다.

 

  글을 쓸 때면 수영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런 중력도 무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깊은 물 속에 잠수해있는 것처럼 소음에서 멀어졌다. 한참을 헤엄치다 보면 어느새 삼십 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즐거웠다. 계속 쓰고 싶었다.

 

노트 한 권과 연필 한 자루가 생겼다.

그 안에는 무한히 넓은 세계가 있었다.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했던

''라는 세계로 가는 문도 같이 있었다.

 

글은 실체가 없었다. 수능 점수처럼 명확하지 않았다. 글자의 나열 속에서 우주로 순간 이동을 할 수도,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도 있었다. 종이와 활자라는 강력한 제약은,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카페에 갔다. 생각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나면 나쁜 에너지가 쭉 빠져나갔다. 빈 자리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노트를 덮으면 이전보다 사는게 나아졌다. 그때부터였다. 힘든 날이면 펜을 들었다. 누군가 이 지루한 삶을 해결해주길 기다리는 대신, 글을 썼다. 한 편 한편 완성할 때마다 마음이 견고해졌다. 변한 건 삶이 아니라 나라는 걸 알게 됐다. 

 

 글쓰기를 위해 소재를 모으는 순간이 가장 즐거웠다

지하철을 타면 휴대폰 메모장을 켰다. 어느 날에는 양 볼을 부비적 대는 커플을 관찰했고, 다음 날에는 머리털이 모두 빠진 노인이 젊은 사람들에게 꼬장을 부리는 모습을 메모했다. 

동네를 거닐 때마다 생기는 사소한 궁금증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일상의 모든 순간은 글쓰기의 소재였다. 삶의 사소한 부분을 관찰했다. 무채색 일상에 내 마음대로 물감을 칠했다.

 

내 메모장에는 이런 글들이 적혀있다.

 

  1. 신도시에는 왜 맛집이 없을까? 더러운 골목과 맛집과의 상관관계.
  2. AV여배우와 남 배우 중 누가 더 결혼을 잘 할까? 리오는 남자가 더 결혼하기 쉬울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정 반대 의견이다. 그 이유는....
  3. 밤새 비상등을 켜 둔 탓에 배터리가 방전됐다. 보험사 직원은 와서 점프 스타트(jump start)를 해주었다. 잠시 시동을 켤 수 있을만큼의 에너지만 전달해 준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 내 인생에도 수많은 점프 스타트를 해주었겠지.
  4. 퀴닝 : 체스에는 퀴닝이라는 규칙이 있다. 가장 하찮은 말인 ''이 체스판의 반대편 끝 칸에 도착하는 순간, 가장 강력한 말인 '퀸'으로 승격할 수 있다는 규칙이다. 
  5. 빅토르 위고는 글자수로 원고료를 받았다고 한다. 글쓰기 동아리에서 알게 된 사실이다. 내 글이 주제를 잃고 늘어지자 '빅토르 위고 같다'며 우아한 비유로 문제점을 지적해준 사람이 있었다.

 

언젠가 쓰일 날을 기약하며 다이어리 한 칸에 아이디어 메모를 저장했다.

 

글쓰기를 하면서 대단한 꿈이 생겼나고?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일상이 더 이상 초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글을 쓰는 즐거움은 집밥을 해 먹는 것과 비슷한 만족감을 준다. 조금 수고롭지만 오롯이 나를 채울 수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재료를 사는 것 부터, 조리하는 과정, 그리고 나누어 먹는 마지막 순간까지 즐긴다. 글쓰는 사람도 똑같다. 따끈한 집밥이 일상을 살찌우듯, 잘 지은 글은 삶을 지탱해준다. 거리에서 글감을 모으고, 넓은 원목 책상에서 글을 쓰고, 읽고 생각을 나누는 일.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다. 

 

그러니 당신.

쫄지말고 글을 한번 써 보자. 

 

긴 긴 밤에,

유튜브 쇼츠를 보는 대신 글을 쓰면

얼마나 재미있는데?

 

 

구독자 의견 보내기(간편 구글 폼)

농대언니 호미 블로그 바로가기

 


💚 초   대  장 💚

혼자 쓰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을 개최합니다. 

 

<느슨한 연대>의 첫번째 글쓰기 모임이 열립니다.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많지만 제대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돈 이야기'로 포문을 열어볼게요. 

점프 스타트랄까요? 

일시 및 장소 : 2024년 3월 10일, 일요일

아침 10시-1시. 종로에서

 

오로지 글쓰고, 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요.

다른 건 없음!

본업에서 돈벌기, 부업, 프리랜서, 사업, 투자, 금융, 부동산 등등.

전문가가 와서 강의해주는 것 (X)

내 안에 있는 '돈'에 대한 욕망 생각하기(O)

 

준비물

ㅇ 주제에 대한 글을 써오셔야 합니다. 화려하고 긴 글일 필요는 없고, 아주 짧은 메모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일단 써서 오는 것!

1회차 주제 : ‘미친 소리 같지만, 돈이 넉넉하다면 나는 (                ) 하고 싶다.'

위의 주제에 빈 칸에 넣고 싶은 단어를 10개 이상 써 오는 게 숙제입니다.

2,3,4회차는 연애/결혼, 진로, 빙그레썅년되기(자유주제) 등 매번 다른 주제로 진행됩니다.

신년회와는 달리 10명 정원. 소규모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눠볼게요!

 

💚 블로거 호미가 제공할 수 있는 것 

서른 살에 서초구에 자가 구입한 썰, 그리고 매매를 가능하게 해준 가계부 양식 공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도서 추천. 

 

 

 ※  향후 모임 일정 (장소, 금액 동일)             

[2회차] 3월 30일 (토) 오후 6시-9시 연애/결혼

[3회차] 4월 14일(일) 오전 10시-1시  진로             

[4회차] 5월 6일(월) 낮1시-4시 자유 주제

※참석 인원이 4인 이하일 경우 모임 시간 및 장소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바로가기 : 농대언니 호미의 오프라인 모임 후기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느슨한 연대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느슨한 연대

글쓰기 좋은 질문과 에세이를 보내드립니다.

뉴스레터 문의 : pp_earthworm@naver.com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070-8027-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