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2년 하면 이렇게 되더라😔

구독자님, 무더운 여름 이겨내느라 고생 많았어요. 날씨가 부쩍 선선해졌어요. 가을엔 또 어떤 새로운 일공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요 몇 주간 대학생 일공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죠? 오늘은 좀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인턴도 아니고 ‘정규직’ 일공이를 만났거든요. 인터뷰이가 00년대생(00-09년생)에 국한되어 있다 보니 아직은 정규직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제 두 번 째네요(첫 번 째는 3화 참조).

한편으로는 새롭기를, 또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C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일공이

C는 제 주위에서 가장 연차가 높은(!) 직장인입니다. 벌써 2년을 꽉 채웠거든요. 고교 시절부터 화학 쪽에 관심을 보이더니, 아니나 다를까 화장품 쪽을 전공했어요.👩‍🔬 그리고는 휴학 없이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에 성공했어요. C는 사무실 책상보다 공장에서 일할 때가 더 많습니다. 화장품 제조를 위해 하루 종일 무거운 짐을 날라요. 일과를 마치면 온몸에 기운이 쫙 빠집니다. 그러니 퇴근 후 자격증 책을 들여다보는 것도, 운동을 가는 것도 어렵대요. 그렇게 어영부영 벌써 2년, 그사이 고민은 더 늘었습니다.

내가 빈껍데기만 남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퇴근하고 자기 계발을 하자니
쉽지 않더라고요.
2000년생, 화장품 제조업, C

📍고민 토크룸

고디터｜그거 알아? C가 내 주위에서 가장 연차 높은 직장인인 거.👀

C｜하긴 그렇겠다. 대학에 다닌 사람들 중에서는 내가 제일 오래됐겠네.

고디터｜어떻게 그렇게 빨리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어?😮

C｜현장실습으로 곧바로 커리어를 시작했거든. 왜 대학에 그런 거 있잖아. 학점 취득하면서 회사생활 하는. 4학년 때 다녔던 그 회사에서 쭉 일을 했더니 어느덧 2년을 채웠어.

고디터｜이번에 받은 휴가가 간만에 찾아온 긴 휴가였겠다! 직장인이 일주일 넘게 쉰다는 게 흔치 않은 일이잖아. 여행은 다녀왔어?🤩

C｜내일 친구랑 빠지(수상레저) 가려고. 음… 해외여행은 따로 안 다녀왔어.

고디터｜그렇구나. 어제는 뭐 했어? 

C｜어제는 백화점에 갔어. 할 것도 없고 날씨도 더우니까. 근데 문득 그런 기분이 드는 거야. 내가 빈껍데기 같은 느낌. 그냥 멍하더라고. 왜 그런지 모르겠어.

고디터｜나를 잃어버린… 내가 없는 느낌… 그런 의미일까?🥲

C｜맞아. 나는 나를 파악할 시기가 없었어. 휴학도 없이 다이렉트로 이 길로 왔으니까.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 하잖아. 아님 뭐 휴가 시즌에 즐길 여행 같은 취미를 갖든지. 나도 이런 걸 찾고 싶은데. 갈수록 내가 뭘 쫓는지도 모르겠고 물음표만 점점 커진다?

고디터｜그럴 만도 하겠다. 한 번 직장에 들어가면 나라는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탐색할 여유가 없으니까.

C｜작년이 특히 힘들었어. 근데 올해는 또 별 생각 안 들더라? 체념한 건지 뭔지. 그러다 또 나중에 비슷한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하고.🙄

고디터｜왜, 그런 말 있잖아. 직장인 ‘마의 3년’이라고. 3-4년 차에 이직을 그렇게 많이들 한대. 그래서 만 3년 채우면 안식월이나 포상휴가 주는 회사 많잖아. 3년 차 경력직을 구하는 포지션도 많이 열리는 추세고.

C｜실제로 나도 내년에 옮길까 싶어. 머릿속으로는 계속 생각 중이야. 그전에 자격증도 좀 따 둬야 할 텐데, 아직 공부를 시작하지는 못했어.😂

고디터｜이직을 생각한다는 건, 현재 일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

C｜응. 입사하고 보니 내가 생각한 업무가 아니었거든.

고디터｜정확히 무슨 일을 하고 있어?

C｜나는 화장품 제조 팀에 있어. 제조 포지션이 떴길래 이건 기회다! 하고 지원했어. 근데 제조업체는 사실 ‘공장’이거든? 내가 생각한 화장품 제조는, 제조가 아니라 ‘연구’. 대학생 때의 나는 제조랑 연구를 헷갈린 거지.🤔

고디터｜오, 그런 차이가 있구나. 그 둘이 다르다는 걸 인지했을 때가 언제야? 제조를 관두고 연구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

C｜산학연계니까 기준으로 입사한 시기는 9월. 그리고 10월이 끝나갈 때 즈음 알았어. 2달 만에 안 거니까 2년 다닌 것치고는 되게 일찍 알았지. 일차적으로는 학교 학점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4달간의 실습을 무사히 끝내는 게 중요했어.

고디터｜맞지. 그럼 4개월 채우고 그 직무 그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유는?

C｜그 순간에는 ‘무슨 일로 돈을 번다’ 보다는 ‘돈을 번다’ 자체가 더 중요했어. 당장 내가 직장에 들어가서 돈을 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냥 넘어갔어. 근데 1년, 2년 지날수록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 걸 느끼는 거지.😔

고디터｜하긴, 수입이 생기는 순간부터 그걸 포기하기 쉽지 않다 하더라. 수입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는 게 어려우니까. ‘현실의’ 제조 업무는 어땠어?

C｜힘들어. 일단 몸이 힘들어. 사실 제조 팀에서 여자를 뽑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 팀에서도 내가 홍일점이야. 왜냐면 공장이라고 했잖아. 무거운 거 들고, 옮기고, 증량하고. 그게 하루 업무의 대부분이야. 거기에 나는 막내니까 잡다한 전산 업무(엑셀 등)까지 맡고 있고.🖥️

고디터｜이것저것 되게 많이 하겠다.

C｜맞아. 일은 일대로 하는데 전산 업무 생기면 그것까지 다 해야 하니까 내가 일이 제일 많은 거야. 근데 다 잡다한 일이고, 다른 사람들이 메인으로 맡고 있는 프로젝트의 보조로 투입되는 편이야.

고디터｜전문성 떨어지는 게 고민되겠다. 물경력은 이직도 쉽지 않으니까.

C｜하루는 제조 팀 한 분이 휴가를 가셨어. 그때 그분이 맡은 일을 전부 내가 대신하게 됐거든? 물론 내 기존 업무는 그대로 유지.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이렇게 남 빈자리 생기면 '땜빵'하는 사람인가? 난 이런 사람밖에 안 되나?😥

고디터｜그래서 이직을 생각하는 거구나.

C｜맞아. 그러려면 퇴근하고 자격증 공부도 해야 하는데, 이게 진짜 쉽지가 않아.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니까 저녁에 퇴근해서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 힘들고, 배고프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맨날 배달음식 시켜 먹고. 그래서 작년에 심하게 쪘어. 2달간 7kg가 찌더라.

고디터｜근데 올해는 C 다이어트 완전 성공했잖아!😮 그런 고충이 있는데도 식단도 하고 헬스장도 다녔다는 건데, 진짜 대단한 거야. 나도 1년간 회사 다닐 때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 많았거든. 출퇴근만으로 에너지를 다 쓰는데, 퇴근하고 어떻게 자기 개발을 하는 걸까 싶고...

C｜맞아. 진짜 대단한 거야. 근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더라. 지금 내 자리에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걸 이제는 너무 잘 아니까. 그니까 (자기 계발) 해야 해. 직장인이 되어서도 쭉.🫠

📍고디터의 한마디

올여름이 유독 더웠잖아요. 그럼에도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다는 건 참 대단한 일 같아요.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멋집니다.

자기 계발을 하려면 관성을 탈출해야 합니다. ‘오늘은 진짜 퇴근하고 운동 가야지’, ‘오늘은 진짜 집 가서 자격증 공부 해야지’ 하고는 막상 집 가면 누워서 스마트폰만 붙잡게 되잖아요(뜨끔). 그만큼 사람이 바뀌기 쉽지 않죠. 하지만 절대 바뀌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당장 오늘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죠. 내가 결정한 하루하루가 모여 결국 ‘나’를 이루니까요.

매일 출퇴근하는 모든 일공이들을 응원합니다.🙌

📍일잘러의 토막상식 한 조각

자기 개발 vs 자기 계발, 구독자님은 둘 중 뭐가 맞는 표현인지 아시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맞춤법은 둘 다 맞는데 뜻이 다릅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개발’은 ‘지식이나 재능 따위를 발달하게 함’의 뜻을, ‘계발’은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워 줌’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렇게 봐도 잘 와닿지 않아서 예문을 준비했어요.

개발
프로그래밍 능력을 개발하고 싶어.
승진을 위해 자기 개발 차원에서 MBA 과정에 등록했어.

계발
자기 계발을 위해 매일 헬스장에 다녀.
명상과 요가를 통해 자기 계발에 힘쓰고 있어.

둘 모두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자기 개발은 ‘기존의 능력이나 재능 발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자기 계발은 그보다는 조금 더 넓은 차원인 ‘잠재력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그래서 오늘의 레터는 잠재력을 발굴하고자 하는 C의 인터뷰 내용에 맞춰 ‘자기 계발’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