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대학 주도로 일중 46개 대학이 참여한 비주얼 노벨 연구 합동지가 코미케 C107에서 공개됐다. 중국 최상위권 대학부터 지방 대학까지, 국경을 넘어 모인 학생들이 다룬 주제는 바로 "갸루게(Galgame)"다.


위 중국 측 공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쿄대 주도로 일중 총 46개 대학이 이번 초회 한정판 제작에 참여했다. 일본 9개교, 중국 37개교가 참여했으며, 베이징대학 같은 최고 명문대학뿐 아니라 각 지역 주요 대학들이 내용의 다양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책자를 통해 일중 고등교육층이 갖고 있는 갸루게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과 문화적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대학 커뮤니티의 생태계와 발전사도 파악할 수 있다.
수유희
왜 중국에서 이토록 갸루게가 인기일까. 이번 글에서는 중국의 갸루게 인기 현상을 살펴본다.
언더그라운드가 아닌 "주류 문화"로 시작된 역사
지금 중국에서 갸루게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에는 일본과 정반대의 발전 과정이 있다. 이 "시작점의 차이"가 양국 갸루게 문화의 근본적 차이를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갸루게 = 성인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주로 성인용 동인·상업 작품으로 시작해 언더그라운드 문화에서 점차 발전했다. 이후 콘솔 이식이나 미디어믹스를 통해 전연령화가 진행됐지만, 장르에는 늘 "성인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반면 중국에서는 2010년대 후반 스팀을 통한 전연령 버전 배포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일부 코어 팬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국 플레이어에게 갸루게와의 첫 만남은 전연령 버전이었고, 성인 콘텐츠는 "취향에 따라 나중에 추가할 수 있는 패치" 정도의 위치였다.

이 차이가 만든 가장 중요한 결과는, 중국의 갸루게가 주로 "주류 문화"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떳떳하지 못한 취미"에서 해방된 환경
과거 중국에서도 갸루게는 오랫동안 "남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취미"였다. 갸루게임의 중국어 음차 표기인 旮旯给木(gā lā gěi mù)에서 "旮旯"가 "구석"을 의미하는 것이 당시 갸루게 애호가들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부분 성인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어 "저속하다", "천박하다"는 이미지가 강했고, 마니아들만의 니치한 장르로 여겨졌다.
이런 분위기를 바꾼 건 2015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스팀이다. 일본 갸루게 제작사들에게 스팀은 중국 시장으로 향하는 "정식 통로"를 열어줬다.

그전까지 중국어판 갸루게는 비공식 번역이나 해적판이 주를 이뤘지만, 스팀을 통한 공식 유통으로 전연령 버전을 합법적으로, 그리고 대중적으로 유통할 수 있게 됐다.
2016년에는 빌리빌리의 동영상 스트리밍 기능이 강화되면서 시각적 콘텐츠 공유도 활발해졌다. 갸루게 제작사와 스트리머들은 전연령 버전이라는 점을 내세워 당당하게 광고하고 실황 방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선택지 낭독, 캐릭터에 대한 코멘트, 스토리 전개에 대한 반응 등 인터랙티브한 방송이 시청자들과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2017년에는 모바일 결제 보급률이 거의 100%에 달했다. 일본에서는 성인 게임 구매 시 신용카드나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현금 결제가 필요해 심리적·물리적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스팀 구매를 모바일 결제로 간편하게 완료할 수 있었고, 구매 이력이 가족에게 노출될 걱정도 없었다. 이런 "구매 접근성"이 갸루게 시장의 급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
스팀, 빌리빌리, 모바일 결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이 세 가지 기술적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중국에는 "사기 쉽고, 플레이하기 쉽고, 공유하기 쉬운" 갸루게 환경이 조성됐다. 이것이 지금의 붐을 만든 토대가 됐다.
밈 문화를 통한 확산
갸루게가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유행한 배경에는 청년 특유의 "밈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그 상징이 바로 "Ciallo~(∠・ω< )⌒☆"다.

이 표현은 유즈소프트의 『사노바 위치』라는 작품에서 유래했다. 히로인이 쓰는 인사말로 등장하는데, 이탈리아어 "Ciao"와 영어 "Hello"를 합친 조어에 일본식 이모티콘을 결합한 표현이다.

다음은 중국의 애국주의적 문화 비판 형식을 띠면서도, 역설적으로 이 밈을 확산시키고 있는 아이러니한 콘텐츠다.

리 선생은 최근 우려스러운 현상을 포착했다. 중국의 빌리빌리, 더우인(틱톡), 청소년 커뮤니티에서 "Ciallo~(∠・ω< )⌒☆"라는 이모티콘 인사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겉보기엔 귀엽고 무해해 보이는 이 기호는 사실 일본 비주얼 노벨 게임 문화, 특히 유즈소프트가 개발한 갸루게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에 스타일 표현에서 비롯됐다. 이탈리아어 "Ciao"의 변형에 일본식 이모티콘을 결합한 것으로, 장난스럽게 모에화된 소통 방식을 상징한다. 하지만 일본 문화를 둘러싼 여러 겹의 안개를 걷어내면, "Ciallo~(∠・ω< )⌒☆"는 단순한 유희용 기호가 아니다. 모에라는 포장지로 감싼 문화적 총탄이자, 중국의 문화 주권 영역에 대한 침투이자 도전이다. 이는 위기를 조장하는 게 아니라, 문화 식민지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 리 선생은 다섯 가지 측면에서 "Ciallo~(∠・ω< )⌒☆"의 문화적 속성, 이데올로기적 논리, 그리고 중국 청년에게 미치는 잠재적 부식 효과를 심층 분석하며 경종을 울린다!
Ciallo~(∠・ω< )⌒☆ — 일본 문화 식민지화의 보이지 않는 칼날
이런 식의 "비판을 가장한 홍보"는 중국 인터넷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급 아이러니 표현이다. 오히려 청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갸루게 문화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는 효과를 낸다.
결과적으로 "Ciallo~(∠・ω< )⌒☆"는 밈으로 자리잡아 다양한 맥락에서 널리 쓰이게 됐고, 이 역시 갸루게로 향하는 하나의 "입구"가 되고 있다.

"노력이 반드시 보상받는 세계"에 대한 갈망
"주류 문화"로 유통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해도, 이것만으로는 폭발적인 붐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왜 중국 청년들은 이토록 갸루게에 빠져들었을까. 그 배경에는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현실
2025년 10월, 더우인(틱톡) 크리에이터 어위화자오(鳄鱼花椒)가 올린 "갸루게임은 이렇지 않아(嘎啦game里不是这样的)" 시리즈 영상이 인터넷 밈이 되면서 갸루게를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왜 나한테 바로 고백하는 거예요? 갸루게임에서는 안 그래요. 당신은 나랑 대화를 더 많이 나누면서 호감도를 쌓아야 해요. 가끔 선물도 주고, 특별한 날엔 특별한 이벤트도 해야죠. 마지막엔 내 내면과 관련된 중요한 이벤트에서 고백하고, 내가 받아들이면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때서야 특별한 CG가 나오는 거예요. 어떻게 바로 고백해요? 갸루게임은 절대 이렇지 않아요. 난 받아들일 수 없어요.
밈 "갸루게임은 이렇지 않아"
이처럼 "갸루게의 논리로 현실을 재해석하는" 밈은 다양한 형태로 퍼져나갔다.

이해가 안 된다.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고 성공한 남자가 어떻게 갸루게를 안 할 수 있지? 갸루게를 한다는 건 이미 속세의 미색 따위를 초월해서 더 고차원적인 플라토닉 러브, 유토피아적 미학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한 남자가 갸루게를 안 한다면, 그 사람은 심미안도 없고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과 추구도 없다는 걸 보여줄 뿐이다. (수업 중 갸루게를 하다가 옆자리 여학생에게 감정이 생긴다)

단톡방 애들 전부 남자잖아! 인터넷에선 갸루게 안에는 다 미소녀라고 안 했어? 전부 남자라니 말이 돼? 갸루게임은 이렇지 않아! 갸루게임은... 갸루게임은 나 빼고 전부 공략 가능한 미소녀여야 된다고...... 뭐? 내게 특수 CG가 있다고?
이런 밈들이 보여주는 건 이상화된 연애와 현실 사이의 괴리다. 현실은 예측 불가능하고, 노력한다고 보상받는다는 보장도 없으며, 한 번의 실패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 청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불안이다.

그리고 중국 청년들에게 이 불안은 연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들이 직면한 건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통제 불가능"을 강요당하는 사회다.
극한의 경쟁 사회 중국은 극단적인 학력 사회이며, 사회 전반에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다.
- 가오카오(高考) ... 살인적인 대입 경쟁
- 996 ...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
- 내권(内卷) ... 디플레이션 속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과열 경쟁
그 결과 연애는커녕 자기만의 시간조차 갖지 못하는 청년들이 넘쳐난다.
남녀 성비 불균형과 치솟는 결혼 비용 한 자녀 정책의 여파로 중국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3,000만 명 이상 많다. 게다가 결혼의 필수 조건처럼 여겨지는 도시 주택 구입 비용은 평균 연봉의 20~30배에 달한다. "결혼 = 경제적 파탄"이라는 인식이 상식이 돼버렸다.
갸루게가 제공하는 "확실성"
이런 현실에 대해 갸루게는 극히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 호감도 시스템: 노력의 가시화 갸루게에서는 플레이어의 선택이 호감도라는 수치로 변환되고, 일정 수치를 넘으면 반드시 이벤트가 발생한다.
- 세이브&로드: 실패 리스크 회피 현실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관계의 끝을 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갸루게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전개가 나오면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가 다른 선택지를 시도할 수 있다.
- 멀티 루트: 선택의 자유 현실의 연애 시장에서는 성비 불균형이나 경제적 제약으로 선택지 자체가 제한된다. 하지만 갸루게에서는 여러 히로인이 준비돼 있고,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공략 대상을 선택할 수 있다.
갸루게에 대한 요구의 차이
이처럼 일본과 중국에서 갸루게에 요구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르다. 일본 플레이어에게 갸루게는 주로 "모에", "힐링", "이상적인 연애 체험"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다. 일상으로부터의 도피이긴 하지만, 더 나은 경험을 추구하는 긍정적 동기가 중심이다.
반면 중국 플레이어에게 갸루게는 이런 것들과 더불어 구조적으로 불리한 현실로부터의 "구원"이라는 측면이 있다.
시간도 없고, 성비에서도 불리하며, 경제력도 부족하다. 이런 현실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갸루게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노력하면 보상받는다", "선택의 자유가 있다",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현실에서는 누릴 수 없는 기본적 권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문화는 국경을 넘어 무엇이 되는가
자국에서 음지의 취미였던 것이 해외에서 "주류 문화"로 꽃피운다는 사실에 복잡한 심경을 가진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문화는 국경을 넘는 순간 원래 의미를 떠나 새로운 맥락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점이다.
일중 대학 동아리들이 손잡고 이 장르를 고찰하려는 시도는 단순한 취미 공유를 넘어, 서로의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다리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본 콘텐츠는 2026년 1월 5일 필명 '상하이에 거주하는 에이짱'님이 발행한 "中国の若者がギャルゲーに求める「報われる世界」" 아티클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는 전문 번역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본 글은 원저작자의 요청에 따라 불시에 삭제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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