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게 나이들어요, 우리

인간의 영혼에 내린 신의 선물-악기 하나쯤 다루는 근사함

[귀엽게 나이들어요, 우리] by 박나긋

2024.01.30 | 조회 6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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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이와 우쿨렐레의 조합, 2배로 귀엽다 | 사진출처: freepik
귀여운 아이와 우쿨렐레의 조합, 2배로 귀엽다 | 사진출처: freepik

초등학교 5학년, 엄마의 손에 이끌려 처음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 가정 집에서 하는 작은 학원이었는데 선생님이 참 상냥하고 예뻤다. 당시 아주 부끄럼 많던 소녀이던 나는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피아노 학원만큼은 빼먹지 않고 즐겁게 다녔다. 

   선생님은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피아노 치는 손이 나풀나풀 나비가 나는 것 같다든지, 음악에 재능이 있으니 피아노를 계속 치면 좋겠다고 말해주곤 했다. 한번은 뚱땅대는 나의 반주에 맞춰 선생님이 작은 소리로 흥얼대며 노래를 부르셨는데 그때 어린 마음이지만 피아노 치는 삶이 참 행복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 뒤로 선생님의 칭찬만큼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니라서 음악을 전공하진 못했다. 하지만 짧게 배운 피아노는 나의 삶을 많이 바꿔주었다. 학교에서 늘 조용히 지내던 아이였는데 음악 시간에 반주자가 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주목받았을 때 참 좋았다. 작은 교회에서 예배 때마다 반주를 하며 칭찬과 예쁨을 받았던 것도 어깨를 한 번 두 번 으쓱하게 했다. 또는 요즘에도, 종종 마음에 와닿은 노래를 만났을 때 그저 듣는 것만이 아니라 피아노 앞에 앉아 쉬운 코드를 눌러가며 노래부를 수 있는 것은 정말 낭만적인 일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후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참 많다. 보통만큼만 살고 싶은데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은 듯해 숨이 턱 막힐 때도 있다. 하지만 아주 쉽게 보통을 넘어 근사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도 괜찮지만 악기 하나 다룰 수 있으면 더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악기를 하나 추천하고 싶다.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쿨렐레다. 우쿨렐레는 생긴 모양부터 당장 배우고 싶게 생겼다. 작고 귀여운 아기를 안아주듯 한 품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에 무게도 가벼워서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소리가 정말 귀여운데 뚱뚱땅땅 대는 소리가 마치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의 걸음걸이처럼 느껴진다. 기타보다 배우기도 쉬워서 오늘 시작해도 ‘곰 세 마리’ 한 곡쯤은 금세 연주할 수 있다. 

   마음과 정신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왼손으로 코드를 짚고 오른손으로 현을 연주하며 손끝 마디마디를 자극한다. 코드를 외우고, 연주를 하며 노래까지 부르는 것은 뇌운동에도 좋다. 예쁜 악기 소리를 듣는 것은 우울증과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키도 손도 작아진 할머니가 되었을 때,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모습은 그저 사랑스럽고 귀엽다. 할아버지도 마찬가지^^ 

   음악은 인간의 영혼에 내린 신의 선물이라 했던가. 이기적인 마음 덕에 외로운 길을 가던 우리를 잠시 멈춰 서게 한다. 눈을 감은 채 귀를 열면 음악은 지친 날에는 위로가 되어주고, 기쁜 날에는 축배가 되어준다. 음악과의 이러한 만남은 좀 더 착한 마음을 갖게 하고 따뜻한 온기의 사람이 되게 한다. 함께 노래하는 사람 사이를 세심하게 연결해 주기도 하고, 지난 시절과 그 때의 시간을 의미있는 순간으로 추억하게 한다. 

   예전 싸이월드가 유행했던 (기억하시려나?^^) 모두를 공감하게 했던 명언이 기억난다. “ 지금 미쳐가고 있다. 헤드폰에 모든 몸과 영혼을 맡겼다.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니까.” 정말 그러하다. 음악과 함께하는 , 환상의 날들이다. 



[저자소개]

평생동안 귀여운 것을 수집하며 살았다. 그러다보니 좁은 집이 귀여운 잡동사니들로 가득해졌다. 더 이상 귀여운 것들을 들일 곳이 없자 스스로 귀여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 말랑한 마음가짐과 둥글한 삶의 태도면 충분할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는 진리를 믿는 중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매일 글을 쓰고 마음을 뱉으며 한뼘씩 자라는 중이다. 언젠가 작은 그늘이라도 생긴다면, 지친 누군가에게 한자리 내어주고 싶다. 

 

[쓰고뱉다]

글쓰기 모임 <쓰고뱉다> 함께 모여 쓰는, 같이의 가치를 추구하는 글쓰기입니다. 개인의 존재를 가장 표현해줄 있는 닉네임을 정하고, 거기서 나오는 존재의 언어로 소통하는 글쓰기를 하다보면 누구나 글쓰기를 할수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걸어왔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로 발송되는 글은 <쓰고뱉다> 숙성반 분들의 글입니다. 오늘 읽으신 한잔이 마음의 온도를 1 정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댓글보러가기 통해 본문 링크에 접속하여커피 보내기기능으로 구독료를 지불해주신다면 더욱더 좋은 뉴스레터를 만드는데 활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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