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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연대 4회차 모임 공지입니다.

느슨한 연대

성인이 된 자식은 부모에게 자신을 증명해 보일 의무가 없어요.

<오프모임 4회차 자유주제 후기>

2024.05.06 | 조회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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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연대

글쓰기 좋은 질문과 에세이를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참고도서 - 오소희의 감 노트
오늘의 참고도서 - 오소희의 감 노트

 

<느슨한 연대> 시즌 1의 마지막 모임이다.

"빙그레 썅년이 되자"라고 주장한 모임인데,

가장 "모범적인" 사람들이 모였다.

 

모범생들이 특히 언급하기 힘들어하는 주제는 '섹스'와 '부모'다. 심지어 섹스라는 단어를 아직도 입밖으로 내뱉는게 어색한 사람도 있다. 입에 담는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끼고, 욕구를 인정하는 것은 해본적도 없다. 

죄책감은 부모에게서 출발한다. 욕구를 터부시하는 가정 교육의 역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꽉 막힌 통로를 가진 사람은 다른 건강한 욕구도 배설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오늘 온 사람 중 누군가는

혼전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관계를 언제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성관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관념을 단단하게 가지고 있는 건 문제다.

내가 가진 고정관념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일까? 누가 정한 상식일까? 이국에서 컸다면 완전히 다른 통념을 갖고 자랐을 것이다. 이 넓은 지구에 보편적인 상식이라는 건 없다.

 

또  누구는

마약은 종류를 불문하고 질색이라고 대답했다.

 

마약은 엑스터시부터 마리화나까지 아주 다양하다. 그리고 최근 의료용 대마는 국내에서도 합법화되었다.

당신은 혹시 과거에 살고 있지는 않는가? '마약이 나쁘다'라고 누군가 일러준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모와 사회가 원하는 대로 잘 컸지만,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성장한 모범생도, 종국에는 같은 결말을 맞이한다. 자유와 안정 사이. 사회가 원하는 내 모습과, 진짜 내가 원하는 내 모습 사이에서 치열하게 전투를 치른다.

 

한 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듯 담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느슨한 연대의 마지막 12주차 모임은, 그런 동력원을 얻는 방법을 소개했다.

 

첫번째 방법 : 1일 1묘사 다음의 예시글을 참고해 오늘의 기분을 묘사해보세요.

시작은 단순한 일기에서, '나'의 감각에 좀 더 가까워지고, 불편한 감각에 집중해 글을 단락으로 써봅시다.

 

1단계 (단순한 일기)

느슨한 연대 모임에 참석했다. 이미 몇 번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온다고 해서 마음이 좀 편하다. 이탈리아 식당을 예약 했는데 다들 좋아했으면 좋겠다.

 

2단계 ("나"에 가까워지기)

사람들과 모임을 하는 날이면 설렌다. 내가 모르는 내 안의 모습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사람들과 무슨 이야기를 할지 책을 뒤적거렸다.

 

3단계 (감각 바로보기)

 블루투스 스피커의 전원 버튼을 가볍게 누른다. 밤사이 열어놓은 창문틈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른 아침인데 저절로 눈이 떠져 노트를 펼쳤다. 사람들과 만나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12주간 연재한 <느슨한 연대>의 마지막 모임날이다. 숙제하듯 시작했는데 끝날때가 되니 아쉽다. 매일 글을 올릴 때에는 무척 힘들었는데, 막상 다음주부터 글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니까 글을 쓰고 싶어 손끝이 마구 저린다. 제대로 데워지지 않은 음식처럼 위아래 온도가 다른 내 자신이 우습다.  

 투고글이 다 거절당하고 엊그제 부엌 바닥에 누워 엉엉 울었다. 딱딱한 바닥을 타고 한기가 올라왔다. 서늘하게 허벅지에 닿는 느낌이 내가 무의미한 존재가 되었다는걸 증명이라도 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휴일이 찾아오고 다시 좋은 재즈 음악을 들으니 충전이 된 듯 몸 속 에너지가 차올랐다. 다시 조금씩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사람들과 함께 글을 쓴다고 생각하니 무척 설렌다. 내가 준비한 글쓰기 주제를 사람들이 좋아해줄까?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생각하며 적합한 주제를 고른다. 다같이 모여앉아 글을 쓰고 발표를 하다보면 세상에 오로지 우리들만 남겨진 느낌이다. 중요한 건 오로지 마음을 보살피는 일. 가장 어려운 일도 마음을 보살피는 일. 그 여정의 안내자가 되는 일은 정말 보람있다.

 

 

두번째 방법 : 나의 부모 바로보기

다음은 부모에 대한 글쓰기입니다. 질문을 따라가서 가장 내면 깊숙이 있는 이야기를 꺼내어 볼게요.

나의 부모는 어떤 기질과 능력치를 가졌는가?

나의 부모는 어떤 사회적/가정적 배경을 가졌는가? 그 둘은 어떻게 만났는가?

나는 어떤 기질과 능력치를 가졌는가?

나와 부모는 어떻게 충돌했는가? 그 충돌의 여파로 남아있는 건 무엇인가?

 

(A) 아빠는 가난한 집 큰아들이었다. 그랬기에 근검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뱄는데, 휴지 한 장 까지 아껴쓰니 구질구질하게 느껴졌다. 나는 대학때 교환학생도 가고, 돈을 쓰며 스스로에게 투자하고 싶었는데 어느새 아빠처럼 돈돈거리며 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B) 엄마는 아빠와 결혼하고 일을 그만 두었다. 그당시 사회에서 여성이 직장을 가지는 건 아주 드문 일이었기에 엄마의 결정은 당연했다. 하지만 엄마는 오랫동안 그 일을 아빠탓을 하며 괴로워했다. 나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사실은 나는 기질적으로 평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결혼하면 전업주부를 해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마는 자식들을 위해 본인이 얼마나 희생했는지 생각하라며 직장을 절대 그만둬서는 안된다고 한다.

 

부모가 내게 준 긍정의 지점을 찾아보자.

생활습관 혹은 성격 (근검절약, 정리정돈, 타인의 말 잘 들어주기 등)

사회적 보상(직업, 돈, 관계, 취미활동 등)

심리적 보상 (자존감, 인정, 자기결정권, 쾌락 등)

 

(C) 부모님 두 분이 공무원인 덕분에 적당한 돈을 운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쓸 때 쓰고, 모을 때 모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적절하게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적당한 경험을 하고, 취직을 할 때가 되니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모르겠다.

 

우리는 부모의 '부정적인 면모'를 찾기 힘들어한다. 당연하다. 아시아 문화권에서 부모의 허점을 찾아내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나를 위해 사랑하고, 평생을 희생한 부모님에게도 부정의 없는 건 아니다.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부모가 내게 준 것들 중 나와 충돌한 지점을 자세히 살펴보자. 갈등은 항상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부모가 내게 준 부정의 지점을 찾아보자

- 부모가 내게 준 것이 카르마가 된다면, 끊어버리면 된다. 당신의 가정환경에서 당신에게 준 것이 현재의 선택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가? 그걸 끊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실'하고 '부지런한' 부모는 흔히 좋은 부모로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좋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자녀가 사회적 평판에서 벗어나는 일을 선택하려고 할때 부모는 커다란 장애물이 되어 자녀의 도전을 막는다. 더 큰 세상으로 뻗어나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사랑을 배신하고 싶지 않아 안전한 선택만 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이 된 우리는, 스스로의 행복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부모의 행복도 당연히 부모의 책임이다.

이 당연한 말이 이해되지 않는 건 우리가 지나치게 모범생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방법 : 경계 설정을 시작하자.

성인기, 나의 지금은 어떠한가?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롭게 시작한 활동은 무엇인가?성인으로서 나는 나의 감정을 어떻게 마주하며 살아갈 것인가?

 

마지막으로는 '성인으로서 내 삶을 책임지기 위해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오늘은 모임 시간이 짧아 고민을 오래 해보지 못했으니, 집에 가서 더 적어볼 것을 권했다. 반드시!

 

  • 여지껏 도전은 부모의 지원을 받으며 했다.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서 공사장에 가보거나, 외국인들에게 관광 상품을 판매해 봐야겠다.
  • 자취에 드는 비용을 제대로 고려해보고, 독립을 고민해봐야겠다.
  • 욕 먹을 각오를 해야겠다. 부모, 자식,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스스로 더 단단해지고 혼자 노는 법을 연구해보고 싶다.
  • 국내 일반 인문계고등학교가 아닌 국제학교에서 강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아야겠다.

 

 

유난히도 촉촉하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점에 서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앞으로 한참 동안은 그저 살던대로 살게 될지도 모른다.

 

무언가 변하고 싶다는 그 마음은,

한동안 일상에 치여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몇 달이, 몇 년이 흐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종종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질거다.

 

잘 살고 계시는지.

원하는 내 모습에 가까워지셨는지.

잊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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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 목 마지막 질문으로 찾아올게요.

<느슨한 연대> 시즌 1은 이번주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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