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 눈이 왔다.

안녕하세요. 여흘입니다.

정말 2024년의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기 바쁘고 급하게 연말 일정을 잡기 바쁘고

정신없는 매일이 반복되면서 정말 갑자기 그런 날이 왔습니다.

그런 날 있잖아요. 

매일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듣던 노래가, 대중교통에서 없으면 안되던 노래가 

귀를 찌르고 머리를 울리는 날.

그런 날은 오랜만에 노래를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가곤 합니다.

스스로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 생각들이 나를 찌르기 시작해서

조용한 하루가 되고 싶은데 내 머리 속이 제일 시끄러워서

소음 속 고요를 찾아 길을 하염없이 걷고 합니다.

갑자기 찾아오는 그런 날들을 잘 갈무리하려고 다시 책상 앞에서 일기를 길게 아주 길게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그런 날도 불쑥 찾아오곤 하겠죠? 

잘 달래고 달래서 여느때와 같은 오늘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물의 흐름

툭, 차키를 던져두고 찬 물에 손을 씻었다.

텅 빈 수건 걸이를 한번 쳐다보고 그냥 손을 탈탈 털었다.

원래도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집이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손까지 시린 느낌이라 괜히 손을 비비다 옷에 대충 닦아 아직 벗지 않은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축축했던 손은 주머니 안에서 끈적이고 그제야 어두운 방 안을 밝히려고 불을 켰다.

아까까지 어두웠던 방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괜히 눈을 비볐다. 아직 차가운 손이 얼굴에 닿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이다.

검은 눈 안에 새하얀 눈이 가득 찬 풍경이 들어찼다.

방 안에 눈이 왔다.

나는 오늘 눈 밭을 걷는다.

평소보다 시린 공기를 품에 안고 계속 걸었다.

창 밖이 얼어붙을 때까지 내린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을 떴다.

찬 바람이 가득 차도 해는 뜨고 드디어 눈이 녹는 소리가 난다.

나는 침대 헤드에서 떨어진 스노우볼을 제자리에 올려두고 이불을 걷어 비비적 화장실로 걸어갔다.

밤 사이 차가워진 손을 따뜻한 물에 녹였다.

흐르는 시간 속 쉼을 준 모든 것

12월 배경화면

12월 배경화면 검은 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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