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일류여성

52. 일류여성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내 인생의 든든과 단단이 있어 만들어졌다

2024.06.28 | 조회 134 |
0
|

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류여성 1주년 이벤트로 남겨주신 질문 '일류여성의 타이틀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에 대한 답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답이 길어졌는데 이유는 간단해요. 과거의 저처럼 '해볼까 말까' 고민하는 분이 혹시 계시다면 무조건 해보시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름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담았습니다. 읽으며 나도 해볼 수 있겠구나 마음이 들도록. 할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 안에는 이미 하고 싶다는 답이 있다 생각하거든요. 오늘의 이야기는 제 기억 필터가 씌워져 있어 다소 주관적일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둘게요.
일류여성의 탄생기를 전해보자!
일류여성의 탄생기를 전해보자!

아이를 낳고 100일쯤 지났을 무렵,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다. 2~3시간마다 아이 밥 먹이고 기저귀 가는 매일의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는 듯싶으면서도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자유롭게 외출할 수 없는 상황에도 자유롭게 내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가 부유하는 유부(이하 유부)가 생각났다. 둘이 책, 그리고 책 속 문장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만들면 어떨까? 유부는 필사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고, 나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문장중개인(#문장중개인)을 만들어 한때 열심히 문장을 소개했으니까. 낯설지 않은 접근이었다. 

유부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들었다. 흔쾌히 OK한 유부 덕분에 진짜 할 수 있을 것 같단 자신감이 생겼다. 둘이 격주 발행을 해야 하나? 아니면 매주 발행? 계속 하려면 부담을 덜고 가야 할 텐데 매주 쓰기는 빡세지 않을까? 그러다 은둔자와 천고슬비(27화까지 발행 후 일류여성에서 하차)까지 떠올리게 됐다. 4명이니 뉴스레터가 매주 발행돼도 개인 부담은 한 달에 한 번으로 덜 수 있겠다는 아주 단순한 계산이었다. 

2023년 4월 1일 만우절 밤 농담처럼 우리는 만났다. 처음 모인 자리에서 우리는 많이 헤맸다. (나는 셋을 잘 알지만)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인 상황에서 공통으로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누구를 보여주기 위해 쓰는 건 아니니까(당시만 해도 각자의 정리나 아카이빙을 위한 목적이 컸다) 주제를 하나로 정하지 말고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자는 얘기도 있었다. 공감했다. 다만 그렇게 되면 뉴스레터 타이틀을 정하기 어렵다는 너무 큰 단점에 길이 막혔다.

각자 쓰고 싶은 주제를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내 경우 적어두었던 것들은 아래와 같다. 

  • 나의 작은 평화, 나의 만족, 나의 안온한 일기, 나의 평안, 워크 앤 워크 밸런스, 작은 저항, 작은 실패 

지금 다시 펼쳐보니 온통 모호한 것 투성이다. 호르몬의 지배를 받던 시기, 여러 모로 평화를 찾고 싶었던 걸까. 다시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고, 육아하며 아이가 잠든 시간에 틈틈이 메뚜기처럼 일하는 이 모양새로 나의 삶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고, 이러한 시도들이 실패로 끝나지 않을지도 걱정이었던 것 같다. 

유부, 은둔자, 천고슬비가 써보고 싶은 주제도 들었다. 퇴사 후 발견한 평일의 세계를 써보겠다는 유부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들렸다. (유부 이야기는 생각나는데 은둔자와 천고슬비의 이야기는 생각이 나지 않아 길게 쓰지 못하는 점을 양해 부탁 드려요. 몹쓸 기억력...) 그러나 각자 주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없었다. 공통 주제 없이 매달 단어 하나를 두고 넷이 돌아가며 써보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5월이라면 ‘가정’에 대해 써보자는 식. 그렇더라도 우리를 부를 이름이 필요했다. 

우리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찾기 위해 아주 열린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다. 마흔 이후 여자들이 OO의 엄마(전업맘이거나 워킹맘이거나) 그게 아님 골드미스라는 식으로 아주 납작하게 그려졌던 과거에서 벗어나 마흔 이후 여자들의 삶도 다양하다는 것을, 그것도 깊고 우아한 품격을 가진 삶의 모습으로 계속 확장된다는 것을 보여준 여둘톡 언니들(김하나 작가, 황선우 작가)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또 누군가는 우리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다. 유명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서사가 보편성을 가지기도 하니까. 그래서 회의 자리에 내가 가져간 이름들은 작지만 아주 큰 ‘자매들’ 혹은 ‘언니들’이었다. 

또 다른 이름은 없을까, 싶던 때 누군가 ‘우리는 모두 일을 한다’는 말을 했다. 우리 모두 끄덕였던 기억이다. 회사 안에 있든 회사 밖에 있든 우리는 일하고 있고, 크게 봤을 때 현업에 있지 않더라도 다른 일을 찾기 위해 배우는 과정도 일이고, 아이를 길러내는 것 또한 일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여전히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유부가 ‘일류여성’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정말 위트 있는 유부. 센스 있는 창조자 유부 덕분에 우리에게 드디어 이름이 생겼고, 회의는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일류여성’의 ‘일’은 직업(業)이기도 하고, 일(日)이기도 하고, 문자 그대로 일(一)을 뜻하기도 한다. '류' 역시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에게 직업이 있다(有)고 볼 수도 있고 하루하루가 잘 흘러가길 바란다(流)는 뜻이기도, 아니면 이렇게 모인 우리 자체(類)를 뜻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렇게 ‘일류여성’이 탄생했다. 

‘일류여성’의 일원으로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솔직히 나를 위해 쓰는 목적이 강했다. 물론 이면에는 일류여성으로 넷이서 책 내고 북 토크 하는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고, 구독자가 계속 쭉쭉 늘어 500명쯤 되는 상상도 하기는 했다. 입 밖으로 얘기하며 호들갑 떨기도 했는데 그렇게 우리 넷을 위해 즐겁게 소란스러워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유부가 우리를 자존감 지킴이라 불렀던 것처럼 나는 각자의 일상을 쪼개 꾸준히 삶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를 함께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었다. 

넷에서 셋이 되었을 때 지인 중 한명은 뉴스레터가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했지만 우리는 더 돈독하고 든든한 사이로 함께 하는 중이다. 회사에서 기획회의 하듯 다음 아이템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매력적인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 모든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마음처럼 써지지 않는 글을 발행하는 날들에도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내게 든든한 유부와 단단한 은둔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일류여성’이고, 나는 ‘일류여성’의 일원이니까 앞으로 더 잘될 일들만 있지 않을까. 그렇게 희망회로를 돌리며 계속 해볼 예정이다. 


📝빙고 뉴스

일류여성의 빙고판, 중간 점검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곰자자족: 이번 달도 가족 여행 미션만 완료! 다음달부터는 분발해보겠습니다.👊

🎈부유하는 유뷰: 한번도 안가본 국내도시 3곳 가기 중 2곳 도장 완료! 이제 한 곳만 더 가면 빙고 한칸은 지워질 예정입니다😉😉

😎은둔자: 새로운 운동(에어로빅) 시작했고요! 아직은 비밀에 부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도 시작했답니다! 🙌

✅이번 주 일류여성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만족스럽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이 더 깊고 나아진 일류여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피드백 남기러 가기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일류여성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