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잠실에서 편지를 쓰고 있는 예또야. 나는 지금 다합에서 만나 태국여행까지 함께했던 친한 언니의 집에 와있어. 사실 나, 일정 때문에 엊그저께 서울에 왔다가 어제저녁 6시부터 오늘 해가 뜨고도 한참이 지난 아침 9시까지 술을 마시고 있었거든. 그런데 오늘이 29일이다 보니 지금 이렇게 온전치 못한 컨디션으로 편지를 써야 하는 운명에 처해버린 거지. [순간예또]를 위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편지를 쓰고 있는 나의 의지를 칭찬해야 할지, 어제부터 그 긴 시간 동안 미련하게 꾸역꾸역 술을 먹은 나의 미련함을 탓해야 할지, 판단하는 게 쉽지가 않네. 이번 서울 일정에 [순간예또]를 발간하는 날이 포함되어 있는 걸 알고 있어서 미리 편지를 써두려고도 해 봤는데, 평생을 벼락치기 마인드로 살아온 나는 일정에 앞서 미리 무언가를 창작해 내는 게 잘 안 되더라고. 그래서 지난날의 과오로 인한 현재의 고통은 지금의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 되어 버렸지, 뭐.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