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슨레터 🏐 신인 아티스트가 첫 음원을 발매하며 꼭 해야 할 3가지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얼마 전 🔗 하박국 아티스트 컨설팅 일명 하아컨이라는 아티스트 컨설팅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고맙게도 오픈하자마자 많은 분이 신청을 해주셨는데요. 고민의 상당수가 '신인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음악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더라고요. 한국에서만 하루에 1만 개의 음원이 발매됩니다. 여기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건 당연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겠죠?

신인 아티스트가 처음 음원을 발매할 때는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자와 자신의 음악을 소비할 곳을 찾아 알리고 서포트할 초기 팬을 만드는 걸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참고로 평론가나 기획자 등 업계 관계자들 역시 좋은 음악가를 발견하면 팬이 됩니다) 처음 음원을 발매하며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을 정리해 봤습니다. 이것만 알아도 괜히 하아컨을 신청하느라 돈 낭비 하는 일은 없게 될 겁니다(?).

(하아컨 1기는 6월까지만 운영합니다)

1. 보도자료 보내기

요즘 대부분의 신인 아티스트가 첫 음원으로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는데요. 냉정하게 신인 아티스트의 싱글 발매 소식을 보도해 줄 매체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보도자료는 보내는 게 좋습니다. 대형 기획사에서는 아티스트의 사소한 일을 바탕으로 하루에도 몇 개씩 보도자료를 보냅니다. 당연히 해당 보도자료는 모두 보도되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이 이렇게 하는 건 아티스트를 기자들에게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매체는 늘 일정 이상의 콘텐츠를 발행해야 합니다. 콘텐츠를 채울 소스가 넘칠 때도 있고 부족할 때도 있겠죠. 소스가 부족하다면 그간 눈에 익은 이름의 기사를 실어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음원이 발매될 때마다 또는 소식이 있을 때마다 꾸준히 보도자료를 보내보세요. SNS가 대세인 시대 자신의 기사가 실리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을지 모르지만, SNS도 소스를 기사에서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름 있는 곳에 자신의 이름이 실리면... 부모님이 좋아합니다. 😇 저처럼 보도자료를 받은 후 음악이 좋으면 바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공유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러니 메일링 리스트 만들 때 제 이메일 계정 ceo@naverdaumnate.com 도 살포시 넣어 주세요. 보내주시는 음악 시간 날때마다 듣고 좋은 음악은 주변에 알리고 있습니다.)

Q: 보도자료 보낼 사람은 어떻게 찾나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분이 직접 여러분의 음악을 알릴 매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고 그곳에 적힌 이메일 주소를 수집해 자신만의 메일링 리스트를 만드는 겁니다. 신문 문화부 기자, 웹진, 음악평론가, 잡지의 피쳐 에디터, SNS 미디어, 업계 관계자 등. 이들은 대부분 이메일 주소를 공개하고 있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여러분과 비슷한 음악을 하는 선배가 있다면 슬쩍 그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내고 있는지 묻고 메일링 리스트를 부탁해도 좋습니다.

Q: 보도자료를 보낼 때 주의해야 할 점은요?

아무리 이 일을 하고 있더라도 모르는 사람에게서 무작정 온 메일은 사실 스팸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보내는 게 보도자료라는 걸 명확히 알리도록 말머리에 [보도자료] 또는 [프레스]라고 붙여야 합니다.

Q: 보도자료는 어떤 양식으로 보내야 하나요?

Electronic Press Kit. 일명 EPK를 작성해 보내야 합니다. 형식은 정해져 있지 않고요. 바이오그래피, 음악, 사진, 연락처와 SNS 계정 정도는 필수로 들어가야겠죠. 파일을 만들어 첨부해도 되고 따로 웹페이지를 만들어 공유해도 좋습니다. 고전적인 매체는 전자를 최근 매체는 후자를 선호하니 둘 다 하셔도 좋습니다. 아울러 보도자료를 그냥 보내는 것보다 훨씬 반응이 좋아지는 비법이 있는데... 이건 다음 뉴스레터에서 좀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 주의 🛑

유료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디 아티스트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여러분의 음악의 결과 맞지 않는 평생 듣지 못한 인터넷 뉴스 매체에만 기사가 실릴 겁니다.

2.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 피칭하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음악과 결이 맞는 사람. 맞지 않는 사람.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을 굳이 설득하는 것보다 결이 맞는 사람을 먼저 찾는 게 효율적일 겁니다. 비슷한 무드, 장르를 묶어 놓은 플레이리스트에 곡이 삽입되는 건 결이 맞는 사람에게 자신을 노출한다는 점에서 초기 팬을 모으는 데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해외의 명망 있는 유통사들은 음원 발매 몇 달 전부터 관계있는 전 세계 플레이리스트 에디터에게 미리 피칭하고 노출을 확보합니다. 그리고 일정 이상의 스트리밍과 팬이 확보된 아티스트는 스포티파이에서 디스커버리 모드, 마퀴, 쇼케이스 같은 스폰서 추천 광고 같은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러기 어렵겠죠? 다행히도 스포티파이에서는 스포티파이 소속 에디터에게 미리 곡을 보낼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피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을 한글로도 제공하고 있으니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 Spotify 플레이리스트 에디터에게 음악을 소개하는 방법

Q: 플레이리스트 피칭을 하면 무조건 플레이리스트에 삽입되나요?

안타깝게도 그렇진 않습니다. 에디터의 선택을 받아야만 플레이리스트에 삽입됩니다.

Q: 피칭에 실패해도 플레이리스트에 삽입되는 방법이 있나요?

지난번에 소개한 🔗 뮤직허브처럼 해외에도 외부 플레이리스트 에디터에게 유료로 플레이리스트 삽입을 요청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해외 리스너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첫 단계에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Q: 피칭을 잘하는 요령이 있나요?

피칭에서 어떤 곡이 선택되는지는 밝혀진 게 없습니다. 저는 피칭한 곡 대부분 플레이리스트에 삽입되었는데요. 에디터를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풍성하게 만들고 싶지만 한 번에 많은 곡을 체크해야 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 상정하고 다음과 같은 요소에 신경 썼습니다.

🛑 주의 🛑  플레이리스트 피칭 기능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통사에 최소 2~3주 전에 음원과 메타데이터 자료를 넘겨야 합니다. 유통사와 유통 일정을 잡기 전 피칭을 위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지 미리 문의하세요.

3. 비디오 만들기

여러분이 사용하는 SNS 플랫폼은 모두 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는 유튜브와 같은 곳에서 만들어진 영상을 삽입할 수 있는 기능이 있죠. 가장 큰 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여러분의 음악을 사용한 영상이 재생될 경우 수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정말 많아졌죠. 틱톡이나 릴스 같은 숏폼 플랫폼에서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이 또한 늘었고요. 스포티파이는 음악이 재생될 때 반복되는 영상이 나오는 '캔버스'라는 게 있는데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캔버스가 있을 때 재생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뭘까요? 노래의 영상을 만들고 이를 가공해 필요한 곳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유통사에서 커버가 실린 오디오 영상을 만들어주긴 하지만 그걸로 도파민이 넘치는 미디어 세계에서 시선을 끌긴 어려울 겁니다.

보통 영상하면 뮤직비디오를 생각합니다.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가끔은 아티스트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이를 돌파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곡 발매만으로 모든 에너지와 비용을 쏟은 당신이 영상까지 잘 만들기는 어려울 겁니다. 최근에는 가벼운 영상으로 음악의 무드를 전달하는 오디오 비주얼라이저가 유행하기도 하죠.

저는 오디오 비주얼라이저의 형태에 가사를 삽입해 리릭 비디오 형태로 만드는 걸 권하고 싶습니다. 만들기 쉽고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거든요. 숏폼의 경우 소리를 켜지 않고 영상을 보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때 인상 깊은 구절을 잘라 쇼츠를 만들면 소리를 켜 음악을 듣게 될 가능성이 크겠죠?

기타

이 외에도 세상에는 음악을 홍보하기 위한 수만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밴드 로고 스티커를 무작정 많이 붙이고 다닐 수도 있을 테고요. 제작 과정과 음악에 담긴 이야기를 뉴스레터로 보내는 방법도 있겠죠. 아는 유명한 아티스트가 있으면 샤라웃을 부탁할 수도 있고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이도 있습니다. 모쪼록 후회 없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데뷔 싱글을 발매했다고 여러분의 세상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일은 잘 없습니다. 정말 좋은 음원을 발표하고 큰 반응을 얻은 아티스트도 이후 어떻게 커리어를 쌓느냐에 따라 다양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고요. 음악이 별로인데 홍보만 잘 해 성공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첫 싱글이 반응 없어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반응이 너무 좋아도 이후 아티스트로서 성장하고 커리어 쌓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올해 초부터 윌슨레터 컬래버레이션으로 진행하던 음이온 라디오를 비디오 팟캐스트로 부활시켜 시즌2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김뜻돌, 피아노 슈게이저, 정우, 힙노시스 테라피, 윤지영, 오도마, 이진아, 히치하이커, 김사월, 씨피카, 더 딥, 제임스레코드 편이 공개됐고요. 다른 아티스트는 어떻게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는지 깊고, 길고, 더 가까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슥 보세요. 👀

인디 음악가의 커뮤니티 윌슨레터 오픈 채팅방도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 윌슨레터는 인디 아티스트의 성장촉진 뉴스레터입니다.

👉🏻 비정기적으로 발송됩니다. 너무 텀이 길어지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 뉴스레터에서 다루길 바라는 내용이나 궁금한 점은 윌슨레터 채팅방 또는 인스타그램 @havaqquq 으로 DM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