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먹을 때 함께 한 사람들은 절대 잊을 수가 없어요. 음식만 봐도 그때 함께 한 사람이 생각나고, 사람을 떠올리면 음식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치즈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카프레제와 부라타 샐러드처럼 치즈를 곁들인 샐러드를 좋아해요. 아마도 함께 한 사람들이 좋아서, 음식이 더 맛나게 느껴지는지도 몰라요.
예전에는 회사에서 집들이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거의 하지 않죠. 10년 전쯤 감사하게도 먼저 집들이하겠다는 동료가 있어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그때 처음 카프레제를 만났어요. 토마토 사이에 하얀 생 모짜렐라 치즈를 넣었을 뿐인데, 토마토의 선명한 붉은색과 하얀 모짜렐라가 대비되어 시각적으로도 강렬했고, 상큼한 맛이 났어요. 제가 맛있다고 하니 동료는 정말 만들기 쉽다며, 만드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만들어주니 아이들도 좋아했고요. 요즘은 뷔페에서도 많이 보이고, 샌드위치에 곁들여 판매하기도 하더군요.
먼저 다가와 집들이로 빠르게 친해진 동료인데, 어느 순간 점점 멀어졌습니다. 너무 빠르게 친해져서 서로 기대가 컸던 걸까요? 아니면 각자의 일에 신경 쓰다 보니 연결이 느슨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직까지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습니다. 카프레제를 볼 때마다, 매사에 적극적이었던 그 동료가 문득 떠오릅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야무지게 처리할 동료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20년 전쯤 커리어를 전환할 때 사외 스터디 모임을 했어요.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매주 일요일에 만나 함께 공부했는데요. 그 인연이 연결되어 지금도 가끔 만납니다. 요즘은 1년에 한 번 정도 만나는데요. 2년 전엔가 만난 카페에서 부라타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부라타 치즈가 뭔지도 모르고 뭔가 동글동글한 게 순두부처럼 생겨서 선택했습니다. 겉은 쫀득하지만 속은 크리미하게 흘러내리는 부드러운 식감에 깜짝 놀랐어요. 이것도 모짜렐라 치즈로 만든 것이라 뭔가 저는 모짜렐라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이후에 다른 곳에서도 부라타 샐러드를 먹었는데, 그때 스터디 모임 회원들과 만난 곳에서 먹은 부라타 샐러드의 맛이 아니더군요. 몽글몽글 우정의 덩어리처럼 부드러웠던 부라타 치즈 맛과는 달랐습니다. 같은 음식도 누구와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다른 것 같아요. 결국 음식도, 사람도 함께한 순간의 따뜻함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께도 잊지 못할 치즈 요리와 함께한 따뜻한 기억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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