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둘째 주, 구독자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전 부분 학기로 한 과목의 시험 준비와 함께 토익 공부를 했어요.
하지만 이번 주가 가장 저에게 과도기였던 일주일이었답니다. 😿
이번 주도 저의 솔직한 일기를 기록해봤어요. 🖋️
☀️ 4/7 (월)
공부가 정말 하기 싫다. 근데 공부를 안 하면 할 것이 없다. 없는 게 아니라, 다른 걸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공부를 외면하고 노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런다고 공부를 하나? 안 한다. 그냥 시간을 흘리고 있다. 내가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도 공부를 안 한다는 죄책감에 포기하고, 그렇다고 공부에 집중도 못 해서 결국 공부도 목표만큼 못 하고.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쳤다.
저녁엔 집에서 엄마랑 이야기를 나눴다. 복잡한 심정을 엄마한테 다 털어놓았다. 엄마가 이야기를 다 듣더니 말했다,
“채워지지 않는 허함은 계속 안고 가는 거야. 그 고민을 다 해결하고 공부 하려면 시작도 못 할 걸. 그 불안을 해결하고 나서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안고 가. 너가 세운 계획을 다 지키지 못하더라도 괜찮아. 그저 공부를 못 하는 것에 그 고민과 불안이 핑계만 되지 않으면 돼. 그냥 항상 가지고 가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
나는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이 다 정리 되어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일주일이면 다 정리되고 남은 시간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지금 내가 하는 고민은 단시간에 해결될 고민이 아니다. 엄마의 말처럼 계속 안고 가야하는 고민들이다. 그 말을 듣고나서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고민을 해결하려는 압박으로부터 벗어난 느낌이었다. 복잡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오늘은 조금 마음 편히 잘 수 있을 거 같다.
☀️ 4/8 (화)
아침에 수영을 갔다 와서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해먹으려고 장을 봤다. 샌드위치 햄, 홀그레인 머스타드, 식빵 이렇게 3개 샀는데 만원이 나왔다. 만들어 먹는 것도 이제 그닥 저렴하지 않는 거 같다. 장을 보는데 뭐 하나 저렴한 게 없고 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 물가를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계속 오르는 외식 가격이 어느 정도 이해될 것만 같았다. 기본 재료부터도 가격이 비싸지니까 외식업도 힘들 것 같았다.
어제 조금 마음의 짐을 덜어서 그런지 전보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일주일 쉬고 다시 하려니까 전과 같은 집중력은 아니었다. "매일매일" 하면서 점점 집중력을 올려야겠다.
🌦️ 4/9 (수)
영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시험을 위한 공부로만 영어를 잘 하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영어를 잘 쓰고 싶었다. 지금까지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만 했다 보니 이 방법이 과연 맞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대학생이 되어서까지 입시처럼 시험을 위해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공부하고 싶지 않았다. 언어를 잘 익히고 내 몸에 체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 방법 저 방법 매일 공부 하면서 알아봐야겠다. 일단 제일 중요한 건 매일 하면서 매일 보는 것.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 4/10 (목)
요즘 새로운 고민이 있다면, 수영 끝나고 집 오는 길에 “아침으로 뭘 해먹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3일 동안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해먹었는데 오늘 재료를 다 써서 내일은 뭘 해먹을지 고민이다. 점심에는 들기름 막국수를 해먹었다. 나는 축축한 김을 싫어한다. 유튜브에 레시피를 검색하니 어떤 레시피도 들기름 막국수에 김을 안 넣는 레시피가 없었다. 그래서 김을 어쩔 수 없이 넣어봤다. 근데? 너무 맛있었다. 심지어 김을 더 넣어서 먹었다. 축축한 김의 맛을 오늘이 되어서 비로소 되었다.
☀️ 4/11 (금)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벚꽃이 떨어지기 전에 보려고 오늘 학교에 갔다. (+빌린 책도 반납 할 겸.) 아직 벚꽃이 엄청 풍성하게 핀 건 아니어서 내일 비 오고 떨어지면 아까울 거 같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학교에서 한 꽃놀이라 좋았다. 🌸
🌧️ 4/12 (토)
부분학기생의 좋은 점: 남들 시험공부에 매진할 때 책 한 권 정도는 읽을 여유가 있다는 것. (물론 나도 시험을 보지만.)
하지만 다음 주 공부 계획을 세우다가 과부하 와버렸다. 제한된 시간 내 모든 걸 다 할 수 없어 포기할 것을 고르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지금까지 나 뭐 한 거지?"라는 생각이다. 3월부터해서 지금까지 한 달 반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았다. 매일 뭔가를 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지금 보니 발전한 게, 더 나아진 게, 하나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경제학에서는 비용과 편익을 계산할 때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말라"고 한다.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 있지만, 어제 그 고민의 난리를 치고 나서 깨달은 게 이거 하나다. 현재의 선택 상황에서 과거에 지불된 비용(매몰비용)은 고려하지 않는 것, 즉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의 비용과 편익"만을 고려한 현재의 선택이다. "난 지금까지 뭐 했지?"는 현재에서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나는 지금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나간 과거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지금의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지나간 과거는 보내주고, 지금부터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은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있었나보다. 내일부터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편안히 잠을 잤다.
🌧️ 4/13 (일)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에 공부 하고 와서 점심을 고민했다. 엄마가 수제비를 떠서 파스타를 해줬다. 진짜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휴식 시간을 보내고, 다시 공부를 하러 갔다. 2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나와서 동생이 일 하는 카페에서 음료와 디저트, 키링 세트를 구매했다. 원하던 것 중 하나가 나와서 기뻤다. (매장에 카드를 두고 온 줄도 모를 정도로.)
일주일 동안 고민만 주구장창한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그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다급함을 느꼈는데, 주말이 되어서야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 다음 주는 공부에 집중해서 시험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불안감은 언제나 지니고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친숙한 마음으로.
💬 솔직함이 전부인 뉴스레터
“이 책은 웃기지 않고 따뜻하지 않으며 깊이가 없지만, 솔직함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양안다 시인의 책 「달걀은 닭의 미래」 에서 본론에 들어가기 전 쓴 글 중 일부분이에요. 이 글로 저의 “뉴스레터 지향점”을 발견한 기분이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이 뉴스레터의 핵심은 ‘솔직함’이었던 거 같아요. 휴학생의 솔직한 감정과 그때만 할 수 있는 생각들을 글로 기록하는 게 저의 목표였어요. 근데 그걸 알아봐주시고 그 마음이 닿은 거 같아 너무 감사하고 뿌듯해요. ☺️
이전 글에 달아주신 후기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이게 맞을까? 괜찮은 건가?” 했던 고민들이 싹 사라지고, ”내가 잘 가고 있구나.”를 느꼈어요. 또 함께 달아주신 응원 글을 읽으며 지하철을 타다 눈물을 흘릴 뻔한 적도 있어요. 🥺
“일단 오늘 하루부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보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때요? 오늘 하루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만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거에요! 내가 좋아하는 하루들이 켜켜이 모여 여노님이 바라던 곳에 다다라 있기를 바라요.”
후기 글 중 일부예요. 글을 읽으면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갈 힘을 얻었고, 남은 시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며 시간을 보내지 말고, 좋아하는 것도 소소하게 즐기면서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매번 따뜻한 글 남겨주시는 독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
4월 2주차 저의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 오늘은 꽤나 글이 길어졌네요.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생각으로 일기를 쓸지 궁금하네요. 다음 주는 아마 시험+토익 공부에 치여 어질어질한 일주일을 보내지 않을까···. 그렇지만 다음 주 일기도 기대해주세요. 그럼 좋은 밤 되시길 바라요. 🌙
<휴학생의 휴학일기> 뉴스레터는 상시 업로드 되며, 업로드 날을 따로 정하지 않았어요. 잊고 있을 때쯤 뉴스레터로 소식과 글을 전할테니, <휴학생의 휴학일기> 메일을 즐겨찾기 해주시고 메일 알람 설정을 통해 글을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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