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슨레터 🏐 OOO에 예산 쓰지 마세요 💸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오늘은 중요하지만 쉽게 꺼내기 어려운, 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버는 돈 이야기를 하면 좋겠지만... 우리는 쓰는 일을 먼저 하는 사람들이니 예산 이야기를 해 봅시다. 얼마 전 봉준호 감독님의 <미키17> 인터뷰를 보니 1,700억 원의 제작비도 부족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많든 적은 예산은 언제나 부족합니다. 우리는 큰 이상을 품은 아티스트니까요.

빠듯한 예산이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낭비를 줄이면 중요한 곳에 더 포인트를 줄 수 있겠죠? 이건 13년 동안 인디 레이블을 운영하며 저도 정말 많이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인데요.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주 듣는 질문에 답해 보겠습니다.

(주의: 아래 내용은 정답이 아닙니다. 참고만 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세요.)

📹 뮤직비디오, 꼭 찍어야 할까?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이에요. 다들 찍는 것 같은데 나만 안 찍으면 초조하니까요.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파트고, 효과가 그만큼 있는지는 잘 모르겠죠. 제 결론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꼭 안 찍어도 됩니다. ❌

뮤직비디오는 왜 필요할까요? 뮤직비디오는 보통 두 가지 목적을 갖습니다.

1️⃣ 아티스트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더 잘 보여주기

2️⃣ 홍보 효과 기대

근데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목적을 달성하기 쉬울까요? 회사도 없고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러분이 뮤직비디오를 찍는다면 보통 300, 많게는 500만 원 정도 예산을 쓸 겁니다. 이 정도 예산으로 어느 정도 퀄리티의 뮤직비디오를 찍을 수 있을까요? 찍은 뮤직비디의 홍보 효과는 얼마나 되고요?

이 질문의 답이 궁금하다면 한국에서 인디 음악을 주로 유통하는 유통사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보세요. 최근 올라온 뮤직비디오를 리서치 해봅시다. 기억에 남는 뮤직비디오는 얼마나 있었나요? 조회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어떤가요. 생각만큼 효과가 있는 것 같나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어야 하는 경우

✳️ 나의 세계관을 영상으로 꼭 보여줘야 할 때

✳️ 저예산을 타파할 뾰족한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

✳️ 주변에 예산과 관계 없이 도움을 주고 함께 성장할 동료 작업자가 있을 때

김뜻돌의 초기 뮤직비디오는 저예산이지만 아이디어와 분위기로 아티스트의 발랄한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없다면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비용으로 음악의 퀄리티를 높이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을 때 데이먼스이어는 뮤직비디오 하나 없이 블루스퀘어에서 단독 공연을 매진시켰다는 걸 기억하세요.

단, 뮤직비디오는 없어도 영상 콘텐츠는 있어야 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 음악을 알리는 최소한의 미디어니까요. 다행히 여러분께는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요즘 미러리스 카메라는 영화도 찍을 수 있을 정도고요. 덕분에 일반적인 영상 제작의 비용은 전보다 낮아졌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장비보다 기획입니다. 무작정 뮤직비디오를 찍기보다 스스로 자신의 음악과 어울리는 영상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 보세요!

🎛️ 믹스, 셀프로 할까? 전문가에게 맡길까?

이건 정답이 없지만…방향은 있습니다.

믹스는 엔지니어링의 영역입니다. 공부+시간+경험이 필요하죠. 저는 직접 믹스하는 아티스트의 음원의 30개 넘는 버전을 모니터한 적도 있는데요. 다행인 건 시간을 들일수록 사운드는 좋아지더라고요.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고요. 인디 음악가로 살아간다는 건 비용을 시간으로 바꾸는 데 익숙해져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음원 발매 초기에는 비용이 들더라도 (뮤직비디오 제작 비용을 아껴) 직접 믹스 엔지니어를 찾아 맡기는 경험을 해보는 게 좋아요. 이유는요.

1️⃣ 시간을 아낄 수 있어요.

2️⃣ 자신의 음악이 전문가의 손을 거쳤을 때 어느 정도 퀄리티가 나오는지 기준을 세울 수 있고요.

3️⃣ 엔지니어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연스레 믹싱 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요.

4️⃣ 엔지니어와와 친분을 쌓아 두면 나중에 직접 믹스를 할 때도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좋은 동료가 있는 건 큰 자산이에요. 믹싱의 영역에 대해 더 궁금한 게 있으면 윌슨레터에 업로드했던 머쉬룸 레코딩 천학주 엔지니어와의 대화를 참고하세요.

🔗 음이온 라디오 x 윌슨레터 '천학주 편' 보기

🧐 하박국 아티스트 컨설팅 받을까 말까?

이건 중간 광고입니다. 😇

꼭 받을 필요는 없어요. 자신이 뭘 할지 분명하게 알고 있고, 실행하는데 두려움이 없다면요.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겁니다. 아티스트로 살아간다는 건 매일 정답 없는 문제를 푸는 것과 같은 일이니까요. 잘하고 있는지 혼란스럽고, 외롭고. 그럴 땐 먼저 오래 경험을 쌓은 이의 지혜가 도움이 될 겁니다. 꼭 하박국 아티스트 컨설팅이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컨설팅의 기준을 말씀드릴게요.

✳️ 컨설턴트가 또렷한 성과를 낸 경험이 있는 사람인지?

✳️ ㅇㅇㅇ만 하면 된다며 일방적인 답을 강요하지 않는지?

✳️ SNS 마케팅에만 치중되어 있지 않은지?

하박국 아티스트 컨설팅은 음악 평론가와 음악 프로듀서로 오래 경력을 쌓은 하박국이 직접 아티스트의 음악과 채널을 확인하고 음악, 브랜딩, 마케팅까지 맞춤형 방법을 제안합니다. 만약 구독자 님께 하박국 아티스트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찾아 주세요. 3기 오픈 기념으로 4월 한 달 동안 최저가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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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컬 앨범(CD, 바이닐) 제작할까? 말까?

제작하세요. 특히 신인이라면 CD는 필요합니다.

요즘 CD 안 만드는 분 많더라고요. 다 음원으로 듣고 당장 팔리지도 않을 것 같은데 꼭 만들어야 하나 싶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만들어야 합니다.

왜냐면요.

여러분은 매일 등장하는 신인 아티스트와 새로운 음악 속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기업은 왜 팝업 스토어를 만들까요? 다층적인 경험으로 잘 기억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 역시 음원 이상의 경험을 주지 않으면 기억되기 어렵습니다. 제작한 CD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 미디어, 평론가, 관계자 등에게 프레스킷을 배포합니다. 이메일로 EPK만 돌리는 것과 직접 프린트된 자료와 시디를 돌리는 건 큰 반응 차이를 가져 옵니다. 이들은 음악 시장 고관여자들이기에 여전히 시디로 음악을 듣는 경우도 많아요.

✳️ 레코드숍에 유통합니다. 저는 초기에는 유통사를 통하기 보다 직접 유통해 보는 걸 권해요. 최근 레코드숍은 음반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만들거나 이벤트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참에 인사를 나누고 관계를 맺으면 도움이 될 겁니다.

✳️ 공연 때 판매합니다. 최근 CD가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공연장이에요. 공연을 본 후 음악이 마음에 들었을 때 구입할 굿즈가 있으면 더 잘 기억됩니다. CD는 부클릿에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가장 고전적인 경험의 굿즈예요.

시디를 제작한 후 직접 나눠주고 팔아 보세요. 손에 잡히지 않는 SNS 세계를 벗어나 자신의 팬과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실제로 확인할 수 있고, 이는 앞으로 음악 활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 간단한 CD 제작 팁

✳️ 요즘 프레스 CD 제작 최소 수량은 300장입니다. 저는 배포용으로 100장을 빼놓고 200장 정도를 판매하며 반응을 봅니다.

✳️ 300장이나 500장이나 1000장이나 제작비용이 큰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하지만 재고가 쌓이면 그만큼 부담도 커지니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게 좋겠죠?

✳️ 유통사를 통해 유통하려면 인지를 발급받아 미리 부착해야 합니다. 유통사에 물어보면 친절히 답해 줄 겁니다.

✳️ 요즘 시디 제작은 거의 한 곳에서 합니다. 주변에 물어보면 알려줄 거예요. 그래도 모르겠다면 윌슨레터 채팅방에서 물어보세요.

인디 뮤지션이라면 윌슨레터 채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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