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열린 마음이 알려준 것

자아도취 vs. 자기혐오 그리고 재미 vs. 성취감

2021.05.15 | 조회 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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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일하고 배우고 느낀 성찰을 나눕니다

공감 능력이 좋다는 건 그만큼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관심에 머물지 않고 다수의 관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이 조화로움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다. -《심미안 수업》 중에서

서평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등 글쓰기 수업과 종종 특강도 하지만  역시 수강생으로 글쓰기 수업에 참여합니다. 글쓰기에 정답이 없기도 하고, 수업 듣는 게 즐겁기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유명 작가님의 특강도 참여하고 때로는 잘 모르는 작가님 수업도 듣습니다. 시간만 허락하면 거의 모든 학습에 참여하는 편인데요. 기대하지 않고 참여한 수업에서 더 큰 걸 얻기도 하더군요. 

최근 지역 커뮤니티 센터 글쓰기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수업을 염탐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글쓰기를 조금이라도 잘하고 싶은 열린 마음이 컸습니다. 책을 한 권 출간한 젊은 분이 강사님이었고 글쓰기와 명상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더군요. 매력적인 글을 쓰는 방법 세 가지를 알려줬는데 그중 하나가 상식에 반박하는 주장을 하라는 거였어요. 실습으로 사진을 보며 글을 썼습니다. "취미를 일로 만들지 말라고들 한다"로 시작하는 평소와는 다른 글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 수업에서 글쓰기의 자아도취와 자기혐오에 관한 강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변 작가분들은 늘 자기 글이 못마땅하다고 불평합니다. 심지어는 인기 작가님도 강연에서 자신의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게 겸손의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는 듯해요. 사실 잘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 글이 좋거든요. 자아도취에 가깝습니다. 이런 생각에 강사님은 명쾌한 정의를 내려줬습니다. 건강한 자기 확신을 위해 글감에는 자아도취에 빠지고, 글쓰기 실력향상을 위해 문장과 표현에는 자기혐오를 하라고 말이죠. 혐오까지는 아니지만 문장과 표현에 대해 100% 만족스럽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니 양가감정을 가질 수도 있겠더라고요.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 진짜 용서이고, 환대할 수 없는 것을 환대하는 것이 진짜 환대다”라는 말을 했답니다. 강사님은 혐오를 인정하는 글을 써보라고 했어요. 정말 용서하지 못할 대상을 용서하는 "나는 용서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쓰라고. 갈등이 넘치고 사랑할 수 없을 대상을 사랑하는 "나는 사랑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쓰는 거죠. 어떤 혐오를 인정하는 글을 써볼까 고민 중입니다. 혐오와 친하지 않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 글감이 되겠죠.

첫 문장 쓰는 연습도 하고, 사진을 보고 글 쓰는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한때 다른 수업에서 사진을 보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글쓰기를 했죠. 최근엔 활용하지 않았는데 다시 의도적으로 연습해야겠어요. 편지를 쓰며 수업을 마쳤는데 그 역시 흥미로운 방법이었어요. 한 번은 아들에게, 한 번은 딸에게 손편지를 보냈어요. 제 글쓰기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열린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첫 수업을 듣고 올린  블로그 후기 글에 강사님이 우연히 검색해서 읽고 제가 글쓰기 수업을 한다는 걸 아셨나 봐요. 공자 앞에서 문자쓴 것 같다고 민망하다며 수업에 두 번이나 참여해서 감사하다고 비밀댓글을 다셨어요. 입장을 바꿔 생각해봤어요. 만일 제 글쓰기 수업에 다른 글쓰기 선생님이 오셔서 들으셨다면 어땠을까요? 부담스러울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전 정말 학생으로 듣는 거니 오해 마시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월급의 일부는 적금을 들었고, 피치 못해 빚이 생기면 빚을 먼저 갚았습니다. 재테크에 들여야 할 노력과 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했습니다.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진정한 재테크가 아닐까요? 재테크보다는 자기계발이 좋았고 그게 재테크라는 핑계로 위안을 삼았어요. -《아이 키우며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건》 중에서

젊은 시절에는 재테크를 몰라서 강의도 듣고 책도 제법 읽었어요. 하지만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적성에 맞는 재테크라는 판단으로  이후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죠. 도서관에서 4회에 걸쳐 경제특강을 하더군요. 굳이 들을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가  역시 열린 마음으로 수강했습니다. 오랫동안 관심을 두지 않은 영역이라 최근 트렌드가 궁금하기도 했고,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재테크하는지 호기심이 일었어요. 재테크가 주제일 뿐 책을  저자의 특강이기도 했죠.

예상했던 대로 부동산, 주식, 환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마지막에 수업을 정리하는데 강사님이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여가에 재미만 추구하면 돈만 쓰게 되지만 독서나 글쓰기 같은 성취감에 투자하면 돈이  든다고요. 그렇다고 성취감에만 빠지지 말고 재미 50%, 성취감 50%로 시간을 투자하면 적은 돈으로도 삶이 풍성해진다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자기계발의 가치가 재테크의 결과에 닿을 거라는 기대를 했는데 말이죠. 사실  자체로도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 되겠더군요. 자기계발은 아무래도 재미만큼 큰돈이 들지 않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성취감으로 뿌듯해지니 가성비가 크네요. 성취감에 몰입하는 삶을 추구한 저는 재미를 늘리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작용이 있긴 합니다만. 구독자님은 재미와 성취감을 적절히 누리는 여가를 설계하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열린 마음으로 강의를 수강하며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나누는  순간이 저의 여가이자 재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구독자님은 여가를 어떻게 보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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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most 3 year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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