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질문이 가져다 준 새콤달콤한 행복

석류 좋아하세요? 쉽게 까서 먹을 수 있을까요?

2021.12.04 | 조회 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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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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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요? 석류가 좋았어요. 아마 석류 음료 같은 걸 마셔봐서 일지도 모르겠어요. 15년 전쯤 석류를 마트에서 구매했어요. 새콤달콤한 석류를 먹을 마음에 기분까지 좋았죠. 딱 거기까지였어요. 이걸 도대체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칼로 중간을 잘랐는데 반으로 조각난 석류 알맹이에서는 핏빛 물이 흘러나오고, 알맹이 하나하나 터뜨리지 않고 먹으려니 너무 힘들더군요. 씨를 뱉으니 먹은 것 같지도 않았어요.

석류는 이생망인가 하고 포기했어요. 가끔 마트에서 석류를 볼 때마다 속으로 '저 석류는 너무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라고 말했죠. 마치 여우가 신 포도를 보고 한 말처럼요.

얼마 전 인터넷으로 장을 보는데 '고당도 애플석류'라는 문구에 눈이 갔습니다. 애플망고는 들어봤는데 애플석류라니...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배송을 받고선 얼른 칼로 반을 잘랐습니다. 알맹이를 조금 빼먹어 보니 톡톡 튀는 단맛이 나더라고요. 30분 동안 석류와 씨름을 하다가 '역시 난 석류를 못 먹는 사람이구나'라며 과거의 실패를 떠올렸어요. 남은 석류를 어떻게 해야 하나, 버려야 하나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과연 이게 저만의 문제였을까요? '석류를 쉽게 먹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어요.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안되니까 당연히 포기했거든요. 분명 방법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유튜브를 검색했습니다. 살면서 유튜브를 먼저 검색해본 것도 처음입니다. 주로 네이버에서 글자로 검색했거든요. (구세대ㅠㅠ) 이번에 신세대로 거듭나는 걸까요? 

조회수 6.8만, 라이크 천에 육박하는 초간단 석류 까는 방법, 먹는 법 베스트 꿀팁! 영상을 봤어요. 세상에 이렇게 간단한 걸 모르게 살았네요.

1) 석류를 잘 씻는다.
2) 윗부분에 둥글게 칼집을 낸 후 뚜껑처럼 살짝 들어 올린다.
3) 위에서 보면 흰색 선이 나뉘어 있는데 그 부분의 껍질에만 칼집을 낸다.
4) 칼집에 따라 조각을 벌린다.
5) 큰 볼을 준비한 후 조각을 뒤집어 숟가락으로 두들겨 준다.
6) 석류 알맹이가 하나도 손상되지 않은 채로 톡톡 떨어진다.

먹기 좋게 준비한 석류
먹기 좋게 준비한 석류

이걸 모르고 15년은 포기한 채 살아온 게 억울할 정도로 쉽더라고요. 내친김에 연결 질문을 던졌습니다. '석류의 씨는 먹어도 될까?' 사실 알맹이의 반 이상이 씨라, 둘러싼 과육만 먹고 씨를 뱉으니 먹은 느낌이 없거든요. 이번엔 굳이 영상으로 볼 필요가 없어서 네이버를 사용했습니다.

껍질에는 타닌, 종자에는 갱년기 장애에 좋은 천연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다. 열매와 껍질 모두 고혈압·동맥경화 예방에 좋으며, 부인병·부스럼에 효과가 있다. 특히 이질이 걸렸을 때 약효가 뛰어나고, 휘발성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어 기생충, 특히 촌충 구제약으로 쓴다. 과즙은 빛깔이 고와 과일주를 담그거나 농축과즙을 만들어 음료나 과자를 만드는 데 쓴다. 올리브유와 섞어 변비에 좋은 오일을 만들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석류 [石榴] (두산백과) 중에서

다시 보니 제가 산 석류가 우즈베키스탄 석류인데 광고문구에 '우즈베키스탄 석류씨가 부드러워 과육과 함께 드셔도 무방합니다.'라고 씌어 있네요. 과일의 씨를 잘 먹지 않는 편인데 건강에 좋다니 먹어봤어요. 생각보다 맛있어요. 무엇보다 석류 알맹이의 달콤한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어요. 이제 석류를 편하게 사서 양껏 먹을 겁니다. 

작은 질문 하나가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의식중에 반복하는 일이거나, 혹은 어려울 거라 생각하고 시도하지 않은 일에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세요. 

'보다 빠르게 처리할 방법은 없을까?'
'왜 꼭 이렇게 해야 하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하면 비효율적인 과정을 제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피드백을 받아 개선할 수 있을까?'

여러분의 일과 삶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맛난 석류를 즐기는 것처럼 새콤달콤한 행복이 찾아올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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