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일헥타르
아무리 작은 팀이라도 결국 ‘경영’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리더가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달라지잖아요.
문제는 저마다 추구하는 경영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경영은 이렇게 하는게 옳다' 라는 주장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영이 수학도 아니고 정답은 없겠죠.
맞다, 틀리다의 접근이 아닌 ‘우리 조직에 맞는지’ 맥락을 잘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자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이것저것 다 테스트해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우리는 넷플릭스의 창업자이자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조언을 들어볼겁니다.
사실 리드는 넷플릭스 창업 전에도 이미 성공한 기업인이었습니다. 개발 툴을 만드는 ‘퓨어 소프트웨어’라는 회사를 상장시킨 후 매각까지 했거든요.
본인은 마치 잠깐 구멍가게를 운영했던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력있는 사람이 맞습니다.
‘퓨어 소프트웨어’를 운영할 당시에 리드는 적극적으로 ‘규정과 절차’에 집중했습니다.
직원들은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움직였고, 아주 사소한 지출까지 여러번의 승인을 거쳐서 잘못 사용되는 일이 없게 만들었죠.
시스템이 뒷받침된 회사는 안정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몸집이 커질수록 경영 시스템은 더욱 견고해졌죠.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만납니다.
'시대의 변화’
늘 오늘만 같으면 좋겠지만, 세월은 야속하게도 변화에 적응하라고 합니다.
리드는 ‘아차’ 싶었습니다.
‘퓨어 소프트웨어’는 절대로 변화를 따라갈 수 없겠다 싶었거든요.
왜냐하면 ‘규율’ 중심의 경영 스타일로 일을 잘하는 조직이 탄생했지만, 반대로 ‘규율’을 지키지 않는 창의적 인재들은 늘 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표현해볼까요?
‘규율을 지키지 않는' 창의적 인재가 아닌 '남들이 보지 못하는 변수에 강한' 창의적 인재가 회사에 남아있지 않았던겁니다.
오직 회사의 경영 스타일 때문이었죠.
결국 ‘퓨어 소프트웨어’는 1997년 가장 강력한 경쟁사에 매각됩니다.
리드는 돈을 벌었지만, 스스로 성공적인 실패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리드가 그다음에 만든 것이 바로 ‘넷플릭스’ 입니다.
리드는 ‘절대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무슨 생각에 의해서 였는지 알 수 없지만, 리드는 넷플릭스를 2년 정도 경영하다가 블록버스터에게 인수 제안을 하게 됩니다.
당시 넷플릭스의 손실액이 5,70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하니 심정이 이해가 가죠.
하지만 터무니없는 제안에 블록버스터는 단칼에 거절합니다.
리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돌아가서 다시 일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죠.
그로부터 2년 후 넷플릭스는 상장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2010년 블록스버스터는 파산을 선고했고요.
리드는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무언가 깨달았다’고 했죠.
그게 바로 ‘경영 스타일’에 대한 리드만의 정답입니다.
리드는 분명히 말합니다.
“말이 쉽지, 규율 없으면 진짜 회사 개판되는 거 한 순간이야.” 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혹은 “이것봐. 역시 우리 회사는 글러먹었어. 내가 얘기했잖아. 더 자유로워야 한다고. 다른 직장이나 알아볼까?” 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리드의 이야기를 절대 오해하면 안됩니다.
리드는 ‘무조건 규율을 없애라’고 절대 말한 적이 없습니다.
‘변화에 민감하고, 창의성이 중요한 회사’에 넷플릭스만의 규율을 없애는 경영 스타일이 적합하다’는 거죠.
리드는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반복 업무 등 운영이 중요한 회사에는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응급실, 항공기 점검, 의약품 제조 등 한 번의 실수가 재앙으로 이어지고, 절차에 따른 규정이 중요한 비즈니스에는 ‘넷플릭스의 경영 스타일’이 ‘독’인 것입니다.
그러나 리드는 지식재산권과 창의적 서비스가 성장의 기반이 되는 환경이라면 오히려 ‘규율’이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창의성과 혁신에 의존하는 경제의 비중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도 했죠.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는 회사에 별동대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회사가 현재에 머물러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산업 시대 방식인 규율 기반의 경영 스타일을 고수하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회사 내 창의적 인재가 모인 별동대를 만드는겁니다.
별동대는 중대사에 관여할 수 있고, 실험을 통해 변화 속에서 회사를 살리는 팀이 되면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리드는 놀랍게도 회사의 자산일 수 있는 ‘넷플릭스만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 매우 디테일하게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 내용 중 핵심이 되는 ‘창의적 조직 만들기 3단계’에 대해서 나눠볼게요.
리드는 반드시 3단계를 순서에 맞게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드가 말하는 창의적 조직 만들기 1단계는 ‘인재 밀도 구축하기’ 입니다.
개인적으로 참 흥미로운 내용이었는데요.
리드는 애초부터 우리의 걱정거리를 없애버립니다.
우리의 걱정은 사실 이렇잖아요.
‘진짜.. 회사가 개판나면 어쩌지..’
리드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그런 사람을 빠르게 해고하거나, 아예 뽑지 마세요.”
리드는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실력뿐만 아니라 성품과 성장에 대한 야망까지 있는 '인재들은 딱히 통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리드는 이 사실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리드는 인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인용하기도 했어요.
평범한 개발자 여럿과 똑똑한 개발자 1명의 대결 실험이었는데요.
실험이 성공한다면 똑똑한 개발자가 여러명이랑 붙어도 3~4배 정도 성과 차이를 보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3~4배 성과 차이가 아니라 ‘수십배’에 달하는 성과 차이가 났다고 해요.
리드가 말하는 창의적 조직 만들기 2단계는 ‘솔직성을 키우기’ 입니다.
리드는 단언합니다.
1단계를 통해서 ‘인재’를 채용하면 사실 그 다음은 일이 ‘알아서 해결’된다고 말이죠.
리드는 재능 있는 직원들에게 딱 1가지 기준만 제시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회사에 이득이 되는지 생각하라.”
그리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게끔 두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목표만 던지고 나머지 규율은 회사가 아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게끔 해야한다는거죠.
리드는 그 방식 중 하나로 ‘자유로운 피드백 문화’를 넷플릭스에 도입했습니다.
직원들끼리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피드백을 하는거죠.
'회의할 때 휴대폰만 보지 마라' 라는 안건을 회의에 올려버리거나, 직접 찾아가서 얘기하는거에요.
다들 이 문화를 위험하다고 말했지만, 리드는 인재들은 뻔하게 피드백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기준이 분명한거죠.
사심에 의해서 피드백할 경우 경고나 해고 처리 된다고 합니다.
기준이 정해져있잖아요.
“회사에 이득이 되는지 생각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피드백을 할 경우 명확한 ‘해결 방법’까지 제시해야한다고 합니다.
정말로 성장을 위한 행동들인거죠.
리드는 확신합니다.
재능 있는 직원들이 피드백을 습관처럼 서로 주고받게 된다면 일을 더 잘하게 되고, 동시에 서로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되어, 통제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조직이 만들어진다고요.
리드가 말하는 창의적 조직 만들기 3단계는 ‘통제 줄이기’ 입니다.
2단계의 연장선이죠.
전제는 똑같습니다.
실력, 성품, 성장 욕구까지 두루 갖춘 인재들을 모아두고, 회사의 통제를 풀되, 목표를 주고, 목표에 맞게 서로 자유롭게 통제하고, 시도할 수 있게 한다.
리드는 이 방식을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이끌기’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출장 규정, 지출 규정, 휴가 규정 등을 과감히 없애버렸습니다.
쓰고 싶은만큼 쓰고, 쉬고 싶은 만큼 쉬는거죠.
모르는 사람들은 이 행위를 위험하다고 말할겁니다.
하지만 인재들에게 ‘회사에 이득이 되는지 생각하라’는 맥락을 쥐어주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실제로 이런 사례도 있었다고 해요.
휴양지에서 쉬면서 아이디어가 더 잘나올 것 같다고 판단한 직원이 시도때도 없이 휴가를 갑니다.
그리고 실제로 휴양지에서 가져온 아이디어들이 회사의 문제들을 순식간에 해결해버렸다고 합니다.
리드는 박수를 치면서 이런 사람을 승진시켜야 한다고 기뻐합니다.
리드는 확신에 찬 어조로 전합니다.
이런 문화를 만들면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말이죠.
“인재들을 한데 모아 통제를 없애면 ‘자유와 책임’의 문화가 조성되고, 이것이 최고의 인재들을 더 끌어들여, 통제를 더 줄일 수 있게 만들고, 그렇게 되면 웬만한 회사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신속함과 혁신이 가능해집니다.”
단, 우리 잊으면 안됩니다.
‘창의성이 중요하지 않은 조직’에게 넷플릭스의 문화는 ‘독’이에요.
그런 경우 변화에 대응하는 별동대 팀을 만들어 그 팀에게만 ‘넷플릭스의 경영 스타일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 경영 스타일에 정답은 없다. 그래서 적합한 경영 스타일을 찾아야한다.
- 하지만 모든 경영 스타일을 다 시도하면서 배울 수는 없다.
-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경영 스타일을 둘로 나누었다. “변화에 민감하며, 창의성이 중요한 조직은 규율을 없애는 방식의 경영을, 창의성이 중요하지 않고, 절차가 중요한 조직은 적극적으로 규율로써의 경영을”
- 리드는 경고했다. “무작정 규율을 없애면 안된다. 실력, 성품, 성장 욕구까지 두루 갖춘 인재들을 모으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나서 ‘회사에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하라’는 맥락을 주고 통제를 풀어야 한다.”
- 단, 잊으면 안된다. 절차가 중요한 조직에게 ‘창의적 경영 스타일’은 ‘독’이다. 신중하라.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밀일수도 있는데 리드는 왜 넷플릭스의 조직 문화와 경영 스타일을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세상에 알렸을까?’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 이 사람은 자신의 방식에 확신이 있구나.’
넷플릭스가 책 판매에 대해서 관심이나 있겠어요.
이 사람은 지금 이 내용에 확신이 있는겁니다.
그래서 세상에 숨어있는 인재들의 찾으려고 하는거죠.
넷플릭스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고, 숨어있는 천재들의 관심을 산다.
그렇게 그들이 넷플릭스에 흥미가 생겨서 참여하게 되면, 그들이 만들 넷플릭스의 성장은 어마어마 할테니까요.
즉, ‘규칙없는 창의적 조직의 경영 방법’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행동한겁니다.
뭐,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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