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레터🏐 인디 음악으로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인디 음악가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콘텐츠를 전하는 윌슨레터 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인디 음악가가 있습니다. 그 많은 음악가는 대체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 걸까요? 같은 인디 음악가라 하더라도 어떤 캐릭터로 어떤 음악을 하고 어떻게 소비되는지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은 달라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생산-유통-소비 단계의 다양한 경우의 수를 알아보고 어떻게 수익 구조를 만들면 좋을지 함께 모색합니다. 🏐

먼저 여러분이 만들고 있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살펴봅시다. 여러분이 생산하는 건 크게 IP와 콘텐츠로 나눌 수 있습니다. IP의 정확한 의미는 지식재산권으로 여러분이 만든 모든 창조물을 뜻하는 표현이지만, 최근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는 콘텐츠의 원천이 되는 존재를 주로 IP라고 합니다. 마블 영화의 IP는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 같은 캐릭터가 되는 셈이고, 하이브의 IP는 BTS, 뉴진스가 되는 셈이죠. 여러분이 음악가로 활동하며 스스로 만드는 브랜드자산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일 뿐인데, IP로 분류된다니 불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여러분이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서 활동하는 순간부터 여러분은 관객의 눈에 비친 상으로 비치게 됩니다. 직접 여러분의 소비자를 한 명 한 명 만나 직접 관계를 맺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음악을 만들 때부터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자신이 어떤 IP로 보일 것일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게 좋습니다. 👁️

인디 음악가의 콘텐츠라면 당연히 음악일 겁니다. 뮤직비디오나 앨범 디자인 등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음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존재입니다. 콘텐츠와 IP는 보완 관계로 시너지를 내며 함께 성장합니다. 둘이 함께 성장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경우겠지만, 음악가의 성향에 따라 균형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가치가 더 크냐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도 달라집니다.

이렇게 여러분이 생산한 IP와 콘텐츠는 음반, 음원, 소셜 미디어, 공연, 행사, 페스티벌 등을 통해 유통됩니다. 이를 통해 대중과 팬을 만나고 소비되며 수익을 만듭니다. 이때 생겨나는 경우의 수에 대해 알아보죠. 💁🏻‍♂️

 ❇️ IP가 큰 경우 

아티스트가 매력적이고 패셔너블하지만, 음악이 대중적이지 않은 경우 보통 여기에 해당합니다. 주로 일렉트로닉 음악 장르에서 볼 수 있는 경우입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에 비해 스트리밍 서비스의 '좋아요' 수는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음원 수입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지요. (비단 이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정 이상 히트하지 못했다면 음원 수입은 대부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수입원이긴 합니다만) 가장 크게 수입이 기대되는 곳은 행사 그중에서도 브랜드 행사입니다. 여러분이 매력적으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면 그 이미지를 자신들의 브랜딩에 사용하고 싶은 기업이 있을 겁니다. 한국에서도 서브컬쳐와 맞닿아 있는 스트릿 패션이 유행하고, 도메스틱 패션 시장이 커지며 전보다 '힙한 이미지'의 인디 아티스트를 광고판으로 쓰고 싶은 곳이 많아졌습니다. 브랜드의 이미지와 아티스트의 이미지가 잘 맞는다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도 합니다. 🙌🏻

❇️ 콘텐츠가 큰 경우

이런 경우는 잘 없긴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음악을 좋아하면 자연스레 음악가에게도 관심을 두기 마련이니까요. 게다가 요즘은 음악을 좋아하면 쉽게 음악가의 SNS에도 접근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그래도 굳이 이런 경우를 상정해 보자면. 발매한 곡 중 한 곡이 어중간하게 히트했을 경우. 음악에 비해 아티스트가 매력적이지 않고, SNS 관리를 잘 하지 않는 경우를 들 수 있겠네요. 가끔 이런 경우가 생기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콘텐츠와 IP는 보완관계라 시너지를 내며 함께 성장하거든요. 히트곡에 한해 음원 수입은 적당히 발생할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수입과 노출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요즘 공연, 페스티벌, 행사 섭외의 기준 중 하나는 동원할 수 있는 팬의 숫자고, 이를 파악하는 수단 중 하나가 SNS 팔로워 수거든요. 이 경우 크게 히트하는 음악을 만들어 그 힘으로 자연스레 IP의 힘까지 커지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팬이 많은 경우

매스미디어의 쇠락과 콘텐츠 소비의 파편화로 전처럼 하나의 콘텐츠가 모든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경우는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많은 이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팬덤의 결속을 꾀하고 그 규모를 키우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많이 이야기되는 '팬덤 비즈니스'입니다. 일정 이상의 강한 팬덤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납니다. 단독 공연을 하고, 공연장에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습니다. 팬이 많으면 이제는 음악을 듣는 미디어보다 굿즈의 역할이 커진 피지컬 음반의 판매도 쉽습니다. CD, LP 레코드, 카세트테이프 등 다양한 형태의 음반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팬덤은 여러분의 음악을 누구보다 열심히 알리는 영업사원입니다.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통해 음악이 전파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팬덤의 결속력이 강할수록 외부 집단에 배타적인 편입니다. 배타적인 팬덤은 일반 대중이 음악가에게 접근하기 어렵게 합니다. 팬덤의 구매력을 믿고 낮은 퀄리티의 굿즈나 공연을 만드는 것도 금물입니다. 아무리 여러분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팬이라도 자신을 돈을 쓰는 존재로만 생각한다 느끼면 금세 등을 돌리고 안티가 될 수 있습니다. 😱

❇️ 대중성이 큰 경우

'대중'이라는 존재는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거기에 성질이라는 의미의 글자를 더해 만든 '대중성'이라는 단어는 참 모호하기 그지없습니다. 여기서는 좋아하는 인디 음악가를 물을 때 많은 이가 답하고, '감성인디 플레이리스트' 같은 곳에 항상 수록되어 있으며, 노래방에 등록되어 부를 수 있는 정도를 임의의 대중성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모든 비즈니스가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거둘 수 있는 수익이 늘어납니다. 페스티벌 헤드라인 무대에 설 수도 있고, 소셜 미디어가 아닌 매스미디어에 노출될 기회도 생기겠죠. 하지만 정말 절대적으로 커다란 크기의 대중성이 아니라면 소수의 확실한 팬덤을 가진 것보다 실속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대중이 음악가와 음악을 직접 소비하는데 인색하거든요. 대중성이 높아질수록 팬들의 소속감과 충성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도 문제입니다.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인디 음악가도 대외활동에 집중하고 팬 관리를 소홀히 하다 단독공연 때 공연장을 못 채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비즈니스 모델은 무궁무진하다

위의 경우로 살펴볼때 인디 음악가로서 가장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IP와 콘텐츠가 함께 성장하고, 팬덤 관리를 잘하며 대중성까지 갖추는 거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케이스입니다. 이렇게 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모든 인디 음악가에게 가능한 방법도 아닙니다. 결국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우의 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게다가 인디 음악가 중 전업 음악인으로 살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비단 음악가뿐 아니라 다른 창작 분야에서도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진 이가 대부분입니다) 외부 활동이 음악가의 활동과 시너지를 내며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도 합니다. 문학적인 가사를 쓰는 음악가라면 작가로 함께 활동을 하며 각자의 영역에서 모은 팬을 다른 영역으로 가져올 수도 있을 테고요. 기술에 밝은 음악가라면 엔지니어 일을 함께 하며 다른 음악가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케이팝을 향한 전 세계의 관심과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SNS, OTT 등을 타고 국내 인디 음악가의 해외 진출 역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장르에 밀착한 음악이라면 한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는 누리지 못하더라도 전 세계의 장르 팬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길은 만드는 이의 것입니다. 부디, 지치지 않고 여러분이 인디 음악가로서 자신만의 목표와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윌슨레터가 함께 하겠습니다.

✨금주의 윌슨레터 추천곡✨

금주의 윌슨레터 추천곡은 일렉트로닉 음악가 호수의 'Painted'입니다. 1월 6일 발매된 [Motif]라는 EP에 수록된 곡입니다. Motif는 문학용어로써 ‘이야기들 속에 존재하는 공통된 화소’라는 정의를 가진 제목처럼 낯선 듯 익숙한, 익숙한 듯 낯선 이미지들을 UK Bass, 신스팝과 같은 다양한 장르들의 문법에 기대어 전달하려 했다고 하네요. 'Painted'는 UK 개러지 비트에 서정적인 멜로디의 보컬이 눈에 띄는 곡입니다. ✨

금주의 윌슨레터 추천곡에 구독자님의 음악이 소개되고 싶다고요? 인스타그램 @havaqquq 계정으로 DM 또는 ceo@naverdaumnate.com 으로 메일 주세요. 들어보고 본 코너에 소개하겠습니다. 윌슨레터는 다음 주에 여덟 번째 레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윌슨윌슨! 🫡

🏐 윌슨레터는 인디 음악가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전하는 뉴스레터입니다.

👉🏻 시즌 3부터는 비정기적으로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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