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이냐, 취업이냐!🙄

Y｜요즘 친구들 만나면 이런 얘기부터 해. “나는 뭐 하고 살지?” 그냥 진짜 막연하게. 고디터｜ㅋㅋㅋㅋ완전 이해돼.🤣 Y가 말하는 ‘뭐 하고 살지’는 정확히 어떤 의미야? Y｜’어떤 분야로 나가야 되지?’란 의미야. 내 전공이 공학과이기는 한데, 일반 공학대학의 공학과가 아니라 국제대학 안의 공학과거든. 그래서 배우는 범위가 너무 얕고 넓어. 고디터｜그래서 Y가 스스로를 ‘짭 공대’라 지칭하는 거구나.👀 Y｜맞아. 물론 장점도 있어. 모든 분야에 대해서 한 번씩 배울 기회가 있다는 거? 근데 단점은 뭐냐면… 첫째는 관심 분야가 잘 좁혀지지가 않아. 둘째는 관심 분야가 있다 하더라도 그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고디터｜넓고 얕게 배우는 전공이구나. 근데 Y는 삼수생이라 했잖아? 정시 아니고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이라 했고. 그런 걸 원해서 선택한 건지 궁금해. Y｜사실 이런 말은 좀 부끄럽기는 한데, 이 학과에 지원할 때 지금만큼의 자세한 이해는 없었어.🥲 고디터｜당연하지. 아마 모든 학생들이 그럴 거야. Y｜어떤 느낌이냐면… 예를 들어 내가 한식 요리사가 되고 싶었다 치자. 근데 한식 요리를 배우는 학과가 아니라 ‘튀기는 것만 배우는 학과’에 들어온 느낌? 한식 튀김, 중식 튀김, 일식 튀김, 다 배우고 있는 거야! 그러다 보니까 더 못 정하겠고. 한식 튀김 요리사로 진로를 정한다 하더라도 ‘한식’에 대한 이해는 처음부터 스스로 쌓아야 하는 거지.🍳 고디터｜와, 이해됐어. 그럼 ‘한식’처럼, Y도 공학의 여러 카테고리 중에 하나의 큰 갈래를 정한 거야? Y｜응. 난 반도체 쪽을 연구하고 싶어. 그다음 단계가 문제야. 고디터｜그다음이 뭔데? Y｜대학원. 나는 절대로 대학원 안 간다고 했었어. 대학교 입학이 늦기도 했고, 칼 졸업에 칼 취업을 하고 싶었거든. 근데 내 배움이 너무 얕은 것 같은 거야. 못 해도 석사는 따야 될 것 같아.🤔 고디터｜맞아. 공대생들은 진짜 다 석사 생각하더라고… Y｜우리 (친)오빠도 그래. 오빠도 대학원 생각 아예 없었다가 지금 대학원 다니는 중. 왜냐면 학부생 졸업장 갖고는 연구실에 갈 수가 없어. 학부 졸업은 보통은 다 사무직을 하게 돼 있어.😔 고디터｜예를 들어서, 학부 졸업하자마자 삼성전자 DS 반도체 사업부에 바로 취직을 한 공대생이 있다고 치자. 그럼 이 사람들은 사무직인 거야? Y｜사무직일 가능성이 크지. 거의 100%라 봐도 돼. 고디터｜예를 들어서 설계 직무, 품질관리 직무… 이런 직무의 자격요건을 보면 전기전자 전공자만 뽑는다고 쓰여 있는 경우도 많잖아. 이것도 결국은 다 사무직이라는 거야?😮 Y｜그치. 마케터 같은 비전공자하고 연구자들을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돼. 반도체를 만들고 설계하는 일에는 직접적으로 관여를 못하는 거지. 고디터｜그래서 그렇게들 대학원에 가려고 하는 거구나. Y｜맞아. 근데 그것 때문에 요즘은 주객전도 된 느낌이 들어.🙄 고디터｜무슨 의미야? Y｜대학원은 배우러 가는 거잖아.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이 가야 돼. 요즘은 학사로는 연구실에 못 가니까, 석사까지 따서 ‘연구실 가려고’ 대학원 진학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고디터｜정말 배움에 뜻이 있지 않는 한 대학원 진학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구나.👀 Y｜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 오빠가 강하게 조언해 준 적이 있거든? 대학원을 가려면 “네가 진짜로 이 분야가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공부만 해도 기쁠 정도로 진심이어야 대학원 생활이 힘들어도 버틸 만할 것이다”라고. 그래서 나도 생각해 봤는데, 난 진짜 연구실 때문이 아니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커.😃 고디터｜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Y｜대학교 1학년, 2학년 놀다가 이제 3학년이 됐잖아. 갑자기 어느 순간 현타가 들더라. 내가 지금 대학을 3년 다녔는데 뭘 배웠지? 머릿속에 든 게 없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지식을 향한 열망이 강해졌어. 뭐라도 찾아보고, 뭐라도 배우고 싶어.🤗 고디터｜그래서 이 무더운 방학에도 Y가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거였구나! Y｜ㅎㅎㅎ맞아. 계절학기 들었고, 계절 끝나고도 도서관에서 공부 중이야.📚 고디터｜뭐하고 살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사실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온 것 같은데? 일단 대학원에 가서 배움을 더 쌓는 것. 당장은 대학원 진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Y｜맞아… 내가 오늘 얘기를 하면서 느낀 게 뭐냐면, 일단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은 GO’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야. 어릴 때는 실패해도 수습할 수 있잖아. 그게 딱 우리 나이고. 근데 내가 겁이 많아서 이걸 실천을 잘 못 해. 고디터｜왜 겁이 많은 편이야? Y｜내가 실패하는 걸 잘 안 보여주고 싶어. 내가 보기보다 자존심이 세. 그래서 우리가 당연히 실패할 나이라는 걸 알면서도…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게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단 말이야. 이게 예전보다는 나아진 거긴 한데 그래도 아직 못 고쳤어. 고디터｜우리가 문제를 알고 있더라도 한순간에 고쳐지는 게 아니잖아. 몇 년에 걸쳐 조금조금씩 나아지는 거니까. 그리고 Y는 이미 자존심 세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기까지 하는 걸? 자존심이 진짜 센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 너무너무 세면 본인 자존심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다는 걸 인지조차 못할 수도 있어.😶 Y｜맞아. 나도 내가 자존심 세다는 걸 작년에 알았다? 이 단어를 내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도 오래 걸렸어. 고디터｜그러니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도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